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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기하영은 서둘러 돈을 받아 들고 그중 200만을 세어 아버지에게 건네고 나머지 돈은 엄진우에게 돌려주었다.

“여기 있어요. 이제 일어나세요.”

기하영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200만을 땅에서 구르던 아버지에게 던졌다.

그러자 그녀의 아버지는 즉시 울부짖음을 멈추고 웃으며 땅에서 일어나 돈을 주워들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하면 됐잖아. 그럼 난 먼저 가볼게. 다음에 또 보자.”

돈을 챙긴 기하영의 아버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창피한 꼴을 보여드리게 됐네요.”

기하영은 눈가에 눈물이 맺히며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여 말했다.

“집마다 어려움이 있는 법이죠.”

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까 아버지가 전화로 어디에 있는지 물어서 별생각 없이 황격 호텔에 있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

그녀의 아버지가 엄진우에게 불편함과 난처함을 끼쳤기에 기하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에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승무원이 된 것도 당신 아버지 때문인가요?”

엄진우가 물었다.

기하영은 잠시 침묵한 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제가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는 집안 형편이 괜찮았어요. 제 아버지는 성공한 소 기업가였거든요.”

그렇지 않았다면 해외에서 유학을 할 수 있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제가 대학에 다니는 동안 아버지는 도박에 빠져서 집안 재산을 모두 날려버렸어요. 그래서 어머니와 결국 이혼하셨죠. 집과 차를 다 팔아도 큰 빚이 남아 있었어요. 그래서 졸업 후 저는 국내로 돌아와 돈을 벌어 빚을 갚아야 했어요.”

이 이야기를 들은 엄진우는 기하영을 다시 보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그녀가 이런 역경과 압박 속에서도 굽히지 않고 몸을 팔아 쉽게 돈을 벌지 않은 것은 매우 존경할 만한 일이었다.

특히 승무원이라는 직업에서 그녀의 행동은 더욱 빛나 보였다.

“그럼 이제 빚은 다 갚았어요?”

엄진우는 물었다.

“빚은 다 갚았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여전히 도박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 또 누군가가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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