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나타난 미친놈이야?60억이라니?오세현은 자기가 이미 충분히 흥청망청한다고 생각했는데 자기보다 더한 놈이 있을 줄은 몰랐다.“정신 나간 놈! 그냥 니들이 놀아!”오세현은 욕을 내뱉고는 고개를 돌려 나가버렸다.“경매에 참여했으니 60억 내놔야 해. 그렇지 않으면 창피를 당하는 건 너 혼자뿐만이 아니니까. 그리고 그 돈을 내지 않으면 디존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조광유가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60억이 그렇게 많은 돈인가? 게다가 아까 경매가가 20억일 때 너 왜 말이 없어? 실력도 없으면서 여기서 큰소리치지 마. 그만 좀 짖어, 거지 같은 놈아.”엄진우는 그를 비웃으며 카드를 꺼냈다.카드를 긁고 비밀번호를 입력했다.“입금 금액, 60억, 거래 완료!”POS 기기에서 음성 안내가 나왔다.순간 방 안은 모두가 침묵에 빠졌다.60억, 정말 긁었어?“역시 엄진우 도련님, 부자한테 빌붙더니 다르구먼.”장안서가 질투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 이제 우리 이 친구가 얼마나 돈이 많은지 아시겠죠? 자 디존에서 제일 비싼 술 다 가져오세요. 한 병도 남기지 말고!”조광유는 비웃듯이 말했다.“광유, 그걸 다 마실 수 없잖아.”매니저는 미간을 찌푸리며 설득했다.“못 마시면 그 술로 발이나 씻지 뭐. 갖다주기만 하세요.”나용민이 크게 손을 휘저었다.듣자 하니 디존의 가장 비싼 술은 한 병에 2억이라고 했다. 2억짜리 술로 발을 씻어본 적은 없었다.“그래.”매니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한 병에 2억인 술, 와인 창고에 총 100병이 있었고 모두 제왕실로 배달되었다.즉 이 술들은 200억을 소비하는 셈이었다.“엄진우 도련님, 술값만 200억인데, 감당할 수 있겠어?”조광유는 엄진우를 보며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그는 향안그룹의 그 미녀 이사장이 엄진우에게 200억을 줄 리 없다고 믿고 있었다.“네가 다 마실 수 있다면 난 얼마든지 지불할 수 있어.”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줄 수만 있다면
“내가 너무 한다고? 술은 너희가 사겠다고 했고, 또 너희가 말한 거잖아. 내가 돈을 내면 술을 전부 마신다고. 그런데 왜 내가 너무 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지?”엄진우는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엄진우, 이렇게 많은 술을 다 마시면 죽을 수도 있어. 그만 농담하자.”장안서도 나서서 말했다.“미안하지만 농담 아니야. 나는 항상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서 말이지.”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저 자식하고 뭐 하러 말을 섞어? 부자한테 빌붙더니 자기가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인데, 여기는 창해시야. 여기서 그 자식이 설치겠냐? 한대 패주면 될 거 아냐?”나용민이 주먹을 불끈 쥐고 엄진우 쪽으로 걸어갔다.그때 방문이 열렸다.아까 나갔던 오세현이 다시 돌아왔고 그의 뒤에는 강해 보이는 보디가드가 따라 들어왔다.“형씨, 아까 급히 떠나느라 이름도 못 물었네.”오세현은 사람들과 함께 엄진우 곁에 다가와 앉으며 말했다.그리고 앉자마자 엄진우의 어깨를 감으려 했다.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의 팔을 밀어냈다.“너 나 알아?”엄진우는 오세현처럼 온몸에 지저분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에게 전혀 흥미가 없었다.엄진우가 이렇게 냉대하자 오세현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한번 알면 친해질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오세현은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나, 오세현이 이 창해시에서 술판을 돌며 수십 년을 보냈지만, 너처럼 대단한 사람은 처음 봤어. 한 번에 60억을 쓰면서 내 체면을 구겨? 이거 소문나면 내 체면이 다 깎일 텐데.””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가격표는 정해져 있고 공정한 경쟁이었잖아. 불만 있으면 디존 주인에게나 가서 따져.”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오세현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그가 디존주인에게 가서 따질 수 있었다면 벌써 그렇게 했을 것이다.“지금 내 체면 짓밟겠다는 건가? 이 병의 술 다 마시기만 하면 오늘 일은 다 잊고 넘길 수 있어. 결국 소문나도 내 체면이 조금 상하는 걸로 끝날 테니. 그렇지 않으면... 흠흠!”
“이 자식 죽고 싶어!”오세현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최근 아버지가 계속해서 자중하라고 경고했기에 참아왔지만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오세현은 탁자 위에 있던 술병을 집어 들었다.“내가 분명 말했지. 여기 있는 술은 전부 저놈들이 마셔야 할 술이라고.”엄진우는 눈빛이 차갑게 빛났고 오세현이 들고 있던 술병을 낚아채더니 오세현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한 방으로 오세현의 뚱뚱한 몸은 몇 미터나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충격을 받아 눈을 크게 떴다.뭔 힘이...이러니 부자한테 빌붙을 수 있었겠지!오세현은 피를 한 모금 토했고 그의 부하들이 급히 그를 부축했다.“나 신경 쓰지 마, 저놈을 죽여버려!”오세현은 이를 악물며 외쳤다.순간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엄진우에게 달려들었지만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처참하게 쓰러졌다.이 모습을 본 나용님의 다리는 풀려버렸다.그는 아까 엄진우와 맞서려고 했었다.만약 정말로 싸웠다면 그는 맞아 죽었을 게 분명했다.“하! 너 정말 대단하군. 어디 한번 두고 보자!”“야, 여기 있는 놈들 한 놈도 못 나가게 해. 나중에 내가 사람을 데리고 돌아왔을 때 한 명이라도 없으면, 네 집안에서 한 명을 줄일 거야.”오세현은 매니저에게 악독한 위협을 남기고 떠났다.오늘 반드시 누군가는 죽여야만 했다.그렇지 않으면 그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을 것이다.“오세현 도련님, 이건...”매니저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너 한마디만 더 하면 네 다리를 부러뜨려 버릴 거야. 아버지나 영호 형님에게 뭐라도 말해보려 한다면 다시는 말을 못 하게 만들어 줄 테니 말이야.”오세현은 독설을 남기고 뒤돌아 나갔다.“후... 너희들이 알아서 잘 처리해. 오세현 도련님이 이미 경고를 남겼으니 나도 너희를 내보내 줄 수 없어.”매니저는 고개를 저으며 방을 떠나려 했다.“아저씨, 아저씨! 아저씨는 디존의 주주잖아요. 우리를 구해줄 수 있죠.”조광유는 완전히 공포에 질려 매니저를 붙잡고는 놓아주지 않았다.“나랑
“나용님, 이 쓸모없는 놈!”조광유는 나용민이 가장 먼저 굴복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고 분노에 차 욕설을 퍼부었다.엄진우의 날카로운 시선이 장안서를 향했다.순간 장안서도 겁을 먹었다.상황이 명확했다. 이 밀폐된 공간에서 조광유라는 ‘큰 인물’ 도 그를 지켜주지 못해 주기 때문이다.장안서는 조광유의 눈길을 피하며 조심스레 술병을 들어 억지로 술을 마셨다.조광유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너 정말 마시지 않을래?”엄진우가 조광유를 노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죽여봐! 이 자식아! 어차피 곧 다 같이 죽을 건데, 빨리 죽든 나중에 죽든 똑같은데 내가 왜 술을 마셔야 하지.”조광유는 목을 세우며 큰소리쳤다.엄진우는 싸늘한 미소를 짓고 조광유에게 다가갔다.아무리 조광유가 굽히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더라도 엄진우가 다가오는 압박감에 결국 한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결국 그는 엄진우에게 밀려 구석에 몰렸다.“마실지 말지, 네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엄진우는 조광유의 목을 움켜쥐고 단번에 그를 들어 올렸다.조광유는 비명을 질렀다.곧 술병 아구리가 그의 입에 쑤셔졌다.온몸이 불타오르듯 목구멍과 위장이 뒤집어지는 고통이 밀려왔다.숨 돌릴 틈도 없이 엄진우는 빈 술병을 던져버리고 다시 또 다른 술병을 조광유의 입에 쑤셔 넣었다.나용민과 장안서는 이 모습을 보며 겁에 질렸다.다행히도 그들이 먼저 굴복했으니 망정이지 이렇게 술을 마셨다면 죽지 않고는 못 배겼을 것이다.조광유가 위에서 피를 토할 것 같은 고통을 느낄 때쯤 방의 문이 열렸다.오세현이 여러 건장한 사내들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왔다.이 사내들은 손에 칼을 들고 허리춤에 총을 찬 모습이었다.“이 창해시에서 나, 오세현의 체면을 깎아내릴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오늘 네 얼굴을 박살 내주마! 처리해!”오세현은 칼을 들고 부하들과 함께 엄진우를 향해 돌진했다.엄진우는 짜증 난다는 듯이 조광유를 바닥에 내팽개쳤다.조광유는 피를 토하며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네가 어떻
큰일이 벌어졌다.오성영의 아들이 죽었다!오세현이 데려온 부하들이 방을 빠져나가자마자 소식은 빠르게 퍼져나갔다.오성영은 막 애인의 침대에 올라가려던 참에 이 소식을 들었다.그는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몇 분이나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그러나 그는 평온하게 일어나 옷을 입고 애인에게 사준 별장에서 나왔다.창해시에서 지하 세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오성영의 명령 한 마디에 폭풍이 몰아쳤다.방 안의 조광유와 그 일행도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은 엄진우가 감히 오성영의 아들을 죽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만약 그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어느 정도 목숨을 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조광유의 아버지는 그래도 오성영과 말은 통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들은 엄진우와 특별한 관계도 없었고 오세현과도 아무런 원한이 없었다.그러나 이제는 확실했다. 그들은 100% 죽을 것이다.아들을 잃은 오성영은 결코 어떤 설명도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이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 그리고 엄진우와 관련 있는 사람들은 모두 죽을 운명이 되었다.“어떡하지. 어떡하면 좋아!”조광유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몸을 부들부들 떨며 혼이 빠져나간 듯했다.“자, 성가신 파리는 처리했으니 계속 술이나 마시자.”그러나 엄진우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말했다.“술 처먹을 상황이야? 이 자식아!”조광유는 발을 동동 구르며 욕설을 퍼부었다.엄진우의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조광유, 술에 취해 죽는 게 고문당해 죽는 것보단 낫지.”나용민은 처참한 웃음을 지으며 마치 좀비처럼 땅에서 일어나 계속해서 술을 들이켰다.장안서도 조용히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그렇다, 나용민의 말이 맞았다.오성영이 오면 아마도 그들은 깔끔하게 죽을 수 있다는 것조차 사치일 것이다.차라리 술을 잔뜩 마셔서 스스로 죽는 것이 낫지.조광유는 그들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쓰디쓴 미소를 지으며 자기도 술을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그러나 그의 눈에는 엄진우를 향한 원한이 가득했다.엄진
“그 사람 이름이 뭐예요?”김온영이 급하게 물었다.“포기해, 네가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건 영호 오빠의 보스야. 그 정도 급의 인물이 우리 같은 사람이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이겠니.”김온영의 사촌 언니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래도 최소한 시도는 해봐야죠!”김온영은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물론 그녀도 언니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오성영조차도 그들에겐 손 닿을 수 없는 높은 인물인데 하물며 오성영 보스의 보스라니.그들이 그 사람의 이름을 모를 뿐만 아니라 이름을 안다고 하더라도 그를 만날 가능성조차 없을 것이다.“알았어. 영호 오빠의 뒤에 있는 그 대단한 인물의 이름은 엄진우야.”김온영의 사촌 언니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이름을 듣자마자 김온영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갑자기 고개를 들어 엄진우를 쳐다보았다.“그... 그 사람 어떻게 생겼어요?”그녀가 그 질문을 할 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이럴 리가 없는데...“정말 웃기네. 내가 그 정도 급의 인물을 본 적이 있겠니? 영호 오빠조차도 그분을 만나려면 소환을 기다려야 해. 하지만 영호 오빠가 그분에 대해 말한 적이 있어. 그분은 젊고 나이도 겨우 20대 초반이래. 너랑 동갑이기도 하고 외모도 엄청 잘생겼대.”김온영의 사촌 언니는 상상에 잠겨 말했다.만약 자기가 그런 대단한 인물과 엮일 수 있다면 20년을 덜 살더라도 기꺼이 그러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는 자기에게 그런 복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사촌 언니가 묘사하는 그 사람의 모습은 김온영의 눈앞에 있는 엄진우와 서서히 겹쳤다.“언니, 고마워요!”김온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진지하게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엄진우 앞에 다가섰다.가슴속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눈앞의 엄진우가 그녀에게는 신비롭고 거대한 존재로 변해버렸다.“엄진우, 우리 다 동창인데 살려주면 안 돼?”김온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동창? 이제 와서 동창이라고?”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온영, 그 자식에게
“하, 네가 뭔데 감히 그런 소리를 해? 오성영이 널 두려워한다고? 네가 결국 미쳤구나. 오성영이 그냥 침만 뱉어도 넌 그 침에 빠져 죽을 거야!”조광유는 차갑게 웃음을 지으며 비꼬았다. 하지만 김온영과 엄진우는 그의 말을 아예 무시했다.“우리가 뭘 하면 되지. 말만 해.”김온영은 진지하게 물었다.“오늘 저 세 사람이 이 방에 남은 술을 다 마신다면, 그리고 그 술을 마시고도 살아남는다면 오늘의 일은 없었던 걸로 할게. 날 함정에 빠뜨린 대가로 260여억, 푼돈은 빼줄 테니 정확히 260억을 배상하면 돼.”엄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김온영은 방에 남은 80여 병의 술을 바라보았다. 전부 30도가 넘는 양주였다. 저 술들을 다 마신다면 조광유 일행은 죽지 않아도 반쯤은 죽은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그리고 260억, 조광유조차도 마련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들었지? 받아들일지 말지는 너희가 알아서 결정해.”김온영은 그들을 대신해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웃기지 마! 김온영, 이 녀석 그냥 허세야. 저 녀석을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바보 중의 바보야.”이때 아래층에서 오성영이 롤스로이스 팬텀에서 내렸다. 그는 상의의 단추를 풀고 어깨를 한번 돌렸다. 이미 디존 건물은 각종 차로 포위되어 있었다. 오늘 밤 창해시의 모든 지하 세계 인물들이 모여들었다.오성영의 부하가 디존의 문을 열어주자 매니저가 숨을 헐떡이며 뛰쳐나왔고 얼굴은 식은땀으로 뒤덮였다. “오늘 밤 내 아들을 접대한 사람이 너야?”오성영은 무표정하고 평온한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모든 사람은 알고 있었다. 오성영이 이토록 평온할 때일수록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형... 형님, 제 말을 좀 들어주십시오!”매니저가 변명하려 했다.오성영은 갑자기 권총을 꺼내 그의 두 다리와 두 발을 쏘았다.매니저는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 채 그의 부하에게 입이 막혔다“끌고 와. 다른 놈들의 최후가 어떤지 보여주도록 해.”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린 후 오성영은 다시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다
오성영은 영호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총을 꺼내 들었다.영호는 급히 총신을 움켜쥐며 공포에 휩싸인 표정으로 말했다.“총 넣어!”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영호 형님, 형님 뜻은 저 자식을 총으로 쏴 죽이는 건 너무 쉬워서 안 되고 작은 칼로 살을 베어가며 고통스럽게 죽여야 한다는 거죠?”오성영은 깨달은 듯 웃으며 총을 집어넣었다.“내 말이 그 뜻이야?”영호는 갑자기 오성영의 얼굴을 후려치며 크게 꾸짖었다.오성영은 멍한 표정으로 영호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죽인 건데, 문제라도 돼?”엄진우는 비웃듯 영호를 바라보며 물었다.“잘 죽였습니다. 잘했어요! 내가 수차례 경고했는데도 부하들이 바깥에서 말썽을 피우더군요. 형님께 누를 끼친 것은 물론이고 일반인을 괴롭혔다면 저도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영호는 진지한 표정으로 박수를 치며 칭찬했다.“됐어, 여기서 아부하지 마. 네 본성이 어떤지 내가 모를 줄 알아?”엄진우는 머리를 저으며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영호는 아첨하는 미소를 지으며 엄진우의 뒤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주물렀다.이 광경을 본 조광유 일행은 눈이 튀어나올 듯한 표정을 지었다.저 사람이 영호라고?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강남성의 지하 세계를 통일하고 큰 세력을 과시하던 인물이었다. 강남성에서 풍운을 휘젓는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그런 인물이 지금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엄진우에게 어깨를 주물러 주고 있다니?향안그룹 이사장의 애인이라서 이렇게 대우받는 것인가? 향안그룹 이사장 본인이 와도 이런 대접은 못 받을 텐데!“네 부하는 네가 알아서 잘 관리해. 나는 나서지 않을게.”엄진우는 오성영을 힐끔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오성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침묵했다.영호가 엄진우에게 보이는 태도를 보고 오성영은 금세 정신을 차렸다.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바보였다면 지금의 자리까지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감사합니다. 형님!”영호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럼 이제 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