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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맞아요. 범인은 창문을 통해 들어왔어요. 그래서 범인이 살인을 하고나서도 방과 복도에 아무 발자국도 남기지 않은 거예요.”

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는 장갑을 착용하고 방의 창문을 열었다.

23층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지러움을 느낄 높이였다.

아파트의 외벽은 매끈한 유리 벽으로 되어 있었다.

이 매끈한 외벽을 보고 나서는 어떻게 외벽을 타고 23층에 올라오는지를 상상할 수가 없었다.

“똑똑한 척은! 우리가 이런 가능성도 고려해 봤지만 바로 제외한 가능성 중 하나에요. 능력이 있다면 그쪽이 직접 보여줘 봐요. 어떻게 창문을 통해 출입할 수 있는지 보고 싶네요.”

남자는 차갑게 말했다.

엄진우는 물론 와이어를 사용해 자신을 매달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결국 23층에서 와이어를 사용해 자신을 매달려면 60~70미터 길이의 와이어가 필요하고 성인의 체중을 견딜 수 있을 만큼 두꺼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와이어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게다가 범인이 와이어 매단 후 어떻게 풀 수 있을지도 문제가 된다.

“뭐가 어렵다고?”

엄진우는 창틀 위로 올라서며 담담하게 말했다.

“뭘 하려는 거요?”

모두 놀라서 소리쳤고 남자는 급히 외쳤다.

이 미친놈이 자극받아 창문에서 뛰어내리려는 건 아니겠지?

정말 인명사고가 나면 자기도 처벌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보여 달라면서요?”

말을 마친 엄진우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2308호 방 안에서는 비명이 들렸다.

“저 미친놈!”

남자는 욕을 퍼붓고 창문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을 목격했다.

엄진우는 매 층을 떨어질 때마다 발끝으로 벽에 튀어나온 창턱을 가볍게 디디며 낙하 속도를 줄였다. 하지만 그 튀어나온 창턱은 겨우 2~3센티 미터 정도였다.

엄지우는 마치 큰 새처럼 우아하게 움직이며 가볍게 1층 바닥에 착지했다.

물론 엄진우의 실력으로는 23층에서 곧바로 떨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이는 그가 수련자이기 때문이다.

만약 범인이 수련자가 아니라면 흔적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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