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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1화

“엄진우, 그만 싸우고 그냥 밥 먹자, 응? 너 나 좋아하는 거 맞잖아? 네가 이렇게 계속 고집부리면 내가 너한테 느꼈던 호감만 다 사라져.”

김온영은 약간 짜증을 내며 엄진우에게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엄진우는 순간 멍해졌다.

“내가 널 좋아한다고?”

“그럼 아니야?”

김온영의 생각에 엄진우가 계속 자기를 조광유와 그 무리와 선을 긋고 보호해 주는 것은 자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바로 그 이유로 그녀는 엄진우에게 저녁 식사를 제안한 것이었다.

이제 엄진우는 돈도 있고 권력도 있으니 조금만 매력을 발휘하면 이런 남자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믿었다.

“착각하지 마.”

엄진우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그 단어가 뭐더라?

자뻑녀!

엄진우는 그 단어로 김온영을 묘사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엄진우, 방금 내가 한 말은 그냥 네가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하려고 한 거야. 아니면 우리 쫓겨날 텐데, 그러면 다들 창피해질 거잖아. 사실 난 너한테 꽤 호감이 있어. 그러니까 내 말 한마디에 흔들리지 말고 네 속마음을 인정해. 그렇게 쉽게 물러서지 말라고.”

김온영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만약 엄진우가 진짜로 김온영을 좋아하고 약한 남자였다면 이 말 몇 마디에 그녀는 그를 완벽히 장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진짜로 널 안 좋아해.”

안타깝게도 엄진우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세상에는 엄진우가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는 여자가 있지만 김온영은 그 범주에 속하지 않았다.

“계속 아닌 척하지 마! 중등학교 때 나한테 쓴 연애편지 네가 줄 용기도 없어서 책상 안에 숨겨놓은 거 조광유가 나한테 다 보여줬어.”

김온영 화가 나서 엄진우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래, 중등학교 때는 너를 좋아했었지. 하지만 그때 내가 너한테 어울리지 않았어. 그래서 주지 않은 거야. 하지만 지금은 네가 나한테 어울리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안 좋아해.”

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돈 좀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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