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영은 서둘러 돈을 받아 들고 그중 200만을 세어 아버지에게 건네고 나머지 돈은 엄진우에게 돌려주었다.“여기 있어요. 이제 일어나세요.”기하영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200만을 땅에서 구르던 아버지에게 던졌다.그러자 그녀의 아버지는 즉시 울부짖음을 멈추고 웃으며 땅에서 일어나 돈을 주워들었다.“처음부터 이렇게 하면 됐잖아. 그럼 난 먼저 가볼게. 다음에 또 보자.”돈을 챙긴 기하영의 아버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창피한 꼴을 보여드리게 됐네요.”기하영은 눈가에 눈물이 맺히며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여 말했다.“집마다 어려움이 있는 법이죠.”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까 아버지가 전화로 어디에 있는지 물어서 별생각 없이 황격 호텔에 있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그녀의 아버지가 엄진우에게 불편함과 난처함을 끼쳤기에 기하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서 대학 졸업 후에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승무원이 된 것도 당신 아버지 때문인가요?”엄진우가 물었다.기하영은 잠시 침묵한 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제가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는 집안 형편이 괜찮았어요. 제 아버지는 성공한 소 기업가였거든요.”그렇지 않았다면 해외에서 유학을 할 수 있었을 리 없었다.“하지만 제가 대학에 다니는 동안 아버지는 도박에 빠져서 집안 재산을 모두 날려버렸어요. 그래서 어머니와 결국 이혼하셨죠. 집과 차를 다 팔아도 큰 빚이 남아 있었어요. 그래서 졸업 후 저는 국내로 돌아와 돈을 벌어 빚을 갚아야 했어요.”이 이야기를 들은 엄진우는 기하영을 다시 보게 되었다.어린 나이에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그녀가 이런 역경과 압박 속에서도 굽히지 않고 몸을 팔아 쉽게 돈을 벌지 않은 것은 매우 존경할 만한 일이었다.특히 승무원이라는 직업에서 그녀의 행동은 더욱 빛나 보였다.“그럼 이제 빚은 다 갚았어요?”엄진우는 물었다.“빚은 다 갚았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여전히 도박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 또 누군가가 찾
“그럼 같이 가죠.”엄진우는 조중영과 함께 가는 것이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조중영의 호의를 받아들여 거절하지 않았다.“차는 이미 준비되어 있으니 이제 출발할까요?”조중영이 물었다.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중영과 함께 밖으로 나섰다.두 사람은 차에 올랐고 기사는 건장한 남자였으며 그의 엄숙한 표정은 그가 군 출신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윤경이 사는 곳은 북강, 아니 전국적으로도 유명해요. 저택 북쪽에는 용국의 국가삼림공원 중 하나가 있고 서쪽에는 북강에서 가장 인기 있는 5성급 관광지가 있습니다. 동쪽과 남쪽에는 명황의 묘가 연결되어 있어요.”차 안에서 조중영이 이번 여행의 목적지를 설명했다.“명황의 묘?”엄진우는 깜짝 놀랐다.명황은 용국 역사에서 전설적인 황제였다.이 황제는 지금으로부터 천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황제들과는 달리 그는 황제가 되기 전에 반평생을 말 위에서 전쟁하며 보냈고 전란을 끝내고 용국을 통일했다. 황제가 된 후에도 동쪽과 서쪽을 정벌하며 영토를 확장했다.그는 ‘말 위의 황제’ 라고 불릴 정도였다.“이 명황의 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발견되었으며 아직 사회에 공개되지 않았어요.”조중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서 제가 군정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윤경에게 손을 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어요. 윤경이 집 안에만 들어가 있으면 저는 손을 댈 수가 없어요.”화력이 약하면 윤경이 거느린 수많은 수행자와 사병들을 어찌할 수 없을 것이고 화력을 강하게 사용하면 국가삼림공원이나 명황의 묘에 손상을 줄 수 있는데, 이는 조중영이 책임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알아들었어요. 걱정 마세요. 무력을 사용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돼요.”엄진우는 조중영의 어려움을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다행입니다.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결과죠.”조중영은 한숨을 쉬며 안도했다.엄진우는 그 말에 대해 미소만 지었을 뿐 별다른 대답은 하지 않았다.반 시간 후 차량이 멈췄다.
“윤 대표님, 농담은요. 아무리 허름해도 내 집이 최고예요. 그 큰 별장에 살아도 저는 적응이 안 될 겁니다. 그리고 제가 뭔 손님입니까. 앞으로 북강에 머물 예정이라 이제 반쯤은 북강 사람인데요.”조중영이 차분하게 말했다.윤경이 조중영을 치켜세우는 말 속에서도 그는 조중영에게 자기가 북강의 진짜 주인임을 암시하고 있었다.조중영의 은근한 반응에 윤경의 얼굴에 열정이 약간 사라졌다.그는 조중영이 선의로 먼저 찾아온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 실망스러웠다.“조 장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억지로 권하지 않겠습니다. 이쪽으로 들어오시죠.”윤경은 조중영을 집 안으로 안내했다.조중영의 곁에 있던 엄진우는 그의 비서로 여겨졌고 그로 인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았다.“윤 대표님, 오늘 갑작스럽게 찾아뵙게 된 것은 어떤 분의 부탁을 받아서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입니다.”근황을 주고받은 후 조중영은 얼굴이 진지해지며 본론으로 들어갔다.“오? 대단한 분이신가 봐요? 조 장관님께서 처음으로 부탁하시는 것이라면 그 부탁을 당연히 들어드려야지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반드시 도와드리겠습니다.”윤경은 처음에는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 가슴을 치며 약속했다.“윤 대표님은 참 통쾌하신 분이네요.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유전과 송전소에서 손을 떼고 인계 절차를 진행해 주셨으면 합니다.”조중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자 윤경의 얼굴이 즉시 어두워졌다.“알고 보니 조 장관님께서 이 일을 위해 오신 거군요. 이 일이라면 유감스럽게도 저는 도와드릴 수 없어요.”윤경이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조중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막 말을 하려는 순간 엄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하고 안 하고는 너한테 달린 게 아닐 텐데. 윤휘가 직접 약속한 일을 너 같은 종친 출신이 무슨 권리로 간섭해?”엄진우는 차갑게 웃으며 무시하듯 말했다.윤경의 눈빛에는 순간 살기가 어렸다.“조 장관님과 얘기하고 있는데 네가 끼어들 자격이 있어? 얘들아, 이 자를 혼 좀 내주고 던져버려라!
“난 어느 집안의 도련님도 아니지만 윤휘는 나에게 졌어. 북강의 송전소와 유전에 내 지분만 51%야. 그리고 관리권을 넘기는 것은 윤휘가 직접 동의한 거야.”엄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그 말에 윤경의 얼굴은 순간 굳어졌고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네가 바로 그 엄진우야?”윤경은 이를 갈며 물었다.“맞아. 윤씨 가문도 나에게 대적할 수 없는데 네가 다 뭔데? 스스로 물러나는 게 좋아. 아니면 내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어.”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만하게 말했다.윤경은 비웃으며 말했다.“윤휘가 너에게 진 것은 이미 내 예상안에 있었어. 윤휘는 이미 늙어서 이 거대한 윤씨 가문의 재산을 더 이상 통제할 수 없어. 설마 네가 데리고 있는 사람들이 윤씨 가문 특수부대의 팔대 전왕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조차도 윤씨 가문의 특수부대 팔대 전왕이 수진계 전체에서 일류 고수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북강에는 강자들이 엄청 많아. 팔대 전왕보다 더 강한 사람들도 적지 않아. 네가 모른다면 그건 네가 무식하다는 걸 의미하지.”말을 마친 윤경은 손뼉을 쳤다.이내 음산한 기운을 풍기며 전신을 검은 로브로 감싼 인물들이 나타났다.그들은 윤경의 뒤에 섰고 일제히 모자를 벗어 얼굴에 새겨진 마법 문양을 드러냈다.그들의 모습을 본 엄진우는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얼굴에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 사람들...실력으로는 윤씨 가문의 특수부대 팔대 전왕보다 확실히 강했다.하지만...“마도 육자, 윤 대표님께 문안드립니다.”이들은 과거 북강에거 위세를 떨쳤던 마도 육자였다.그러나 이후로 그들은 마치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진 듯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그런데 그들이 윤경에게 고용된 것이었다니.“너희에게 이 자를 죽이라고 한다면 할 수 있겠어?”윤경은 엄진우를 가리키며 무거운 어조로 물었다.마도 육자는 엄진우를 보며 싸늘하게 웃었다.“북강에는 우리가 죽이지 못할 사람이 없습니다!”그 말에 윤경은 입꼬리를 올리
“저희가 눈앞에 이득에 눈이 멀었습니다. 제발 이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겁니다.”엄진우의 말을 듣고 마도 육자는 머리를 땅에 찧으며 용서를 구했다. 그들의 이마에서 피가 흘러 온통 바닥이 핏자국으로 물들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윤경은 이 광경에 깜짝 놀랐다.이 여섯 명은 악행을 일삼던 살인마들이다. 엄진우가 그들에게 어떤 일을 했기에 이토록 두려워하는 것일까?윤경은 생각만 해도 몸이 오싹해졌다.“지난번에도 너희들은 그렇게 말했지.”엄진우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 당시 엄진우가 아직 북강에 있을 때 이 여섯 명은 국경 밖에서 그 악명을 떨쳤다.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담대한 마음으로 북강에 들어와 대규모 학살을 벌이려 했다.마도 수련자로서 그들은 사람을 많이 죽일수록 더 많은 혈기를 흡수할 수 있었고 그만큼 힘도 강해졌다.하지만 그들이 북강에 막 들어섰을 때, 아직 아무도 죽이기 전에 엄진우와 마주쳤다.당시 엄진우는 국경 밖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그때의 엄진우는 피비린내를 풍기며 마치 혈기의 덩어리 같았다.마도 육자는 평생 그렇게 강렬한 혈기를 본 적이 없었다.그의 눈빛 하나만으로도 그들을 얼음 동굴에 빠트릴 만큼 위협적이었다.마도 육자는 즉시 엄지우는 그들이 건드릴 수 없는 인물임을 알아챘다.하지만 그들이 도망칠 새도 없이 엄진우는 손바닥을 휘둘러 그들을 지하 수백 미터로 내리쳤다.그들의 깊은 수련이 아니었다면 그 한 방에 그들은 산산조각 났을 것이다.지하에서 겨우 살아남은 그들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고 자기들이 용국에서 한 사람도 죽이지 않았다고 신념으로 맹세했다. 그들은 앞으로는 올바른 길로 돌아서며 북강의 마도 수련자들을 정화하는 데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엄진우는 그들을 놓아주었다.그 당시 엄진우는 피로 물든 갑옷을 입고 있었고 그들은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그의 허리에 걸린 그 명패는 영원히 잊지 못했다.그것은 국경 밖에서 수백 리를 학살한 무서운 인물의 명패였고 그가
윤경의 얼굴에는 악랄한 기색이 가득했고 그의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그가 정말로 폭탄을 터뜨릴 의지가 있다는 것이 분명했다.윤씨 가문에게는 유전과 송전소를 잃는 것이 타격일지 모르지만 윤경에게는 그것이 그의 전부였다.그는 이미 반기를 들었고 만약 유전과 송전소를 잃게 된다면 그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다.“당장 북강에서 나가! 만약 다시 유전과 송전소를 넘보려고 하면 즉시 폭탄을 터뜨릴 거고 이 결과는 너희들도 감당할 수 없을 거야. 이 관광지에는 매일 수천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국가삼림공원은 국보이며 명황의 묘는 문명의 중요한 유산이니 이 모든 것이 파괴된다면 너희들은 모두 용국의 천고의 죄인이 될 거야. 그리고 난 유전과 송전소를 잃게 되면 죽음뿐이야. 그러니 내 결심을 의심하지 마라. 여기서 날 더 몰아붙이면 바로 이 버튼을 누를 거야.”윤경은 미친 듯이 외쳤다.그의 광기 어린 모습에 조중영은 식은땀을 비 오듯 흘렸다.“진정해요!”조중영은 윤경이 정말로 버튼을 누를까 두려워했다.자기의 목숨은 중요하지 않지만 윤경이 말한 것처럼 이 주변의 것들 어느 하나 손실되어도 되돌릴 수 없게 되며 용국 전체가 감당할 수 없는 손해를 치르게 된다.“상의 좀 해봅시다. 먼저 리모컨을 내려놓으세요.”조중영은 가능한 차분한 목소리로 설득하려 했다.“협상할 게 뭐가 있어. 유일한 방법은 당신들이 유전과 송전소를 포기하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 버튼을 누르겠어.”윤경은 쉰 목소리로 말했다.조중영은 엄진우를 바라보며 애원하는 눈빛을 보냈다.아마도 엄진우의 힘으로는 이 폭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주변의 귀중한 것들은 절대 완전하지 못하게 된다.“그럼 버튼 눌러 봐.”엄진우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조중영은 눈을 크게 뜨고 엄진우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내가 못할 것 같아?”윤경은 리모컨을 단단히 잡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네가 강하다는 건 알아. 하지만 날 죽이고 리모컨을 빼앗으려는 그런 생각 하지
조중영은 눈을 크게 떴는데 눈알이 거의 튀어나올 것 같았다.이런 식으로 무력을 사용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거였어? 절대적인 힘으로 모든 폭탄을 순간 파괴할 줄이야.엄진우는 폭파 리모컨을 대수롭지 않게 조중영에게 던졌다.조중영은 당황하며 받아들였는데 마치 뜨거운 감자를 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기를 맡길게요.”엄진우는 무력하게 땅에 쓰러진 윤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윤경의 모든 의욕은 이미 무너져 더는 아무 일도 일으킬 수 없었다.이제 엄진우가 해야 할 일은 유전과 송전소를 관리할 사람을 배정하는 것뿐이다.하지만 누구에게 맡길지는 아직 고민 중이었다.윤경의 저택을 막 떠났을 때 엄진우의 휴대폰이 갑자기 격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휴대폰을 꺼낸 그는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 목록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전부 다 기하영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으며 첫 번째 전화는 30분전 쯤 걸려 온 것이었다. 지금까지 신호를 받지 못한 것을 보면 윤경이 집에 신호 차단기를 설치한 것 같았다.부재중 전화 외에도 기하영은 몇 개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엄진우 씨, 죄송하지만 20억 빌려줄 수 있을까요? 아버지가 카지노에서 20억을 빚졌어요. 이 돈은 제가 빠른 시일내에 꼭 갚을게요. 만약 가능하시다면 제 계좌로 송금해 주세요. 계좌번호는...”“엄진우 씨, 정말로 송구스럽습니다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이렇게 무례하게 부탁드려요. 빌려주시든 말든 제 마음속에 항상 고마움을 간직할게요. 최대한 빨리 답장해 주세요. 감사합니다.”마지막으로 온 문자 메시지는 10분 전에 전송된 것이었다.“엄진우 씨, 안 빌려주셔도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글자 하나하나에서 기하영의 절망과 무력감을 느낄 수 있었다.엄진우는 기하영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한동안 연결되지 않았다.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다른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드디어 나한테 연락하네.”전화는 빠르게 연결되었고 수화기 너머로 오윤하의 열정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침대 위에서의 광기 어린 그녀의 모습
전화기 너머로 엄진우는 오윤하의 거친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일이 끝나면 다시 봐.”엄진우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계속 통화하다가는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았다.오윤하는 3분 안에 찾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2분도 채 되지 않아 기하영의 위치 정보를 보냈다.“그 여자 지금 실시간으로 이동 중이야. 차 번호는... 목적지는 지도에 표시된 빨간 점으로 찾아가면 돼. 그곳은 북강의 대형 지하 카지노와 지하 금융 기관이야.”오윤하가 보낸 문자 메시지의 내용이었다.엄진우는 곧 차를 타고 지하 카지노로 향했다.“손님, 멈추세요. 여기는 회원제 클럽입니다. 함부로 들어갈 수 없어요.”지하 카지노 입구에서 경비원이 엄진우를 막아섰다.“여기 카지노 아닌가? 놀러 왔는데.”엄진우는 짜증 난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두 경비원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손님, 그렇습니다만. 처음 오신 손님은 몇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이는 내부 손님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입니다.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 조건은, 개인 자산 검증을 통해 20억 이상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 조건은, 소지품 검사를 하고 휴대폰을 압수한 후 카지노를 나갈 때 돌려드립니다.”경비원이 정중하게 설명했다.“진짜 귀찮군!”엄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은행 앱을 열어 계좌 잔액을 보여주었다.그 긴 숫자에 경비원 둘 다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게 대체 얼마야? “이제 들어갈 자격이 되나?”엄진우는 눈을 부릅뜨며 물었다.두 경비원은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몸수색이나 휴대폰 압수도 필요해?”엄진우가 다시 물었다.그러자 두 경비원은 고개를 빠르게 저었다.장난하나. 그들이 기준을 세운 건 주로 경찰을 막기 위해서였다. 만약 경찰이 이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카지노 전체를 팔아도 계좌의 돈보다 적으니까.엄진우는 지하 카지노로 들어섰다.1층에는 다양한 도박 테이블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눈이 빨개진 채로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