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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화

“내가 너무 한다고? 술은 너희가 사겠다고 했고, 또 너희가 말한 거잖아. 내가 돈을 내면 술을 전부 마신다고. 그런데 왜 내가 너무 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지?”

엄진우는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

“엄진우, 이렇게 많은 술을 다 마시면 죽을 수도 있어. 그만 농담하자.”

장안서도 나서서 말했다.

“미안하지만 농담 아니야. 나는 항상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서 말이지.”

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저 자식하고 뭐 하러 말을 섞어? 부자한테 빌붙더니 자기가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인데, 여기는 창해시야. 여기서 그 자식이 설치겠냐? 한대 패주면 될 거 아냐?”

나용민이 주먹을 불끈 쥐고 엄진우 쪽으로 걸어갔다.

그때 방문이 열렸다.

아까 나갔던 오세현이 다시 돌아왔고 그의 뒤에는 강해 보이는 보디가드가 따라 들어왔다.

“형씨, 아까 급히 떠나느라 이름도 못 물었네.”

오세현은 사람들과 함께 엄진우 곁에 다가와 앉으며 말했다.

그리고 앉자마자 엄진우의 어깨를 감으려 했다.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의 팔을 밀어냈다.

“너 나 알아?”

엄진우는 오세현처럼 온몸에 지저분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에게 전혀 흥미가 없었다.

엄진우가 이렇게 냉대하자 오세현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한번 알면 친해질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

오세현은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나, 오세현이 이 창해시에서 술판을 돌며 수십 년을 보냈지만, 너처럼 대단한 사람은 처음 봤어. 한 번에 60억을 쓰면서 내 체면을 구겨? 이거 소문나면 내 체면이 다 깎일 텐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가격표는 정해져 있고 공정한 경쟁이었잖아. 불만 있으면 디존 주인에게나 가서 따져.”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오세현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

그가 디존주인에게 가서 따질 수 있었다면 벌써 그렇게 했을 것이다.

“지금 내 체면 짓밟겠다는 건가? 이 병의 술 다 마시기만 하면 오늘 일은 다 잊고 넘길 수 있어. 결국 소문나도 내 체면이 조금 상하는 걸로 끝날 테니. 그렇지 않으면...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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