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84화

이때 예우림은 호텔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하루 종일 놀란 심경에 저녁에는 안강제약의 인수 절차와 주의 사항을 정리하느라 피곤이 극에 달해 거의 쓰러지듯 잠들어 버렸다.

호텔 밖에서는 이자태가 사람들을 데리고 당당하게 호텔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적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갑자기 이자태는 손바닥을 세우며 멈췄다.

그 뒤를 따르던 사람들이 모두 멈춰서 그를 바라보았다.

“엄진우의 행방을 확인해.”

이자태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지시했다.

이자태는 이용진의 말을 다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그는 항상 아버지의 말을 따랐고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배운 신중함도 어느 정도 몸에 배어 있었다.

게다가 이씨 가문의 권세로 누군가의 행적을 알아내는 것은 그저 전화 한 통이면 충분했다.

“엄진우는 도련님을 다치게 한 후 시골 농장으로 도망가 숨어 있습니다. 오후부터 지금까지 전혀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자태의 곁에 있던 사람이 금세 정보를 얻었다.

그 말을 들은 이자태는 비웃음을 지었다.

별 볼 일 없는 녀석일 뿐인데 아버지가 그토록 신중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동시에 이자태는 슬픔을 느꼈다. 그의 아들이 이처럼 하찮은 녀석 때문에 생식능력을 잃었다니!

“가자!”

이자태는 생각을 정리한 후 깊게 숨을 들이쉬고 사람들을 이끌고 호텔로 들어섰다.

호텔 사장은 프런트에서 지키고 있다가 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렸다.

“당신들...... 무슨 일이죠?”

그는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우리는 할 일이 있어서 왔소. 당신과는 상관없으니 그저 예우림이라는 여자가 어느 방에 머물고 있는지만 말해주면 되오.”

이자태의 옆에 있던 사람이 호텔 사장에게 성큼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우리는 고객의 정보를 공개할 수 없습니다! 당장 나가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습니다!”

호텔 사장은 두려웠지만 직업 윤리상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