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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장

멀리서 앰뷸런스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오자 민지는 자신의 의식이 서서히 흐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한…한석아..”

그러던 중, 급행 열차에 타고 있던 한 젊은 남자가 갑자기 몸을 떨더니 가슴을 움켜쥐었다.

“무슨 일이야?” 그 옆에 앉아 있던 여자가 걱정스레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갑자기 가슴 한 쪽이 아프네.. 이제 괜찮아 졌어. 이상하네…” 얼굴에 쓴 웃음을 지으며 남자가 대답했다.

그리고 남자는 여자를 쳐다보고서 말했다. “그나저나, 이거 가져가. 일단 성남시에 도착해서 일을 구하고 이 카드에 있는 돈이랑 같이 남은 인생은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

말하면서 그는 여자에게 은행 카드 하나를 건넸다.

“도윤아, 나 이거 못 받아! 내가 일만 구한 다면, 내 삶은 나 혼자서 감당할 수 있어! 너가 나보다 더 돈이 필요할 거야!” 도윤의 카드를 단칼에 거절하며 여자가 대답했다.

그 여자는 다름 아닌 나미였다.

“그래, 도윤아. 우리보단 너가 더 돈이 필요할 거다. 오히려 우리가 너한테 돈을 줘야지! 아무 대가도 없이 내 병을 치료해 줬잖니!” 나미의 엄마가 덧붙여 말했다.

“괜찮습니다. 이제부터 저는 그렇게 돈 쓸 일이 있을 것 같진 않아요. 이제 많은 임무가 마무리됐거든요… 하하…” 도윤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임무라니, 도윤아..? 아, 너가 왜 더 이상 이 씨 가문 사람이 아니게 됐는지 나한테 얘기 아직 안 해줬어.” 나미가 걱정하며 물었다.

“지금 이 시점에선, 모르는 게 나아, 나미야. 그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모르는 게 약이다.” 도윤이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도윤은 지금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서 성남시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가자마자 할 일이 있었다.

은행 카드에 대해 말하자면, 이 시점에서 그에겐 부담처럼 느껴졌다. 이에 대해 생각하자, 인생은 참 재밌다고 느껴졌다.

이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는 성남시로 가기 위해 이 기차를 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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