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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무슨 일 있어요?”

엄진우는 의아한 표정으로 기하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기하영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의 모습은 전혀 ‘아무 일도 없다’고 할 수 없었지만 그녀가 말하고 싶지 않아 보였기에 엄진우도 더는 묻지 않았다.

식사를 마친 후 엄진우는 기하영을 호텔 밖으로 배웅했다.

두 사람이 호텔을 나서자마자 한 옷차림이 허술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구석에서 튀어나와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엄진우의 반응은 매우 빨랐다. 중년 남자가 그들 앞에 나타나자마자 그는 바로 발로 차버렸다.

중년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날아갔다.

“아빠!”

옆에 있던 기하영은 깜짝 놀라 외치며 급히 달려가 그를 일으켰다.

엄진우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 덥수룩한 수염에, 헝클어진 옷차림으로 마치 노숙자처럼 보이는 이 남자가 기하영의 아버지라고?

“하! 다 컸네. 친아버지까지 때리다니!”

중년 남자는 기하영의 손을 잡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비록 엄진우가 공격한 것이었지만 두 사람의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중년 남자는 그들을 한패로 여긴 것이 분명했다.

“아저씨, 오해입니다. 방금 저는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이 나타난 줄 알고 그랬습니다.”

엄진우는 남자한테 다가가며 약간 난처한 듯 설명했다.

기하영의 아버지는 엄진우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갑자기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돈 많은 사람을 낚았구나. 흐음, 여기가 황격 호텔이지? 우리 동네 유일한 5성급 호텔인데 하룻밤에 백만 원도 넘는 곳이라 들었어.”

“이런 좋은 일이 있었으면 아빠한테도 알렸어야지.”

기하영의 아버지가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엄진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빠!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우리는 그냥 평범한 친구 사이라고요.”

기하영은 안색이 창백해지며 급히 설명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원래 그런 식으로 복잡하게 노는 거지. 호텔까지 함께 드나들면서 평범한 친구라니. 웃기지 마라. 너희가 어떤 사이인지는 상관없으니까 빨리 돈이나 줘 봐. 그러면 당장 떠나 줄 테니.”

기하영의 아버지는 손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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