레완이 일어나며 말을 했다. 채라는 창고를 훑어보며 얼굴을 찡그렸다.그녀는 방 한구석에 피워져 있는 향을 보고 시선을 고정했다.“이거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졸린 거였어!” 채라는 자신이 발견한 것을 가리키며 말했다.“아 그래서 그런 거였네! 그런데, 그 사람들은 뭐였지..? 우리를 구해주고도 왜 누구인지 말해주지 않았을까?” 미연이 대답했다.누군가 대답도 하기 전에, 장소를 샅샅이 보고 있던 일행 중에 한 명이 소리쳤다. “여러분, 여기 보세요, 그 사람들이 저희한테 무언가 남긴 것 같아요!” 그 말을 듣자, 모두가 쪽지가 붙어져 있는 상자로 모여들었다.쪽지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미연이에게’“누가 열어야 할지 알 것 같네요.” 일행 중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미연도 지금 가슴이 뛰며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안에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다가 일그러져 있는 레완의 얼굴을 보았다.미연이 자신을 쳐다보는 게 느껴지자, 레완은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가서 열어봐! 너가 안 하면 내가 할 거야!”“야, 이거 내 거야! 나만 열 수 있다고!” 미연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화를 냈다.“그럼 열어! 아, 그런데 조심히 열어, 뭐가 있을 지 모르니까!” 레완이 시비를 걸 듯 미연이를 보며 중얼거렸다.사실, 레완은 미연이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을 너무 마음에 들어해서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까 봐 걱정이 되었다.말다툼이 일어나기 전에, 채라가 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멈춰봐! 들려? 누가 오고 있어!”그 말을 하고 그녀는 바로 살금살금 창고의 정문으로 향했다.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어쨌거나 밖에 있는 사람이 선씨 가문 사람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짧은 침묵 후에, 상냥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채라? 미연이? 안에 있어..?”채라는 목소리로 바로 누군지 알아챘다.“민지? 응! 우리 여기 있어!”그 말을 듣고 모두의 긴장이 풀렸다.창고의
중대발표라면…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배 씨 가문이 망할 뻔했다는 사실을 안 용섭은 뭐가 됐든지 간에 이 일에 대해 책임을 지려 했다.일이 약간 정리가 된 후, 용섭은 자신들이 부하가문들에 의해 붕괴가 될 뻔했던 사실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그의 지휘 아래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면 그는 자신이 이제 나이가 들었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아님을 인정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상태라면 변화가 필요했다.그래서 이번 배 씨 가문 회의만큼은 전과 분위기가 달랐다. 모두가 용섭이 말하기를 기다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기침소리가 침묵을 깼고 모두가 집중을 했다. 용섭은 목을 가다듬은 후 말을 했다. “제…제가 오늘 중요하게 발표드릴 사실이 있습니다. 이 발표는 제가 가문의 가장으로서 내리는 마지막 결정이 될 것입니다!”그 말을 듣자, 모두가 고개를 들고 용섭을 쳐다보았다.“집중해 주십시요. 다음 배씨 가문 가장은 배채라입니다! 저는 나이가 들 만큼 들었고 둘째와 셋째 둘 다 유능하고 어른스러우나, 저는 이 둘이 너무 현실에 안주할까 봐 걱정됩니다. 리더보다는 보조자 역할이 더 잘 어울릴 것이고 그게 틀렸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만.. 심사숙고 끝에 저는 우리 가문의 영광을 발전시키고 회복하는데 채라가 기여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습니다!”그의 발표가 끝나자 회의실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크게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채라도 이 회의가 자신에 대한 것일 거라고 꿈에도 몰랐다.일서서서 채라가 말했다. “가장으로 임명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 가장의 자리를 받을 순 없습니다, 할아버지! 저는 아직 너무 어리고 배워야 할 게 너무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아직 리더의 자리를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배씨 가문에는 여성리더가 나온 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아직 그런 책임감을 지닐 준비가 덜 되었다고 솔직하게 느낀 채라가 대답을 했다.그러자 용섭은 그저 손 하나를 들며 모두에게
집사는 차를 준비시키는 동안, 민지는 벌써 선씨 가문 저택 앞에 서 있었다.“저기요, 혹시 복면 쓴 사람 못 봤어요? 키는 이 정도 만하고 마스크 벗으면 눈 쪽에 심한 화상 자국이 있는데요…” 민지는 지나가는 아무 행인이나 붙잡고서 한석의 키를 손으로 나타내며 말을 걸고 있었다.“…아니요..?” 당황한 남자가 대답을 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인 거죠? 우리 찾으러 오겠다고 했으면서 오지도 않고! 천북산에도 없고! 도대체 어디로 가 버린 걸까요…? 휘연한테 전화해봐도 받지도 않고! 휘연이 집에 가보니까, 이사간 것 같던데… 진짜 한석이가 어디 간 건지 누가 저한테 말해줄 사람이 없을까요..?” 민지가 물었다.지나가던 행인은 어떤 여자가 자신에게 그런 직접적인 질문을 하자 깜짝 놀랐다.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고는 그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가버렸다. 이렇게 예쁜 사람이 정신나간 소리를 하고 다니다니.. 안타까워라.“한석아, 어디로 가버린 거야…? 매일 밤 정원에서 나한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잖아… 나한테 거짓말할 사람 아니잖아! 제발, 한석아… 너는 내 유일한 친구이자 최고의 친구야… 이렇게 날 떠나버리면 안돼… 어디에 있니…?” 민지는 혼자 중얼거렸다.이 소녀의 마음 속은 지금 오직 한석뿐이었다. 그녀는 한석이 얼마나 다정하고 꾸밈없는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에게 아무리 말을 많이 하던지 간에, 한석은 귀 기울여 그녀의 말을 들어주고 손짓으로 그녀를 위로해주고 응원해주었다.처음엔 그저 가지고 놀기 쉬워 보이고 수화를 배우고 싶다는 이유로 그에게 다가간 건 사실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의 마음은 점점 바뀌게 되었다.같이 며칠 동안 시간을 보내면서 그녀는 한석이에게 점점 의지하게 되었다. 게다가, 한석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릎 썼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그를 잊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잠시 기다리고서 민지는 벽에 기대서 쪼그려 앉았다.“어디 있는 거니, 한석아..?”방금 그녀가 천북산에
멀리서 앰뷸런스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오자 민지는 자신의 의식이 서서히 흐려지는 것이 느껴졌다.“..한…한석아..”그러던 중, 급행 열차에 타고 있던 한 젊은 남자가 갑자기 몸을 떨더니 가슴을 움켜쥐었다.“무슨 일이야?” 그 옆에 앉아 있던 여자가 걱정스레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갑자기 가슴 한 쪽이 아프네.. 이제 괜찮아 졌어. 이상하네…” 얼굴에 쓴 웃음을 지으며 남자가 대답했다.그리고 남자는 여자를 쳐다보고서 말했다. “그나저나, 이거 가져가. 일단 성남시에 도착해서 일을 구하고 이 카드에 있는 돈이랑 같이 남은 인생은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말하면서 그는 여자에게 은행 카드 하나를 건넸다.“도윤아, 나 이거 못 받아! 내가 일만 구한 다면, 내 삶은 나 혼자서 감당할 수 있어! 너가 나보다 더 돈이 필요할 거야!” 도윤의 카드를 단칼에 거절하며 여자가 대답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나미였다.“그래, 도윤아. 우리보단 너가 더 돈이 필요할 거다. 오히려 우리가 너한테 돈을 줘야지! 아무 대가도 없이 내 병을 치료해 줬잖니!” 나미의 엄마가 덧붙여 말했다.“괜찮습니다. 이제부터 저는 그렇게 돈 쓸 일이 있을 것 같진 않아요. 이제 많은 임무가 마무리됐거든요… 하하…” 도윤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임무라니, 도윤아..? 아, 너가 왜 더 이상 이 씨 가문 사람이 아니게 됐는지 나한테 얘기 아직 안 해줬어.” 나미가 걱정하며 물었다.“지금 이 시점에선, 모르는 게 나아, 나미야. 그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모르는 게 약이다.” 도윤이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대답했다.도윤은 지금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서 성남시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가자마자 할 일이 있었다.은행 카드에 대해 말하자면, 이 시점에서 그에겐 부담처럼 느껴졌다. 이에 대해 생각하자, 인생은 참 재밌다고 느껴졌다.이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는 성남시로 가기 위해 이 기차를 탔었다
머지않아 그들은 성남역에 도착했다.도윤은 슬며시 은행 카드를 나미의 주머니에 넣은 후 택시를 불렀다. 대학생때부터 은행 비밀 번호를 알고 있었기에 도윤은 나미가 이 돈을 못 쓸까 봐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비밀번호는 그냥 도윤의 생일이었다.“도윤아, 넌 같이 안 가?” 나미가 택시 창문을 내리며 물었다.“여기서부터 나는 따로 갈 곳이 있어, 나미야 안녕!” 도윤이 차를 떠나보내며 손을 흔들었다.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나미가 소리쳤다. “도윤아! 너가 돈이 많든 적든 정말 상관없어! 우리 그냥 결혼하자! 우리 같이 성남시에서 일 구해서 거기서 우리 미래를 잘 설계해보자! 우리 할 수 있어! 혹시 성남시가 싫다면… 그냥 시골 가서 살자! 우리가 살 작은 집은 구할 수 있을 거야… 거기에 정착하고 남은 여생을 편하게 살자! 내 말 들려?”“뭐라고? 안 들려! 건강하고 잘 살아야 돼!” 도윤이 손을 흔들며 소리치고는 돌아섰다.“우리 결혼하면 안되냐고 말했어! 안 될까? 나 정말 아무 것도 상관 안 해! 아저씨, 차 좀 세워주세요!” 도윤이 자신이 하는 말을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깨닫고서 나미는 초조하게 소리쳤다.하지만, 아무리 그녀가 애원을 하던지 간에, 기사는 세우지 않고 달릴 뿐이었다. 깊은 한 숨을 내쉬며 택시 기사는 방금 전 도윤이 몰래 건네준 주머니 속 돈을 툭툭 치고는 액셀을 밟았다.택시가 더 이상 시야에서 보이지 않았지만 도윤은 계속 손을 흔들고 있었다.당연히 나미가 했던 말은 다 들었다. 그녀의 말 또박또박 하나하나 다 들었다.비록 평범한 삶이라는 것이 부자가 된 후 그렇게 바라왔던 것이었지만, 그는 그렇게 살 수 없을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적어도 미나를 찾기 전까진 말이다.미나가 실종되어 있는 한, 그는 인생에서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왜 방금 나미랑 헤어질 때 기분이 그렇게 별로였던 걸까…?잠시 이에 대해 생각하고 도윤은 다시는 나미를
호텔 로비에 도착하자, 도윤 쪽으로 달려오던 어떤 여자가 균형을 잃고 발목을 접질렸다.하지만 바닥으로 넘어지기 전에 도윤이 순식간에 그녀를 부축했다.“어머! 큰일날 뻔했다! 감, 감사합니다!” 여자는 머리를 바로 정리하며 도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하지만, 그를 보자, 그녀는 자신을 도와준 이 남자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복면과 모자를 써서 의심스러워 보이면서도 그의 눈빛은 이상하리만큼 낯이 익었다.그리고, 그 젊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어디서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남자는 그저 한동안 그녀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도윤은 그녀를 알아보았다.“…저…저희 어디서 본 적 있나요?” 여자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도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 그렇군요… 아, 네 그나저나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자는 웃으며 대답했다.“다 끝냈어, 라리야?” 그때 정장을 입은 잘생긴 남자가 그들 쪽으로 걸어오며 물었다.“아, 건강검진? 당연히 끝냈지! 그나저나, 이것 봐! 너 찾으러 가는 길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어!” 여자가 남자에게 팔짱을 끼며 상냥하게 말을 했다.“만약 너가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한다면, 내가 정훈삼촌 뵐 면목이 없잖아.”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라리였다.“아, 맞아! 이 잘생긴 남자 분이 나 구해주셨어!” 라리가 도윤을 보며 말을 이었다.“오, 감사합니다! 저는 이 병원 의사예요.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라리의 남자친구가 도윤을 향해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은 그저 고개를 저으며 갈 길을 갔다.하지만, 그는 이 일이 있기 전, 라리가 자신에게 어떻게 했었는지 떠올랐다.정말 어렸을 때는 라리를 좋아했었다. 어쨌거나 그 당시, 가난했던 도윤에게 라리는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그때 라리는 항상 깔끔하고 이쁘게 옷을 입고 다녔다.다 커서 다시 만났을 때 사이가 좀 애매했지만, 도윤이 실종되고 6개월이 지나고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서 천천히 멀어지는 젊은 남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고선 소리쳤다. “잠깐만! 잠깐 서봐요!”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구걸하던 젊은 남자는 너무 겁에 질려서 공포에 온 몸을 떨고 있었다. 그는 눈을 내리깔고 애원하며 눈을 글썽거렸다. “네, 네…? 제발요… 밥 좀 사먹게 돈 좀 주시면 안될까요? 이렇게 빌게요..”“…후재?” 도윤이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자기 이름을 듣자, 거지는 바로 극도로 몸을 떨며 고개를 들었다. 도윤의 눈을 본 순간, 그의 입술은 죽을 만큼 떨리기 시작했다.“도, 도윤이?” 후재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믿을 수 없다는 듯 그의 복면을 벗고서 도윤은 후재의 어깨를 잡고 대답했다. “맞아! 나야, 나. 후재야!”“도윤아! 너 살아 있었구나!” 후재가 목발을 떨어뜨리며 소리쳤다.“나야… 후재야… 너는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도윤이 충격을 받고 물었다.어쨌거나 예전 후재는 화려하고 잘 나갔던 걸로 알고 있었다. 자신의 양형제가 이런 비참한 꼴로 돌아다니는 꼴을 보니 도윤은 믿기 어려웠다.잠시 뒤 길가의 푸드트럭 앞에서 도윤은 후재의 맞은 편에 앉았다.후재에게 물 한 잔을 따라주며 그의 등을 다정하게 토닥였고 도윤이 물었다. “천천히 먹어. 음식 어디 도망 안가”그 말을 듣자, 후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계속해서 음식을 입에 쑤셔 넣었다.“고작 6개월만에 이렇게 많은 일이 있었을 줄이야…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너네 다 내 불행으로 끌어들인 거야!” 도윤이 자책을 하며 말했다.방금 후재가 도윤에게 말한 것에 따르면, 지난 6개월동안 성남시는 크게 달라진 게 없었지만 그 곳에 사는 사람들한테까지 그렇진 못했다.도윤이 가문에서 나간 사건 이후로, 모재훈이 성남시로 왔다. 후재는 모재훈이 도윤을 죽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게 개인적으로 복수하기 위해 부하들을 데리고 갔다.하지만, 재훈이 한 눈에 보기에도 그들은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후재의 선방으로 재
한편, 선우는 선 씨 가문 임무가 끝난 후에도 김상연 의사와 함께 모천시에 남아 있으라는 명령을 들었다. 어쨌거나 도윤은 그가 성남시까지 자신을 따라올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또한, 선우가 집에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으면, 이는 도윤에게 일이 잘못되면 모천시에 도망갈 곳을 확보해 놓은 거나 다름없었다. 사실 도윤이 남긴 유일한 피난처였다.서 씨 가문도 노출이 되고 모 씨 가문 사람들이 도윤의 냄새를 맡는다면 도망갈 곳이 없다는 걸 도윤은 잘 알고 있었다. 어쨌거나, 그는 모천시에서 모 씨 가문 사람 네 명을 죽였다.물론 모 씨 가문이 그를 쉽게 죽이지 못할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가문이 강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도윤은 혼자서 모 씨 가문을 상대할 생각은 해선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지금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하고 있는 것이었다.모천시로 떠나는 후재의 여정을 도와준 후, 도윤은 바로 마운틴 탑 빌라로 향했다.근처 높은 나무들 여러 개를 오른 후, 도윤은 땅으로부터 거리가 있는 단단한 나뭇가지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눈을 감았다.그곳에서 그는 밤이 올때까지 기다렸다. 그때였다. 그는 다시 눈을 번쩍 떴다.마운틴 탑 빌라 안에 불이 켜졌다!주변에 누가 있는지 살펴보고서 도윤은 배낭을 바닥으로 던졌고 쿵 소리가 났다. 그러고선 나무에서 내려와 고양이처럼 조용하게 착지했다.땅 위에서, 그는 배낭을 열고 검정색 모자가 달린 트렌치 코트를 꺼냈다. 이를 몸에 걸치니 도윤의 모습은 누군지 알아보기 힘들었다.그렇게 그의 잠복 임무가 시작되었다.“자, 상황이 어때? 모천시로 누구 보냈어?” 한 젊은 남자가 마운틴 탑 빌라 거실 소파에 누워서 물었다.방 안에는 뒷짐을 지고 서 있는 남자들 몇 명이 있었다. 그의 물음을 듣자, 그의 바로 앞에 서 있던 남자 몇 명은 “선 씨 가문 저택이 완전히 붕괴되었고 선 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실종되었습니다. 저희 승우 님이랑 승현 님이 어디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