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듣자, 민지는 관장에게 이를 알리려 방을 나갔다. 하지만, 이내 곧 돌아왔다.“관장들이 여기 없어, 채라야. 저택에 다른 어른들도 지금 안 계셔. 회의실에서 회의하는 모양이야! 아, 기억 안나? 오늘 큰 연간 회의 있는 날이잖아!” 민지가 말했다.“아, 맞다. 그럼 됐어. 내가 내일 얘기할게.” 채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에 앉았다.곧 채라는 민지가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을 눈치 챘다.“뭔데?” 채라가 물었다.그 말을 듣자, 민지는 채라 옆으로 가서 말했다. “야 채라야, 우리 가문 남자들만 참석할 수 있는 이 의심스러운 가족 연간 회의에서 무슨 말을 하는 걸까?”“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채라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을 하고 곧 뭔가를 깨달았다.“…너 지금 무슨 생각하는 거야?” 채라는 민지의 눈을 쳐다보고 물었다.“에이…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잘 알면서. 우리한테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잖아! 왜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만 보내야 하는지, 우리는 우리 가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고! 너가 수년 동안 훈련을 받아서 가문에 있는 그 어떠한 남성들 보다 훨씬 더 강하고 재능이 있는데! 이 엄청난 사건에 대해 우리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있어!” 민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민지가 말을 할수록 채라의 표정은 계속해서 어두워졌다. 민지가 한 말은 가시가 되어 그녀의 심장에 꽂혔다.‘…그래, 내가 남자들보다 더 낫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살아온 것도 맞아. 저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나도 가족의 일원으로서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려고….’그녀의 이런 모든 노력에도, 할아버지는 채라의 재능과 부단한 노력을 인정조차 해주지 않았다.“우리 엿들어 보는 거 어때? 너도 나만큼 가족사에 대해 알고 싶잖아!” 민지가 속삭였다.할아버지의 심기를 건드리는 게 겁이 나서 예전 같았으면 바로 안 하겠다고 했었겠지만, 이번에 민지가 설득을 하니, 채라는 처음으로 약간 고민이 되었다.‘
“실로 첫째가 세상을 떠나고, 어떤 배씨도 다른 라이벌 가문에 맞설 수 없었습니다. 그때 형님은 이미 나이가 드실 대로 드셨으니까요.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다행스럽게 우리 채라가 아주 재능이 있습니다. 걔라면 충분히 젊은 대표들과 맞설 수 있을 거요! 우리가 충분히 교육을 시키면, 훨씬 더 뛰어나질 겁니다!” 다른 노인이 말했다.“나도 이 일에 채라를 넣을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이단이 외동딸이요. 이단이 유일한 혈육이란 말입니다! 제가 오랜 시간동안 바깥 세상으로부터 그 아이를 보호해 왔습니다… 이 모든 일에 그 아이를 넣어도 될지 자신이 안 섭니다!” 배씨 가문 가장이 말했다.“그 아이는 아직 어리고 어쨌든 나중에 결혼을 할 거 아니요? 그리고 배이단 대표 조차도 이 일을 해결하지 못했었다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그 아이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부모가 둘 다 사고로 죽었는데, 그 사람들이 이 작은 여자 애 한 명 못 끌어내릴 것 같으세요?” 얼굴에 기름기가 가득한 중년 남성이 말했다.그 말을 듣자, 배진섭이라는 둘째 대표가 중년 남성을 노려보며 책상을 쾅 내려쳤다. “그게 무슨 말이십니까, 선승범 씨? 저희 가문이 선씨 가문한테 너무 잘해주니까 기본 예의도 안 갖추시는 건가요?”“절대 아닙니다! 우리 염감탱이 아버지가 우리 선씨 가문은 영원히 배 씨 가문에 빚을 지고 있는 거라고 계속 일러주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그랬다고요! 당신들이 하는 말을 다 들으라고 했고 실제로 지난 수년 동안 그렇게 해 왔습니다! 남서부 지역에서 당신들 영향력을 확보하는데도 일조해왔습니다. 적어도 거기에 대한 공로는 인정해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승범이 진섭을 쳐다보며 말했다.배 씨 가문 외에도 다른 몇몇 가문들이 회의에 참석해 있었다. 어찌 됐든, 이러한 큰 가문 사람들은 적어도 그들의 권력 하에 다른 가문들을 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도윤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이씨 가문 밑에서 일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과 비슷했
“다 들은 게야?”서재에 들어서자 가장이 채라에게 물었다.채라는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배씨 가문의 젊은 세대들이 외출이 금지 당한 일에 하루 하루가 우울하고 괴로웠다면, 부모님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알게 되면 영원히 슬픔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었다.채라는 외출 금지를 당했을 때, 채라는 불평이나 불만을 쏟아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조차, 아무도 그녀에게 부모님에 대한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 사람들한테 물어보기라도 하면 매만 맞을 뿐이었다.“수년 동안 너를 가둬 놓은 내가 미운 거냐?”가장이 물었다.“아니요, 밉지 않습니다. 저를 위해서 그러신 거 알아요!”채라가 말했다.“채라야, 내가 지난 몇 년 동안 너를 쭉 지켜봐 왔단다. 솔직히, 너 같은 손녀를 둔 게 너무 자랑스럽다. 하늘에서 너희 부모님도 너를 자랑스러워하실 거야.”가장은 채라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그런데 할아버지, 저희 배 씨 가문의 적이 누구인가요? 그 사람들이 제 부모님 사건에 연관이 되어 있는 건가요?”채라가 물었다.가장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서재의 모퉁이를 바라보고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너한테 진실을 숨길 수 없다는 거 잘 안다. 너는 아주 똑똑하고 재능이 많은 아이야. 이제 내가 몇 가지를 말해줘도 될 것 같구나.”가장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말을 했다. “그래 맞다. 우리 배씨 가문은 항상 강적이 있어. 그건 이씨 가문이다!”“이 씨 가문이요? 처음 들어보는 데요?”채라가 놀라 물었다.“그도 그럴 테지, 그 가문은 우리처럼 숨어서 살 이유가 없었으니까.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고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가문은 극소수에 불과해! 그리고, 우리는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널 가두어 놓았는데, 너가 실제로 아는 바깥 세상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한 게냐?”가장이 물었다.“그런데 왜죠? 왜 이 씨 가문이 우리한테 그런 짓을 한 건데요?”채라는 분노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말하자면 길다. 간단히 말하자면,
채라가 재산을 물려받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나설 게 분명했다.채라는 선씨 가문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선 씨 가문이 꽤나 강력하고 영향력이 있었지만, 감히 함부로 선을 넘진 못했다.채라는 할아버지 서재에서 걸어 나왔다. 그리고 사진을 잘 챙겨서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채라야, 한참 기다렸잖아!”어둠을 틈타, 바깥 뜰에 한 젊은 남자가 성 있었다.“선연호, 너가 날 왜 기다려?”채라가 쌀쌀맞게 말했다.“오늘 오후에 너가 다쳤다고 들었어. 다른 사람한테 맞았다고 들었는데, 너가 너무 걱정되어서 물어보려고 왔어. 채라야 걱정 마. 내가 그 사람한테 복수해 줄게!” 연호가 말했다.“너가 상관할 바 아니야. 내가 하나 말해 두겠는데. 내 동기한테 손끝 하나 건드렸다간, 가만 안 둘 줄 알아!”채라는 갑자기 화가 났다.“알겠어. 아무 짓도 안 할게, 채라야, 화내지 마!”연호가 재빨리 대답했다.“더 할 말 있어? 없으면, 나 가볼게.”그리고 나서, 그녀는 얼굴을 구기며 연호를 마지막으로 힐끗 보고서 자리를 박차고 가버렸다.“채라야! 채라야!”연호가 그녀를 불렀다.하지만 채라는 들리지 않을 만큼 멀어져 있었다.연호는 주먹을 꽉 쥐었다.“허허, 제가 전에도 말씀드렸었죠. 아무리 잘해주셔도 관심도 없으실 겁니다!”그 때, 도로 옆 나무 뒤에서 뒷짐을 지며 노인이 걸어 나왔다.어두운 밤에 노인은 꽤 공포스럽게 보였다.얼굴 한 쪽은 환했고 한 쪽은 어두웠기 때문이었다. 지옥에서 나타난 괴상한 생명체 같아 보였다.두 눈은 침울해 보였고 눈 주변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난데없이 나타나서, 경고를 하고 있었다.게다가, 전체적인 외형은 꽤나 말랐다. 살짝 바람만 불어도 거의 날아갈 것 같았다.“무슨 말이에요?”연호가 물었다.노인이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죠. 절대 기회가 오길 기다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주는 도움이 너무 작고 쓸모가 없기 때문에 저 여자분은
사실, 도윤은 채라와 더 말을 하고 싶었다.하지만 그 말을 하고, 채라는 다른 쪽으로 얼굴을 돌리면서 화난 표정을 하고 있었다.누가 봐도, 도윤과 말하고 싶어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도윤은 억지로 채라와 대화를 이어 나가려 하지 않았다. 대신에, 달려가서 그 둘 뒤에 앉았다.그러자 민지가 등을 돌려 도윤을 째려보았다.민지도 도윤이가 순수한 남자 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돈이 엄청 많을 뿐만 아니라 무술에도 능숙했기에 정말 놀랐다.채라도 정말 만만치 않은 선수인데 이도윤한테 이렇게 쉽게 진다고?만약 채라가 민지에게 도윤과 얽히지 말라고만 말하지 안 했어도, 민지는 채라에게 재경기를 권했을 지도 모른다.일단 그들은 수업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학생들은 강의실로 많이 들어오지 않았다.그들은 다음 수업을 듣는 여자 애들 겨우 몇 명민 강의실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평소라면, 이 강의실은 지금 꽉 찼을 것이었다.“애들 다 어디 갔니? 왜 아무도 안 오는 거야?”그때,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강의실에 학생들 몇 명만 있는 모습을 보자, 선생님은 방금 들어온 여학생들에게 궁금한 듯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채라와 도윤도 무슨 일인지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여자애들이 무언가 말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 쪽을 쳐다보았다.“아, 그게 3학년 애들한테 일이 좀 생긴 것 같아요. 오늘 과방 문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진 저도 잘 모르지만 여기 수업 듣는 많은 애들이 구경하고 있었어요” 여학생이 대답했다.도윤과 찬우는 서로를 쳐다보았다.그 날, 아침 일찍 그들은 바로 강의 실로 왔고 과 방에는 가지 않았었다.뭔가 일이 터진 게 분명했다.분명 김다영과 연관이 있을 것이었다.“어, 무슨 일이야?”“자세한 건 나도 잘 몰라. 김다영이 누구랑 싸우는 것 같던데. 근데 김다영 때문에 벌어진 싸움이 분명했어.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근데 걔 너 동기 아니야? 왜
“걔넨 끝난 거지. 내가 듣기론 문 씨 가문이 모천시에 크고 영향력 있는 선 씨 가문이랑 손잡았다고 들었는데. 이제 문씨 가문은 말 그대로 뭐든 할 수 있어. 게임 끝난 거야!”찬우는 모천시에 있는 복잡한 가문구조와 정치적 연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앞에 앉아 있던 채라와 민지는 티 나게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찬우가 선 씨 가문을 언급했을 때 그들은 분명히 엿듣고 있었다. 그 둘이 이 얘기를 하자 채라는 고개를 갸웃했다.잠시 후, 그들은 강의실 밖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그제 서야, 원래 와야 했던 학생들이 하나 둘 강의실로 들어왔다.다영은 마지막에 들어왔다.휘연은 다영이 옆에서 그녀를 토닥여주었다. 뺨을 하도 맞아서 다영이의 양 볼이 빨갛게 부어 있었다. 그리고 다영이는 펑펑 울고 있었다.다영이는 울면서 말했다. “아까 걔가 걘지 몰랐어. 때릴 때 그러려고 그런 거는 아니었단 말이야”“자, 자. 그래도 이만한 게 어디야. 학과장님이랑 지도 교수님이 빨리 오셔서 말리셔서 다행이지. 일단 너한테 먼저 수업에 가라고 하셨잖아. 안 그러면, 오늘 걔네랑 싸운 걸로 끔찍한 일을 겪을 거야.휘연은 계속 울고 있는 친구를 위로하며 우울해 보였다.문 씨 가문이 강하고 권력이 세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었다. 휘연이네 집도 돈이 많았지만, 문씨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비교가 안됐다.명현이 가문 조차도 문 씨 가문과는 비교 불가였다.그래서 모두가 그 자리에 서서 심지어 다영이가 문대성에게 뺨을 두 대 맞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도, 그 장면을 보고 있기만 할 뿐이지 감히 끼어들지 못한 것이었다..만약 학과장이 대성에게 가서 양해를 구하고 협의를 보지 않고 다영이에게 먼저 수업에 참여하라고만 했더라면, 걔네들이 다영이를 어떻게 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사실, 학과장은 다영이가 이번 기회에 인맥을 이용해 주길 바랬다. 그리고 선생님은 오늘 수업을 시작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평범한 선생님이
모두에게 선택권이 없는 상태였다.“채라야, 왜 나오라고 한 거야?”민지가 물었다.채라는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 “아… 그렇구나. 너 설마..”민지는 체념한 듯 머리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할게. 나도 김다영 싫어. 쟤가 동기들 어떻게 대했는지 잘 알잖아. 그리고 김래완도 진짜 멍청이 같고. 지네들이 자초한 일이야. 그런데 너가 왜 나서려는 거야?”“너가 무슨 말 하는지 잘 알아. 그런데 우리가 쟤네한테 악감정 있는 건 아니잖아. 어쨌든 동기는 동기야. 쟤네가 우리 건든 적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심지어 김다영을 포함해서 여자애들이 어제 나 대회에서 엄청 응원해 줬다고!”“내가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 나도 문대상에 대해 들어봤는데, 선연호 부하야. 어쩌면 이 일이 조금은 선연호랑도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채라가 말했다.“미친 채라야, 너 무슨 상상력이 소설가 수준 아니야? 이건 그냥 애들끼리 일어난 싸움이야!”민지가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채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 직감이 그래. 그렇게 간단한 일인 것 같지 않아. 나도 내가 오버한 거였으면 좋겠어. 그런데 동기이고 그래도 인간으로서, 나 쟤 도와줘야 할 것 같아!”채라는 마지 못해하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선호의 번호를 눌렀다.“무슨 일이야 채라야? 너가 나한테 갑자기 전화도 하고?”선호가 물었다.“별 거 아니야. 일이 좀 있는데, 너 도움이 필요해. 문대성 너 밑이지? 걔가 내 동기랑 싸움에 휘말렸어. 너가 걔 좀 설득해서 지금 하려고 하는 거 막아줬으면 하는데.”채라가 말했다.“아? 그래? 너 지금 학교야? 완전 우연이다. 나 지금 너 대학 근처 회사야. 만나서 얘기하자!”선호가 얼른 대답했다.채라는 그를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거절할 수가 없었다.어쨌든, 배씨 가문이 궁지에 몰리더라도 선 씨 가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드물었다.채라가 가문의 재산을 물려
선호가 말했다.채라가 더 이상 관심을 주려고 하지 않자, 그는 기회를 엿보다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꺼져!”채라는 거의 1초만에 반응했다. 그녀는 선호의 손을 뿌리쳤다. 그녀가 뿌리치는 힘은 너무 세서 선호가 들고 있던 생화가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선호는 바닥에 흩어진 장미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하였다.학교에서 그들을 지나쳐 지나가는 수많은 여학생들이 있었고 그들은 모두 멈춰 서서 그 광경을 구경하였다. “우와! 말 그대로 차인 거 아니야?!”“하하! 완전 빼입고 나왔는데. 여신한테는 어쩔 수가 없구나!”“그러게. 우리 여신님이 아무한테나 사랑과 애정을 줄리가 없지!”여자들은 입을 막고 선호를 놀리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여자가 남자를 판단할 때 보는 건 외모뿐이 아니었다. 옷 스타일과 체형은 어떠한지, 그리고 얼마나 비싼 옷인지, 잘 소화했는지를 고려할 것이다. 남자가 외모가 평균 이하인 건 상관없었지만 적어도 옷을 잘 입고 성격이 좋아야 했다.만약 옷을 못 입는 남자라면, 아무리 잘생겼더라도 관심이 가지 않을 것이었다.하지만 이 남자가 차인 걸로 보니, 아무리 옷을 잘 차려입었다 한들, 여자들 눈에는 가치가 없어 보였다.그래서, 그들은 지들끼리 귓속말을 하며 낄낄거리기 시작했다.그리고 그 조롱 소리는 선호의 귀에도 들렸다.창피하고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너만 아니었어도, 이런 수모는 겪지 않았어!”“배채라, 왜 그래? 내가 너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래? 내 감정은 조금도 봐주지 않는 거야?”선호는 항상 좌절감을 속으로 삭혀쐈다.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이 날이 처음으로 속 마음을 얘기한 날이었다.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채라에게 화를 내고야 말았다.“너 돌았구나!”채라는 역겹다는 듯 선호를 노려보았다. 그리고서 그녀는 몸을 휘돌리고서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그녀는 그의 다음 말을 들을 기분이 아니었다.왜냐하면 채라는 연호가 어떤 인간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