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휘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대체 어디서 나타난 미친놈이지? 주선진을 깨부수다니!” 윤씨 가문의 경호원들은 땅에 내려선 엄진우를 바라보며 두려움에 빠져 온몸을 떨어댔다. “아직 더 남은 카드가 있어? 아니면 이게 끝이야?” 엄진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윤호를 응시하며 물었다. 윤호는 온몸을 떨려 저도 몰래 움찔했다. “너... 잘난 척 하지 마! 우리 윤씨 특수부대가 곧 도착할 거야!” 하지만 이 말을 하는 윤호는 전혀 자신감이 없었다. 주선진조차 엄진우를 어쩌지 못했는데 윤씨 특수부대가 그를 이길 수 있을까? 이때, 드디어 윤씨 특수부대가 도착했다. 트럭 몇 대가 멈추고 차량에서는 완전 무장한 전투 요원들이 하나씩 내리기 시작했다. 이 전투 요원들은 군대에서조차 ‘병왕’으로 불릴 정도로 강력한 실력을 자랑했다. 비록 마음속으로는 자신이 없었지만 윤씨 특수부대가 도착하자 윤호는 그제야 안도를 숨을 내쉬었다. 총알이 장전되는 소리와 함께 윤씨 특수부대는 엄진우를 빈틈없이 포위했다. “죽여라!” 윤호는 큰 소리로 손을 휘저으며 명령을 내렸다.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최신형 화기가 일제히 발사되었다. 보통 탄환, 관통 탄환, 로켓탄... 각종 탄약이 엄진우를 향해 쏟아졌고 엄진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윤호는 아마 막다른 길에 몰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공격으로 엄진우를 해칠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엄진우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지만 탄약들은 전부 그의 주위에 보이지 않는 장벽에 부딪혀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엄진우가 싸늘하게 웃자 윤씨 특수부대 요원들의 두려움에 찬 표정 속에서 탄약들은 모두 방향을 바꾸었다. 순간 피의 꽃이 만발하고 특수부대 요원들은 하나씩 쓰러져갔다. 곧 윤호 혼자만 남았고 그제야 윤호는 깨달았다. 이건 그가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는 엄진우가 처음에 했던 말을 떠올리며 뼈저리게 후회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분명 그들의 가주를 목표로 온 것이 틀림없다. 만약 처음부터 윤휘에게 보고
이건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상대는 윤씨 특수부대의 전왕들이었다. 수년간 적수가 없었던 전왕들이 이렇게 죽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린 거지? 전왕들이 어떻게 네 손에 죽을 수 있어?!” 윤휘는 도무지 이 현실을 믿을 수 없었다. 전왕들의 죽음은 어쩌면 송전소와 유전의 손실보다 더 큰 타격이 되었다. 여덟 전왕의 존재는 윤휘에게 무한한 자신감을 주었고 그는 전왕들만 존재하면 그 어떤 손실도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물론 그동안 전왕들은 수많은 경쟁자를 제거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설마... 명왕이 직접 나선 거야?” 윤휘는 겁에 질려 물었다. “그래, 정답이야. 명왕이 나섰지.”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 말에 윤휘는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명왕은 북강을 완전히 떠난 이후로 여태 신분을 숨기고 그 어떤 일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엄진우는 대체 명왕과 어떤 사이길래 그를 위해 직접 나선단 말인가? 하지만 설령 전왕들이 명왕의 상대가 아니라고 해도... 그럼 창공17은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설마, 용궁 궁정에서 헛발질을 해서 출동시키지 못한 건가? 이런 생각에 윤휘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궁정을 추궁할 때가 아니다. 윤휘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엄진우! 네가 아무리 명왕을 백으로 두었다고 해도 여긴 제경이야! 감히 제경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용국 궁정이 널 죽이려 명령을 내릴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 북강 명왕이 왜 신분을 숨기고 은거하게 되었는지 너도 알지?” 윤휘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용궁 궁정? 내가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설명한 거나 마찬가지야. 윤 회장, 어쩜 아직도 사태 파악이 전혀 되지 않는 거지?” 엄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그를 비웃었다. 그 말에 윤휘는 눈살을 찌푸리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게 무슨 뜻이지?” 그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나지막이
그제야 윤휘는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순간에 그는 마치 십여 년을 늙어버린 것처럼 머리카락마저도 희끗희끗해졌다. “엄진우, 네 목적이 뭐야?” 윤휘는 두 눈에 핏발을 세우고 물었다. 지금 그는 엄진우에 대한 증오가 더 큰 건지, 아니면 윤씨 가문을 버린 용국 궁정에 대한 증오가 더 큰지조차 판단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게 단 하나 있다. 바로 윤씨 가문은 아직 완전히 절망적인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엄진우는 이미 윤씨 가문을 뒤집어놓았을 것이다. “지금 날 뭐라고 부른 거지?” 엄진우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물었다. 그러자 윤휘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숙였다. “엄... 엄 선생님.” 엄진우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내 목적은 아주 간단해.” 십여 분 후, 엄진우는 창공17에 올라타고 오직 풀이 죽은 윤휘만 혼자 남겨두었다. 창해시. 비담 컴퍼니 내부. 회사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암울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소지안의 안색은 창백하고 눈빛은 흐릿했다. 그녀는 엄진우가 전투기에 탑승한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이런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윤씨 가문을 아주 무서운 존재라고 생각했다. 엄진우가 그 길에 들어선다면 결과는 단 하나, 바로 죽음일 것이라 판단했다. 이때, 갑자기 사무실 문이 열렸고 소지안은 천천히 고개를 돌리다가 정신을 번쩍 차렸다. “아빠... 어떻게 됐어?” 소지안이 서둘러 물었다. 소건우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죽은 사람을 설득하기란 어려운 일이지.” 이 말을 듣는 순간, 소지안의 머릿속에서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끈이 순간 끊어져 버렸다.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 사람이 죽을 리는 없어!” 소지안은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꽉 깨물었다. “이 아빠도 인정해. 그놈 대단한 놈이야.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놈이라고 해도 혼자 윤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겠어?” 소건우는 무겁
엄진우는 소지안에게 상당한 권한을 부여했었다. 그녀는 비담의 부대표로 엄진우가 부재중일 때 회사의 모든 업무에 대해 임시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물론 회사 양도와 같은 중요한 문제는 혼자 결정할 수 없지만, 비담 컴퍼니는 지성그룹의 지사이기 때문에 계약서에 예우림의 서명만 있으면 법적 효력이 있었다. 소지안은 예우림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진우의 사망 소식에 예우림은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강남성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여성 사업가답게 이 상황에 눈물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여 그녀는 애써 냉정함을 유지했다. “기다려, 지금 바로 갈게.” 예우림은 곧 몇 명의 기술자와 함께 비담에 도착했다. “소 사장님, 실례하겠습니다.” 예우림은 소건우에게 고개를 끄덕인 후 동행한 기술자들에게 사진의 진위를 감정하도록 했다. 순간 소건우의 심장은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이 사진들은 당연히 그가 조작한 것으로 사진을 위조한 사람은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사람들이 위조한 사진이라 하더라도 가짜는 가짜였기에 소건우는 긴장감을 숨길 수 없었다. 잠시 후, 예우림의 기술자들은 사진과 장비를 내려놓았다. “예 대표님, 위조의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기술자가 말했다. “소 사장님, 계약서는 이미 작성했고 관련 조항들도 포함했으니 한 번 확인하세요.” 예우림은 깊이 숨을 들이쉬며 애써 눈물을 참은 채 계약서를 내밀었다. 소건우는 계약서를 몇 번이고 훑어보았다. 계약서에는 소건우가 비담을 양도받은 후, 3일 내로 엄진우의 시신을 수습해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되어 있었다. 소건우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어차피 엄진우와 비슷한 체형의 시신을 구하기만 한다면 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계약서에 서명한 소건우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이제부터 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회사는 그의 소유가 되었다. 소건우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들어와.” 말을 마친 그는 바로 전화
소건우의 얼굴이 확 변했다. 이 목소리... 어떻게 이런 일이? 지금까지 살아있을 리가 없는데?! 소건우는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 세상에, 엄진우가 당당하게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엄진우, 네가 어떻게 아직도 살아있는 거지?” 소건우는 충격에 휩싸였다. 무려 윤씨 가문을 상대로! 전해 들은 소식에 의하면 윤씨 가문은 가족 내 가장 강력한 인물들을 동원해 엄진우에게 겹겹이 공격을 가했다. 심지어 용국 궁정까지 이 일에 참여했다는 소문까지 어렴풋이 들었다. “소 사장님, 저한테 관심이 아주 많네요.” 엄진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소건우에게 다가갔다. 소건우는 깊은숨을 들이쉬며 애써 침착함을 되찾으려고 했다. 어쨌든 비담 컴퍼니는 이미 그의 손에 들어왔고 엄진우가 돌아왔다고 해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아직 살아있었다니, 잘 됐군. 내 회사에서 사람들을 데리고 나가.” 소건우는 이미 자신을 이곳의 주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엄진우!” “진우 씨!” 엄진우를 본 소지안과 예우림은 무한한 기쁨을 느끼며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아름다운 두 여인이 품에 안겨 있으니, 게다가 스타일이 각기 다른 두 여인을 품에 안고 있으니 엄진우는 잠시 황홀함에 빠졌다. 눈물로 젖은 가슴을 느끼며 엄진우는 두 여인을 품에 안고 마음속에 오직 무한한 애틋함만 남겼다. “무슨 일이야? 나 반나절밖에 사라지지 않았어.” 엄진우는 두 여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저 사람이... 진우 씨가... 죽었다고 했어...” 소지안은 소건우를 가리키며 울먹였다. 그녀는 이런 저급한 거짓말로 자신을 속인 소건우가 역겨워 아빠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았다. “우린 당신이 죽은 줄 알았어.” 예우림도 덧붙였다. “근데 소 사장이 한 말 무슨 뜻이야?” 엄진우는 소지안을 힐끗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사진 몇 장을 들고 와서...” 예우림은 소건우가 가져온 사진들을 꺼내고 사건의 전말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설명을 들
소지안은 화가 나서 얼굴이 붉어지며 막 말을 내뱉으려고 했다. 하지만 엄진우는 그녀의 손을 잡고 고개를 저으며 그녀를 진정시켰다. “그만 가자.” 그러고는 한 손으론 소지안의 손을, 다른 한 손으론 예우림의 손을 잡고 회사를 떠났다. 길을 걷는 동안, 사람들은 두 명의 아름다운 여인과 손을 잡고 가는 엄진우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제야 예우림과 소지안은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엄진우의 손을 뿌리쳤다. “당신 정말 뻔뻔해!” 예우림은 얼굴을 붉히며 그를 꾸짖었다. 엄진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그는 두 여인과 함께 밤을 보내는 건 감히 상상도 하지 않았다. 비록 두 여자와 모두 관계를 가졌지만 두 여자는 모두 남자에게 맹목적이지 않으며 각자 자존심이 있었다. 그러니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진우 씨, 미안해. 날 믿고 회사를 맡겼는데 내가 회사를 말아먹었어.” 소지안은 죄책감에 가득 찬 얼굴로 고개를 숙인 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일은 내 책임도 있어. 내가 데려온 기술자들이 소 사장이 조작한 사진에 속아 넘어갔어.” 예우림도 눈살을 찌푸리며 한숨을 쉬었다. “그게 뭐 대수라고? 비담 컴퍼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산이 아니라 바로 나야. 내가 없으면 소 사장은 비담을 얻어도 아무 의미가 없어.” 엄진우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비담을 무에서 유로 만드는 데 우리 모두 많은 노력을 했잖아...” 소지안은 입술을 깨물며 아쉬워했다. “걱정 마, 비담은 다시 돌아올 거야.” 엄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 말에 소지안과 예우림은 깜짝 놀란 눈빛으로 엄진우를 바라봤다. “계약서에 이미 서명했는데...” 소지안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윤씨 가문도 해결할 수 있는 게 겨우 소 사장 따위야 아무것도 아니지. 곧 순순히 비담을 다시 내놓을 거야.” 엄진우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 “정말 윤씨 가문을 굴복시킨 거야?” 예우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윤씨 그룹 공식 사이트에는 여전히 매장령이 걸려 있었다. 소건우는 한 번 훑어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아까와 똑같은 매장령인데 그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때, 소건우는 왠지 이상함을 느꼈다. 아니, 매장령 상대가 왜 소씨로 바뀐 거지? 엄진우를 겨냥한 게 아니었나? 소씨 가문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소건우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급히 아래로 스크롤 했다. 그런데 엄진우를 겨냥한 매장령은 사라지고 대신 소씨 가문에 대한 매장령이 나타났다. 소건우는 이 상황을 도무지 믿을 수 없어 눈을 비볐다. 이때, 윤씨 그룹의 공식 사이트가 갱신되었고 화면에는 사과문이 팝업으로 떴다. “... 엄진우 개인과 비담 컴퍼니에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립니다...” 소건우는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더니 그대로 쓰러져 버렸고 귓가에는 오직 혼란스러운 외침만 들려왔다. “사장님! 사장님! 왜 그러십니까?”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는 온통 새하얀 풍경뿐이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는 하얀색으로 가득 찬 방에 누워있었고 머리맡에는 링거병이 걸려 있었으며 그것은 그의 손등과 연결되어 있었다. “여기가 어디야?” 소건우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사장님, 여긴 진료소입니다.” 비서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진료소? 왜 병원으로 안 가고?” 소건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사장님, 윤씨 가문이 소씨 가문 매장령을 내려 모든 병원이 치료를 거부했습니다.” 비서는 난처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소건우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홍보팀에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라고 해!” “저... 사장님. 소씨 가문 사람들 외에 회사 직원들은 전부 퇴사했습니다.” 비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 사실 비서도 소씨 가문의 먼 친척이라는 이유로 윤씨 가문의 매장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더라면 벌써 떠났을 것이다. 소건우의 눈에는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때, 소건우는 갑자기 엄진우의
윤씨 그룹의 매장령은 소씨 가문을 사회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법을 무시하는 무법자들에게는 그만큼의 영향력이 없었다. 큰돈이 걸려 있으면 언제나 용감한 자들이 나타나는 법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건우는 한 사두를 통해 밀항하는 배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그는 그제야 안도할 수 있었다. 그의 주머니에는 소씨 가문과 비담 컴퍼니의 모든 유동 자산이 담긴 무기명 카드가 있었는데 금액이 무려 4조에 달했다. 이 돈이면 해외에서 평생을 즐기며 살 수 있을 것이며 좋은 기회가 있으면 다시 사업을 시작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배가 막 항구를 떠나자 고요한 물결이 갑자기 폭발하며 거대한 파도가 일어났다. “젠장! 어뢰잖아!” 사두는 흔들리는 배 위에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욕설을 내뱉었다. 그는 단지 밀항을 주선하는 사두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를 상대하는 데 어뢰까지 필요했단 말인가? 곧이어 몇 척의 군함이 빠른 속도로 접근해 배를 포위하더니 몇 명의 관리들이 밀항선에 올라탔다. “소건우 씨! 경제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를 시도한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되었으니 같이 가주시죠!” 그들은 체포 영장을 내밀며 말했다. 그러자 배에 타고 있던 선원들과 사두는 모두 소건우를 향해 분노의 시선을 던졌다. 소건우는 그들을 바다에 수장될 뻔하게 만들었다. 그제야 소건우는 완전히 절망했다. 이제 그는 더는 도망칠 곳도 없었다. “엄진우를 만나게 해줘!” “엄진우를 만나게 해줘!” 그는 끌려가는 도중에도 계속 외쳐댔다. 심문실. 소건우는 수갑이 채워진 채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맞은편에는 두 명의 집행관이 앉아 있었으며 그들 옆에는 무표정한 엄진우가 자리하고 있었다. “말해. 비담 컴퍼니가 어떻게 당신의 명의로 넘어간 거지?” 집행관이 물었다. 소건우는 엄진우를 한 번 쳐다보더니 낙담한 듯 고개를 숙였다. “사기로 얻었어요.” “그렇다면 비담 컴퍼니의 자산 중 얼마를 빼돌렸나?” 집행관이 다시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