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윤이 자신에게 본인 운명은 아직도 알 수 없다고 말한 이후로 나미는 최악의 경우에 대해서 생각을 자주 했었다. 그래서 지금 무사한 도윤을 보자 반가운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때 동네 사람들은 이미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돈이 많다는 건 정말 좋은 거야! 저 남자는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을 거야!” 사람들 속 남자 한 명이 질투 섞인 목소리로 말을 했다.그 남자의 목소리는 너무 커서 근처 공원을 산책하고 돌아오던 한 여자의 귀까지 들렸다. 다소 의아스러운 말을 듣고서 여자는 자신 집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광경을 보았다!무슨 일이 있음을 느끼고 그녀는 재빨리 관중 속을 비집고 들어 갔고 딸이 뒷모습만 보이는 어떤 남자와 함께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그런데 저 재벌2세 진짜 능력 있다… 그냥 몇 마디로 저 미인을 꼬시다니.” 관중 속 누군가가 말을 했다.그 말을 듣자, 여자는 씩씩거렸다. “…뭐라고요?”딸이 희롱을 당하고 있다고 느낀 여자는 바로 달려가서 나미를 낯선 남자의 품에서 떨어뜨리며 외쳤다. “이 새끼가! 우리 딸한테 손을 대!”이 남자가 재벌2세이든 누구든 상관없었다. 자신의 딸에게 치근덕대는 놈이 있는 한, 이 양아치 같은 남자가 자신 딸을 가지고 놀고 있다고 확신했다.“잘 들어, 너..”딸이 껴안고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 보자 깜짝 놀라며 그녀의 분노는 놀라움으로 바꿨다가 결국 기쁨으로 끝났다.“…도윤이니..? 너… 너 정말 도윤이니..?” 여자는 충격을 받은 목소리로 물었다.“네, 저 맞아요, 아줌마. 정말 오랜만에 뵙네요” 도윤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난 누가 여기서 우리 나미를 괴롭히는 줄 알고! 그래, 너였구나. 왜 들어오지 않고!” 나미의 엄마가 행복해하며 대답했다.당시 도윤이 그녀의 병을 치료해 주었기에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변화는 놀라울 게 아니었다. 그리고 그 셋은 같이 나미의 집으로 들어갔다. 집
도윤은 나미의 성격을 잘 알았다.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한, 다른 사람에게 절대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사실, 혼자서 일을 해결할 수 없을지라도 절대 남들에게 도와 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었다. 또한 상현을 마지막으로 만난 날, 거액의 돈을 받고 나서 상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에 미안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었다.‘선생님이면서 아직도 이렇게 착해빠져서야…’ 도윤은 속으로 생각해서 나미의 학교인 성남고로 향했다. 입구에 주차를 하고 몇 걸음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멘 여 학생이 학교를 나오며 나미에게 인사를 했다. “나미 쌤! 안녕하세요!”인사하는 것을 보아하니 나미의 학생인 듯했다. 옷차림이 깔끔하고 얼굴도 꽤 예쁘장했지만 도윤이 보기에 이 여자아이는 자신감이 부족해 보였다. 어쨌거나 인사를 하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녀를 자세히 바라보니 가방도 약간 찢어져 있었다.“세린아, 아직 집에 안 간 거야?” 나미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고개를 더 푹 숙이고서 세린이 대답했다. “학교로 다시 돌아오라고 해서요.. 선생님… 선생님, 그저께 하루 종일 학교에 계셨다고 제가 다 진술했어요. 그리고 그게 증거가 될 수도 있대요! 많이 못 도와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저는 선생님이 정말 돈을 가져간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요!” 세린의 목소리는 점점 차분해졌고 마지막 말을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바람에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살며시 웃으며 나미가 말했다. “괜찮아, 세린아. 진실을 말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해… 그나저나, 요새 성적이 많이 불안정하던데… 곧 기말고사 기간인 거 알지?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 알겠지? 시간이 늦었다. 얼른 집에 가봐!”나미는 세린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세린은 바로 학교를 떠났다.나미는 세린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도윤은 나미가 자신의 심각해진 표정을 못 보게 하며 세린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우리반에서 가장 착한 학생이야. 공부도 엄청 열심히 해. 저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
시현이 질투한 것은 나미의 능력뿐이 아니었다. 사실, 나미가 학교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뽑혔다는 사실이 더 짜증났다. 이 사실에 대해 알게 되자, 시현은 미치기 일보직전이었다. 나미가 이 학교에 있는 한 그녀는 나미의 그림자 뒤에 가려져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참나!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예요? 감옥에 갈까 봐 너무 무서워서 안 오는 건가 했네요! 뭐야 남자도 데려온 거예요? 저 남자로 저를 겁주려는 뭐 그런 생각인 거예요? 어우 촌스러운 것 좀 봐!” 시현이 바로 쏘아붙였다. 그저 그녀를 무시한 채로 나미는 경찰관과 교장에게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끝끝내 그들은 결론을 짓지 못했다. 그리고 경찰관들은 다음날 다시 찾아오겠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나미에게 언제 연락할 지 모르니 항상 대기하고 있으라고 말을 했다. 그 말을 남기고 경찰관이 자리를 떠나자, 시현은 바로 나미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참나! 당장 결론이 안 났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 범인이 잡힐 때까지 이 사건은 절대 종결될 수 없어요! 그리고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장학금에 눈독을 들이는 사람이었다뇨! 정말 양심도 없어요? 애초에 어떻게 가장 뛰어난 선생님으로 뽑힌 건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당신은 이게 어떻게 된 일인 제일 잘 알잖아요?.... 지금 입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적당히 하세요. 안 그러면 다치시는 건 본인이에요.” 도윤이 차갑게 시현을 노려보며 비아냥거렸다.도윤이 갑자기 저렇게 노려보자 시현은 침을 살짝 삼키며 안색이 창백해졌다.나미도 당황하며 도윤을 바라보았다. ‘…도윤이가 왜 저렇게 말하지..? 양시현이 돈을 훔치고 나한테 죄를 뒤집어 씌운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런데 그건 불가능 해! 그 사건이 벌어졌을 땐 양시현은 출장중이었는데.. 그리고 그때 내가 장학금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을 텐데… 그래, 그때는 우리 엄마도 몰랐어!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 일에 대해 알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
도윤은 독심술을 할 줄 알았다. 자신보다 덜 숙련된 사람에 관한 한, 그는 단순히 눈빛만으로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방금 세린을 우연히 마주쳤을 때, 이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시현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 같은 여자였다. 도윤이 알아낸 바로 그 여자는 질투를 하게 되면 눈에 보이는 게 없는 사람이었다. 세린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 되어 도윤은 나미를 데리고 그녀에게로 갔다.세린의 마음을 들여다보니, 일주일 전에 그때 출장에 가 있었어야 했던 시현은 세린의 집 앞으로 찾아왔었다. 세린을 밖으로 불러서 그녀는 비밀스럽게 나미를 미행하라고 시켰고 장학금을 훔치라고 말을 했다. 시현은 그렇게 함으로써 나미에게 누명을 씌울 거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세린이 범행을 저지를 동안 자신의 남편 부하들이 몰래 도와줄 거라고 말을 하면서 그 장학금을 손에 넣으면 세린의 어머니 병을 치료하는데 쓰겠다고 약속했다. 그녀의 기억에 더 깊이 파고들어보니 도윤은 세린의 어머니가 한달 반 전에 중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한부모 가정이었던 세린은 그 돈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세린은 도둑질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때 시현은 세린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세린의 기억에 따르면, 시현은 세린에게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자신이 나서서 대학 입학금 지원을 끊어버리겠다고 말을 했다!그렇게 된다면 세린은 고등학교 졸업장도 취득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 말을 듣자, 세린은 바로 겁에 질렸다. 어쨌거나 대학에 꼭 가는 것이 그녀의 큰 꿈이었다. 며칠밤을 꿈과 양심 사이에서 끝없는 사투를 벌였다. 시현이 계속 그렇게 망설이면 자신의 인맥을 사용해서 자퇴시킬 거라고 말하자, 그녀의 결정은 곧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그런 협박으로 세린은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세린은 나미가 돈을 빼낼 때까지 나미를 미행하기 시작했다. 나미가 돈을 뺀 그날 밤, 세린은 미리 복사해둔 열쇠를 들고서 몰래 재무실로 들어갔다
“다시 말하지만, 꼬맹아, 걱정할 거 없어! 너가 말만 잘 들으면 빨리 끝날 거야. 사실, 우리가 돈을 더 줄 생각도 있어.. 너가 기분 좋게 우리만 따라와준다면 말이야! 그 돈을 엄마한테 쓰면 되잖아? 그러니 내가 하는 짓이 우리 둘 사이 거래에서 공평한 거지!” 세린의 팔을 끌어당기며 리더가 소리치는 바람에 손에 들린 텀블러가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엄마를 주려고 정성스레 요리한 음식이 바닥에 사방으로 흩어지며 리더는 재빨리 세린의 입을 막고 억지로 차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보며 옆에 서 있던 남자 다섯 명은 신이 나서 웃고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남자 한 명의 오른 쪽 귀를 잡아당기자 웃음은 곧 멈추고 말았다! 무슨 반응을 하기도 전에 살갗이 찢겨져 나가는 고통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그의 얼굴 절반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도윤은 아무렇지 않게 찢어낸 귀를 바닥으로 던지며 방금 거리에서 주운 큰 쇠막대리를 손에 든 채 모습을 보였다.쇠 막대기를 남자 머리에 한번 휘두르는 것만으로 그는 바닥에 나가떨어지며 입에 거품을 문 채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자신의 동료가 끔찍하게 고통에 몸부림 치는 모습을 보자, 남아 있던 남자들은 바로 겁에 질렸다. 리더는 바로 추한 표정을 지으며 차에 올라탔다.“이 개새끼! 감히 우리 일에 끼어들어! 너 진짜 죽고 싶어 환장했어?” 허리춤에서 칼을 뽑아들며 사납게 생긴 남자가 고함을 쳤다.리더가 뭔가 치기도 전에 부하 한 명은 이미 칼을 뽑아 들었고 도윤을 향해 칼을 겨누며 달려들었다.하지만, 도윤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빨랐다. 공격해 오는 사람의 귀를 잡고서 엄청난 힘으로 비틀자 또 다시 비명 소리가 허공을 메웠다.그 행동을 반복하며 도윤은 귀를 옆으로 던지고서 그의 옆머리를 쇠 막대기로 가격했다. 당연히 그 남자도 처음 남자와 마찬가지 반응이었다.“너..너 이 새끼! 가서 두들겨 패!” 리더는 눈꺼풀이 빠르게 떨며 명령을 했다.리더는 1
상대편이 전부 바닥에 누워 있었고 도윤은 막대를 던졌다. 나미는 세린을 구하기 위해 차로 달려갔다. 너무 여리고 순한 아이여서 세린은 방금 전 일이 죽을 만큼 충격적이었다.만약 저 남자들이 몹쓸 짓이라도 했다면, 세린은 그 기억을 가진 채로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없을 것이었다. 이제껏 모든 일이 그녀의 의지에 따라 전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세린은 정신 상태가 온전치 못했다. 만약 저 남자들의 희롱에 놀아났더라면 세린인 죽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무서웠다.그럼에도 담임 선생님이 이 곳으로 왔고 눈물을 글썽이며 세린은 나미를 와락 껴안으며 훌쩍였다. “선..선생님…! 저한테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전…전 진짜 나쁜 년이에요! 완전 쓰레기예요!”울고 있는 세린을 위로하며 나미가 대답했다. “괜찮아, 다 이해해…. 너 탓 안해… 엄마가 아프셔서 그런 거잖아, 맞지? 이렇게 힘든데 나한테 왜 말을 안 했어..?”나미는 내내 고통받았을 세린을 생각하니 안쓰러웠다. 만약 도윤이가 이 곳으로 오지 않았다면 세린이 어떤 끔찍한 일을 겪었을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 이런 똑똑한 아이의 미래가 망가지는 일은 있어서 안됐다…. 나미는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학생이 안전하다는 것만 되뇌었다. “선..선생님, 돈은 제가 훔쳤어요..!” 세린이 결국 더 이상 진실을 숨기지 못한 채 울부짖었다.“그, 그런데.. 그 돈은 하나도 안 썼어요! 제가 아무리 돈이 없어도, 그런 더러운 돈은 쓸 수 없었어요! 다 제가 과외로 아르바이트 하면서 번 거예요!” 세린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돈을 안 썼다니… 너무 예쁘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너 다 이해해!” 나미는 계속해서 울고 있는 세린을 위로했다. 잠시 뒤 도윤은 세린의 집 문 쪽으로 걸어가서 느슨해져 있는 타일을 들어 올렸다. 세린의 말대로 5000만 원은 그 곳에 그대로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도윤은 세린의 착한 심성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가지고 있던 옥 장신구가 무언가 감지한 듯했다!흥분되며 온 몸이 떨렸고 도윤은 주변에 음기가 강한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그리고 그는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옥의 반응이 바로 사라져 버리자 도윤은 실망하고 말았다. 이럴 줄은 몰랐는데..“무슨 일인 거지..? 왜 이렇게 빨리 멈춰버린 거야?” 도윤은 실망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내며 중얼거렸다. 방금 전, 장신구가 너무 강하게 반응을 했기에 도윤은 음기가 강한 여자가 주변 지역을 벗어났기에 반응이 줄어든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병원을 내려가서 옥이 다시 반응하길 바라며 주변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어떠한 반응도 나오지 않았다.그만 포기하고 병실로 돌아가니 나미가 막 문을 닫았다. “도윤아, 우리 이만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최근 일로 세린이 많이 지친 것 같더니 지금 보조 침대에서 잠들었어.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가버려도 보안이 괜찮을지 걱정이 되네..” 나미가 말했다. “걱정 마. 내가 이미 사람들 시켜서 세린이랑 세린이 어머니 모르게 경호하라고 말해뒀어. 내 경호원들 꽤 실력 있으니까 더 이상 걱정 안 해도 돼!”“다행이다… 그리고 세린이 내일 진술하러 경찰서에 갈 거라고 했어. 이 엄청난 일을 다 겪다니 안쓰러워 죽겠어.. 그러니 너가 잘 돌봐줘… 두 번 다시 상처 받게 하지 않을 거야.”“내가 끝까지 같이 있어줄게!”그 말을 듣자, 나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치고 있는 듯 보였다.도윤이 여기에 있는 한 나미는 하늘이 무너진다고 해도 두렵지 않았다.더 솔직하게 말해서 처음에 나미는 가끔씩 도윤과 사귀었다면 인생이 어땠을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아마 지금쯤 결혼을 하고 서로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았을까… 도윤의 돈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냥 도윤이만 옆에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그럼에도 나미는 도윤이 아직도 실종된 미나만을 간절히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생각을 하자 이기적이게 행동할 수
바로 다음 날, 시현은 남편과 함께 학교로 향했다.전 날에 나미가 그 남자 애를 데리고 왔기 때문에 시현도 이번에 자기 편을 데리고 왔다. 남편의 차만으로 나미가 데려온 남자의 기를 죽이기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참나!그럼에도 시현은 전날 밤 그 이상한 문자와 강칠과 애들이 사라진 것에 대해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그 누구도 받질 않았고 집에도 들어오질 않았다. 어디 있는 거야..?강칠과 애들이 노는 동안 살짝 난폭해질 수 있지만 시현은 그래도 꽤 책임감 있는 남자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임무를 마치고 문자도 보내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이 모든 상황에 이상함이 느껴져서 남편을 데리고 온 이유이기도 하다. 뭐가 됐건 세린의 집안 사정은 잘 알고 있었기에 문제가 될 건 없었다.곧 학교 정문에 도착했다. 시현의 남편은 새로 나온 BMW 7시리즈를 몰았고 남학생 무리가 몰려들었다.“와 쩐다! 시현 쌤 남편분인가? 차가 BMW 7 시리즈인데 얼굴까지 잘생겼어!”“미쳤다! 남편 완전 부자인가 봐! 보니까, 집안도 엄청 괜찮아 보여! 시현 쌤 항상 입고 다니는 옷이 명품이더만 남편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네!”고등학생 남학생들에게 게임 얘기와 차 얘기는 빠질 수 없는 대화 주제였다.남편의 팔짱을 낀 채로 시현은 잠시 차 앞에 서서 학생들의 부러워하는 시선을 즐기고 있었다.차에서 물건을 내리는 척하며 시현은 동료 몇 명이 출근하는 모습을 보며 소리쳤다. “안녕하세요, 최 선생님! 오늘 일찍 오셨네요! 수 쌤도요!”미소를 지으며 자신들을 부르는 시현을 보며 최선생님이 대답했다. “네, 양 쌤! 남편이신가요? 차가 멋진데요? 비싸 보이네요!”모두 시현의 인사를 적극적으로 받아주었지만 속으로는 짜증이 났다.‘왜 저런 걸 자랑하고 있는 거야? 부자 남편이랑 좋은 차가 있으면 뭐 어쩌라고! 정말 난리다! 그런데… 왜 저런 사람들은 항상 나보다 잘 살고 있는 걸까… 양 쌤이랑 비교할 수 있는 게 없잖아!’’ 질투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