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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월리엄이 창문을 열었다.

밑에 서 있는 집행관을 보자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비록 이 아파트는 이미 봉쇄된 지 오래였지만 그동안은 출입구만 봉쇄된 상태였다.

그런데 지금 월리엄이 서 있는 창문 아래쪽 벽에는 출입구가 없었고 집행관이 서 있는 자리가 바로 그가 오르내리던 지점이었다.

“앨리스, 뭔가 이상해.”

월리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앨리스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알몸인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창가로 달려갔다.

곧 그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아무리 10년을 줘도 이 멍청한 용국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지 절대 알 수 없을 거라며?”

앨리스는 월리엄을 노려보며 물었다.

“이건...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야. 물론 우리가 잡힌다고 해도 그들이 우리에게 어쩌지도 못하겠지만. 귀찮은 일은 피하는 게 좋겠지. 그러니 우선 여기서 벗어나자.”

월리엄은 코를 만지며 약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 건물은 360도 빈틈없는 감시 상태야. 그런데 어떻게 나가?”

앨리스는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월리엄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린 고귀한 뱀파이어잖아. 설마 네가 그 멍청한 용국 사람들한테 동화된 건 아니겠지? 당연히 뚫고 나가야지!”

앨리스는 곧 옷을 입고 월리엄과 함께 방을 나섰다.

두 사람은 캐리어를 끌며 빠르게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

“죄송한데요. 지금 건물은 봉쇄 중이라 나가실 수 없습니다.”

시청에 들어온 지 1년도 안 된 집행관 조이현이 그들을 가로막으며 경계하는 눈빛을 보였다.

“우리 급한 일이 있어서 꼭 나가야 해요.”

앨리스는 월리엄의 손을 잡고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만한 월리엄과는 달리 앨리스는 여전히 상당히 신중했다.

가능하면 큰 소동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고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특수 상황이므로 지금은 아무도 출입할 수 없습니다.”

조이현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우린 외국인이에요. 당신들에게 우리를 억류할 권한은 없어요!”

앨리스는 미간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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