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로비에 도착하자, 도윤 쪽으로 달려오던 어떤 여자가 균형을 잃고 발목을 접질렸다.하지만 바닥으로 넘어지기 전에 도윤이 순식간에 그녀를 부축했다.“어머! 큰일날 뻔했다! 감, 감사합니다!” 여자는 머리를 바로 정리하며 도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하지만, 그를 보자, 그녀는 자신을 도와준 이 남자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복면과 모자를 써서 의심스러워 보이면서도 그의 눈빛은 이상하리만큼 낯이 익었다.그리고, 그 젊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어디서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남자는 그저 한동안 그녀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도윤은 그녀를 알아보았다.“…저…저희 어디서 본 적 있나요?” 여자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도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 그렇군요… 아, 네 그나저나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자는 웃으며 대답했다.“다 끝냈어, 라리야?” 그때 정장을 입은 잘생긴 남자가 그들 쪽으로 걸어오며 물었다.“아, 건강검진? 당연히 끝냈지! 그나저나, 이것 봐! 너 찾으러 가는 길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어!” 여자가 남자에게 팔짱을 끼며 상냥하게 말을 했다.“만약 너가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한다면, 내가 정훈삼촌 뵐 면목이 없잖아.”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라리였다.“아, 맞아! 이 잘생긴 남자 분이 나 구해주셨어!” 라리가 도윤을 보며 말을 이었다.“오, 감사합니다! 저는 이 병원 의사예요.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라리의 남자친구가 도윤을 향해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은 그저 고개를 저으며 갈 길을 갔다.하지만, 그는 이 일이 있기 전, 라리가 자신에게 어떻게 했었는지 떠올랐다.정말 어렸을 때는 라리를 좋아했었다. 어쨌거나 그 당시, 가난했던 도윤에게 라리는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그때 라리는 항상 깔끔하고 이쁘게 옷을 입고 다녔다.다 커서 다시 만났을 때 사이가 좀 애매했지만, 도윤이 실종되고 6개월이 지나고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서 천천히 멀어지는 젊은 남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고선 소리쳤다. “잠깐만! 잠깐 서봐요!”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구걸하던 젊은 남자는 너무 겁에 질려서 공포에 온 몸을 떨고 있었다. 그는 눈을 내리깔고 애원하며 눈을 글썽거렸다. “네, 네…? 제발요… 밥 좀 사먹게 돈 좀 주시면 안될까요? 이렇게 빌게요..”“…후재?” 도윤이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자기 이름을 듣자, 거지는 바로 극도로 몸을 떨며 고개를 들었다. 도윤의 눈을 본 순간, 그의 입술은 죽을 만큼 떨리기 시작했다.“도, 도윤이?” 후재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믿을 수 없다는 듯 그의 복면을 벗고서 도윤은 후재의 어깨를 잡고 대답했다. “맞아! 나야, 나. 후재야!”“도윤아! 너 살아 있었구나!” 후재가 목발을 떨어뜨리며 소리쳤다.“나야… 후재야… 너는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도윤이 충격을 받고 물었다.어쨌거나 예전 후재는 화려하고 잘 나갔던 걸로 알고 있었다. 자신의 양형제가 이런 비참한 꼴로 돌아다니는 꼴을 보니 도윤은 믿기 어려웠다.잠시 뒤 길가의 푸드트럭 앞에서 도윤은 후재의 맞은 편에 앉았다.후재에게 물 한 잔을 따라주며 그의 등을 다정하게 토닥였고 도윤이 물었다. “천천히 먹어. 음식 어디 도망 안가”그 말을 듣자, 후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계속해서 음식을 입에 쑤셔 넣었다.“고작 6개월만에 이렇게 많은 일이 있었을 줄이야…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너네 다 내 불행으로 끌어들인 거야!” 도윤이 자책을 하며 말했다.방금 후재가 도윤에게 말한 것에 따르면, 지난 6개월동안 성남시는 크게 달라진 게 없었지만 그 곳에 사는 사람들한테까지 그렇진 못했다.도윤이 가문에서 나간 사건 이후로, 모재훈이 성남시로 왔다. 후재는 모재훈이 도윤을 죽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게 개인적으로 복수하기 위해 부하들을 데리고 갔다.하지만, 재훈이 한 눈에 보기에도 그들은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후재의 선방으로 재
한편, 선우는 선 씨 가문 임무가 끝난 후에도 김상연 의사와 함께 모천시에 남아 있으라는 명령을 들었다. 어쨌거나 도윤은 그가 성남시까지 자신을 따라올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또한, 선우가 집에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으면, 이는 도윤에게 일이 잘못되면 모천시에 도망갈 곳을 확보해 놓은 거나 다름없었다. 사실 도윤이 남긴 유일한 피난처였다.서 씨 가문도 노출이 되고 모 씨 가문 사람들이 도윤의 냄새를 맡는다면 도망갈 곳이 없다는 걸 도윤은 잘 알고 있었다. 어쨌거나, 그는 모천시에서 모 씨 가문 사람 네 명을 죽였다.물론 모 씨 가문이 그를 쉽게 죽이지 못할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가문이 강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도윤은 혼자서 모 씨 가문을 상대할 생각은 해선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지금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하고 있는 것이었다.모천시로 떠나는 후재의 여정을 도와준 후, 도윤은 바로 마운틴 탑 빌라로 향했다.근처 높은 나무들 여러 개를 오른 후, 도윤은 땅으로부터 거리가 있는 단단한 나뭇가지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눈을 감았다.그곳에서 그는 밤이 올때까지 기다렸다. 그때였다. 그는 다시 눈을 번쩍 떴다.마운틴 탑 빌라 안에 불이 켜졌다!주변에 누가 있는지 살펴보고서 도윤은 배낭을 바닥으로 던졌고 쿵 소리가 났다. 그러고선 나무에서 내려와 고양이처럼 조용하게 착지했다.땅 위에서, 그는 배낭을 열고 검정색 모자가 달린 트렌치 코트를 꺼냈다. 이를 몸에 걸치니 도윤의 모습은 누군지 알아보기 힘들었다.그렇게 그의 잠복 임무가 시작되었다.“자, 상황이 어때? 모천시로 누구 보냈어?” 한 젊은 남자가 마운틴 탑 빌라 거실 소파에 누워서 물었다.방 안에는 뒷짐을 지고 서 있는 남자들 몇 명이 있었다. 그의 물음을 듣자, 그의 바로 앞에 서 있던 남자 몇 명은 “선 씨 가문 저택이 완전히 붕괴되었고 선 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실종되었습니다. 저희 승우 님이랑 승현 님이 어디 계
하지만, 그 남자는 더 이상 서 있기만 하지 않았다.그들이 그에게 가까워질 무렵 남자는 즉시 자신 앞에 있는 두 남자의 목을 잡고서 살며시 비틀었다.잠시 뒤, 두 남자는 목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며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 둘의 삶은 촛불 꺼지듯 손쉽게 끝이 났다.그 후에도 그는 다른 부하들에게 같은 과정을 반복하였고 신 들린 듯한 정확성과 먹혀 들어가는 기술로 모두를 쓰러뜨렸다.“너…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재훈이 말을 더듬거렸다.이 사람은 엄청나게 셌다. 그리고, 소름 돋을 만큼 그들의 고도의 기술과 비슷했다. 모태식을 제외하고는 재훈은 그런 원초적인 힘을 가진 사람을 처음 보았다. 그제서야 재훈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자신 아빠 못지 않은 장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사실을 깨닫자, 너무 충격을 받아서 계속해서 도윤을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뭘 물어. 그냥 따라와!” 그 남자가 대답했다.“…알겠어, 너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 같으니까, 내가 나이가 어린 사람으로써 따라갈게. 그런데, 그 전에, 이름만이라도 알려주면 안 될까? 나중에 아버지께 말씀 드리려고.. 말이 나온 김에 하나만 더 묻자. 우리 편이야 아니면 반대편이야?” 재훈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내가 아무것도 묻지 말라고 했지”검정색으로 휘감은 남자가 갑자기 그에게 걸어와 그의 어깨를 잡자 재훈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었다. 도윤이 약간 힘을 주자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데에는 1초의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통으로 소리를 지르며 재훈의 눈은 휘둥그래졌다. 그의 팔을 완전히 탈구되어 망가져버렸다.하지만, 도윤은 이에 멈추지 않고 재훈의 무릎을 발로 찼고 오른쪽 다리 또한 탈구가 되었다.이 모든 고통을 감내하면서 재훈의 눈은 빨갛게 충혈되었고 그는 뒤를 돌아 검은 옷을 입은 남자에게 물었다. “…당신…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그는 이 남자가 이렇게 냉정하고 무자비 할 줄은 몰랐다.“그걸 내가 알
다음 날 노스베이 이 씨 가문 저택. 집사가 뛰어오며 소리쳤다. “대표님! 대표님, 좋은 소식이에요!”그때, 도진은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집사를 들어오게 한 뒤, 도진은 찻잔을 내려 놓고 눈썹을 문지르며 말했다. “말해보거라.”“모태식에 관련된 일이에요! 모태식이랑 모재훈이 지난 6개월동안 저희 가문을 도발하며 온갖 일을 다 했는데요. 방금 모재훈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뭐라고? 모재훈이 실종돼?” 도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놀라 물었다.재훈은 태식의 세 번째 아들로 지난 6개월 동안 천천히 세력을 키워가던 인물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이 씨 가문을 괴롭혔고 할 수 있는 선에서 때를 가리지 않고 고의로 이 씨 가문에 분란을 일으켰다.도진은 그를 그저 중요치 않은 해충 정도로 생각했지만 모재훈은 이 씨 가문에 계속적으로 골치 아프게 했다. 사실 너무 골치가 아파서 이씨 가문이 그를 계속 해서 상대하는 것만으로 기가 빨렸다.그들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실종이 되었다니!“모재훈이 실종된 게 좋은 소식이 아니에요, 대표님! 모태식이 어젯밤 이쪽 군대를 모두 철수시키고 다른 데로 옮겼어요! 이제 이씨 가문 숨통이 트인 것 같아요!” 집사가 기뻐하며 말했다.도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제가 알기론, 모재훈은 모태식이 가장 아끼는 아들인데… 그런 아들이 실종되었으니, 모재훈이 우리 가문 사람이 그 일에 연루되어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까요?” 집사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절대 그럴 리 없다!” 도진은 읽고 있던 책을 덮으며 한 쪽으로 밀어두었다.“모태식이 바보가 아니야. 어쨌거나 모재훈이 얼마나 유능한지 잘 알고 우리 이씨 가문의 최고 보디가드들 조차도 자신한테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한다는 것도 잘 알 거다! 애초에 모태식은 우리 가문이 그럴 일을 벌일 엄두조차 못 내리고 있다고 알고 있을 거야! 너가 말한대로, 모태식이 우리를 감시하던 부하들을 철수시켰다는 것은 우리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
현재 버스는 산 쪽 지역 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운전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도로 대부분이 텅텅 비어 있었다. 동서남북 어느 쪽을 바라봐도 주위엔 온통 산뿐이었다.“그게, 이 도로에서 강도사건이 많이 일어난다고 하더라고요!” 장기간 버스에 질릴 대로 질린 한 젊고 뚱뚱한 남자가 말을 했다.다른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자, 그가 이어 말했다. “언제 한번 뉴스에서 봤어요! 한 강도 집단이 바로 이 도로에서 버스를 가로채고 목적을 달성하고 버스에 있는 사람들 싹 다 죽였대요!”“정말이에요? 제가 그런 뉴스를 얼마나 챙겨보는데… 왜 전 본적이 없죠?” 중년 여성이 다소 불안해하며 물었다.“그게, 그 뉴스가 대중에게 공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되었거든요! 어쨌거나 그런 류의 뉴스가 갑자기 퍼지면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으니까요!” 뚱뚱한 남자가 설명을 했다.“하. 강도가 저희를 공격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구타하면 되죠! 여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덩치 있는 근육질 남자가 비웃으며 말했다.“네, 그런데 저희는 칼 같은 게 없잖아요..” 뚱뚱한 남자는 중얼거렸다.그 말을 듣자, 모두가 잠시 조용해 졌다. 어쨌거나, 그가 한 말을 듣자 모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잠시 뒤, 방금 전 그 남자는 비스켓 한 팩을 꺼내고서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풉! 이 길에 강도 집단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지금 먹을 기분이 나요? 당신은 뚱뚱하기 때문에 분명 제일 먼저 당할 거예요!” 앞에 있던 여자가 다소 불편한 목소리를 내비치며 말했다.“저기요, 스트레스 받아서 먹을 뿐이에요! 기본 상식인데 몰라요? 인간은 턱이 계속 움직일 때 신경이 완화된다고요!” 남자가 대답했다.“정말이에요?”“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여기 비스켓 줄 테니까 드셔 보세요!” 뚱뚱한 남자는 여자에게 비스켓을 건넸다.“오? 저도 좀 주세요!” 그가 웃자 버스에 앉아 있던 다른 사람들이 말했다.“이 비스켓이 저한테 얼마나 소중한 건데요! 다들 이렇게 오래 버스
“정말이에요!” 여자가 더 인상을 꾸기며 말했다. “거기, 뚱뚱이! 그만해! 미인이시잖아! 계속 그렇게 굴 거면, 여깄다! 내가 4000원 대신 낼게!” 미소를 지으며 승객 한 명이 말했다.“말도 안 돼요! 이런 여성 분이 계시다니! 먹고 싶지만 4000원도 없다니!” 뚱뚱한 남자가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그 말을 듣자, 여자는 전보다 더 인상을 썼다.하지만, 갑자기 날카롭게 눈을 뜨며 그녀가 말했다. “정말로 나한테 돈을 받고 싶거든, 좀 이따 나랑 같이 버스 내리던가요. 그럴 수 있으면, 4000원이 뭐예요. 원한다면 제가 400만원 줄게요! 어쩌실래요?” 여자가 차갑게 말했다.“거절할 이유가 없죠! 무조건 할래요! 아가씨 입으로 400만 원 준다고 했어요? 그 말 취소하기 없기예요!” 뚱뚱한 남자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래요.” 여자는 소리치고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계속해서 여자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눈썹 한 개를 치켜 뜨며 그는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기 전에 얼른 시선을 돌렸다.여자가 소리를 지르자, 모든 일이 잠잠해졌다. “기사님, 버스 세워주세요”“여기서요? 아무것도 없는 길 한복판에서요? 아가씨, 제가 여기서 내려드리면 혼자서 괜찮겠어요?” 기사가 걱정을 하며 대답했다.“기사님 상관하실 일 아니에요. 당장 세워주세요!”그녀의 차갑고 단호한 대답을 듣자, 기사는 어쩔 수 없이 그녀 말을 들어주었다.버스가 멈추자, 여자는 뚱뚱한 남자를 힐끔 보더니 흰 상자를 들고서 버스에서 내렸다.손에 비스킷 가방을 든 채로 뚱뚱한 남자는 그녀를 따라 내리며 말했다. “하! 저도 내렸습니다! 400만 원은 어딨죠?”버스 기사는 계속해서 그 둘을 쳐다보면서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가 비실비실해 보이는 남자 두 명을 데리고 함께 버스에서 내리는 것을 보자 깜짝 놀랐다.그러면서 다른 건장한 남자 다섯 명이 짐을 가지고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자 놀란 감정은 걱정
하지만, 그는 바로 시선을 거두었다.그 여자는 뚱뚱한 남자를 힐끔 보고는 말했다. “살고 싶으면, 내 짐 들고 따라와. 제대로 하기만 하면 다 끝나고 내가 1억 5000만 원 줄게.”여자는 겁에 질려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뚱뚱한 남자를 보면서 방금 전 버스에서 같이 내린 세 명의 남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이 반대 방향으로 가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저 검정색 코트입은 사람 진짜 수상하단 말이야…’ 여자는 속으로 생각했다.하지만 남자는 여자의 일에 끼어들거나 하지 않았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해야 될 일들이 있었다.그리고선 쭈그려 앉아 시체 다섯 구에서 통신 기계들을 없애기 시작했다. 일을 다 끝내고 여자는 뚱뚱한 남자한테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고 그 둘은 조용히 길을 걸어갔다.“저…. 선생님… 뭘 원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절 어디로 데려가시는 거죠…? 돈이 필요하신 거면, 저희 가문 사람들이 필요하신 만큼 드릴 수 있습니다! 다른 거라면, 장담하건대 모 씨 가문에서 분명 드릴 수 있어요! 그러니 제발 절 놓아주세요! 지금 배고프고 목말라서 미쳐버릴 지경이에요!”당연히 방금 말한 사람은 모재훈이었다.모재훈은 부하와 같이 버스 타고 있는 동안 감히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괜히 시비 걸었다간 납치범이 손 쉽게 죽여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사람이 아무도 없는 길 한복판에서, 모재훈은 간신히 한 마디 내걸 수 있었다.“우리? 저기 바로 앞에 가는데”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대답했다.“여기요?” 깊은 골짜기를 둘러보며 모재훈이 놀라 물었다.“어. 그나저나, 나머지 모씨 가문 사람들이 지금 너를 미친듯이 찾고 있겠네. 너가 실종된 게 알려졌으면 서부지역은 발칵 뒤집혔겠네. 너 행방 뒤쫓다가 여기 있는 거 알면 좋아 죽겠네” 남자가 말했다.“선생님, 알아봐 주신다니 너무 기뻐요! 똑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