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 씨 강남성 지상황제 아니야? 이런 작은 일은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되지 않아?” 소지안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비담 컴퍼니가 고작 프로젝트 하나에 이렇게 고생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단 상황 파악부터 해볼게.” 엄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어젯밤 그를 방문했던 성 상업청 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 대략 이런 상황입니다.” 엄진우가 간결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엄 대표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사람을 보내 확인할게요. 건축자재 업체가 감히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고.” 전화기 너머의 청장은 전화를 놓지 않고 다른 전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속에서 엄진우는 그의 말투가 꽤 확고하고 강력하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엄 대표님, 일이 예상보다 꽤 복잡하네요.” 잠시 후, 성 상업청 청장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확인한 바로는 강남성의 모든 업종 상회가 그 어떤 자재도 비담 컴퍼니에 판매하지 말라는 제경의 명령을 받았다고 해요. 물론 저도 압박을 가해보았지만 어쩐 일인지 물러서지 않아요. 엄 대표님, 이런 시장 문제는 제가 도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개별 업체면 해결할 수 있겠지만......” 성 상업청 청장이 애매하게 대답했다. 엄진우는 그 말을 제꺽 알아듣고 상대의 곤란한 상황도 이해해 주었다. 어쨌든 그는 모든 상회를 다 다스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요, 황 청장님. 수고 많으셨어요.” 엄진우가 전화를 끊었다. “이젠 지상황제도 소용이 없군.”그는 소지안에게 어깨를 으쓱하며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그 모습에 소지안은 할 말을 잃었다. “그럼 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 “사실 말하지 않은 신분이 하나 더 있어. 강남성 지하황제도 나야.” 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네네네, 그러면 빨리 왕위에 오르셔서 이 잡것들을 모두 처리해 주세요. 그러면 이년은 안심하고 부대표 노릇만 열심히 하겠답니다.” 소지안은 눈을 희번덕이며 말했다. “인부들은 먼저 돌려보내고 장비는 그대로 둬. 내일
“시끄러워!” 엄진우는 싸늘하게 웃더니 바로 공격을 개시했다. 순간 수십 명의 경비원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져 아무도 그의 앞을 막을 수 없었다. “엄 대표, 왜 이렇게 성급해 해?” 이때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진대강이다. 그는 구두를 또각거리며 엄진우에게 다가왔다. “당신이 한업 대표야?” 엄진우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그래, 한업은 바로 내 거야.” 진대강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우리 비담에서 주문한 자재에 정말 불이 났는지 확인해 보러 같이 가지.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내 무정함을 탓하지 마.” 엄진우가 차갑게 말했다. “엄 대표, 이미 다들 아는 사실인데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지 않아? 확인해 봤자 좋을 게 없을 거야.” 진대강은 탁한 연기를 내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반드시 확인해야 하겠다면?” 엄진우가 물었다. “그러면, 후회하게 될 거야.” 진대강은 점차 웃음기를 거두더니 싸늘한 안색으로 위협했다. “날 어떻게 후회시키겠다는 지 두고 봐야겠군.” 하지만 엄진우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좋아. 엄 대표가 이렇게 고집을 부리니...... 얘들아, 문을 열어 엄 대표에게 똑똑히 보여드려!” 진대강은 크게 웃으며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경비원들이 바닥에서 일어나 창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여는 순간, 먼지가 흩어져 나와 한참 뒤에야 엄진우는 창고의 상황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거대한 창고 안에는 수백 명의 사람이 총을 들고 엄진우를 노려보고 있었고 그 뒤에는 산처럼 쌓인 자재가 있었다. “엄 대표, 내가 말했지. 좋은 점이 없을 거라고.” 진대강은 창고로 들어가 바닥에서 총 한 자루를 주워 장탄을 장전했다. “엄 대표, 돌아가. 우리 한업 창고에는 정말 불이 났었어.” 그는 엄진우를 향해 잔인하게 웃어 보였다. “지금 나랑 장난하겠다는 건가?” 엄진우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장난하겠다면 또 어쩔 건데?” 진대강은 눈을 깜
영호는 흥분해서 온몸을 떨고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위엄 있던 보스에서 도망치는 처지에 놓인 그는 요즘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제 그는 자기가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으려 한다. 심지어 그보다 더 많이! 엄진우가 그에게 맡긴 것은 작은 창해시가 아니라 강남성이다. 진대강이 너무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피 못에 쓰러졌다. 곧 엄진우의 사람은 그를 묶어 차에 던졌다. 엄진우는 차에 진대강을 태우고 직접 운전했다. 북강의 사람이 있으니 나머지는 그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윤씨 가문?” 엄진우는 황량한 외곽에 차를 세운 후 문을 열고 진대강을 내려놓았다. “아니... 맞아요!” 진대강은 워낙 부정하려고 했지만 엄진우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다급히 말을 바꾸었다.“엄 대표님,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윤씨 가문의 명령을 감히 누가 어길 수 있겠냐고요?” 엄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그도 예측할 수 있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은 어때? 윤씨 가문이 더 두려워, 아니면 내가 더 두려워?” 엄진우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진대강을 내려다보았다. 진대강은 창고 안의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윤씨 가문을 생각하면......“엄 대표님, 그건 엄 대표님이 아직 윤씨 가문의 실력을 잘 몰라서 하는 말씀이세요. 윤씨 가문은 아직 진짜 실력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말 한마디만 해도 당신을 상대할 수 있다고요. 하지만 우리는 감히 그 말 한마디를 어기지 못해요. 명령을 어긴다면 죽음밖에 없으니까요.” 한숨을 내쉬는 진대강의 두 눈에는 온통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건가?” 엄진우는 담배를 다 피우고 구두창으로 꽁초를 비벼 끄며 웃었다. “맞아요, 엄 대표님. 정말 어쩔 수 없었어요. 아니면 왜 돈 버는 일을 하지 않겠어요?” 진대강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정말 어쩔 수 없었어요!” “하하, 어쩔 수
진대강은 엄진우가 자기에게 먹인 단약의 정체를 모른 채 얼떨결에 송강호의 별장으로 와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무거운 문이 열리며 어마어마한 거실이 보였다. “진대강? 네가 여긴 무슨 일이야?” 진대강을 본 송강호는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그에게 있어 진대강은 칼 한 자루도 아닌 아무렇게나 버려진 쓸모없는 몽둥이와도 같은 존재이다. “손 선생님, 엄진우가 전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엄지우...” 진대강이 말하고 송강호가 대답하려는 그때, “퍽”하는 소리와 함께 진대강은 몸이 터져 살점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송강호의 몸에도 그의 피와 살점이 흥건하게 튀었다. 그는 안색이 새파래지더니 이내 살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엄진우, 지금 나한테 도전장 내민 거야?” 송강호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와 동시에 두려움도 솟구쳤다. 이때, 진대강의 몸이 한 번 더 폭발했다. 이건 엄진우가 이미 그의 신원을 밝혀냈을 뿐만 아니라 그의 거처까지 알아냈고 심지어 진대강이 그의 집에 도착한 시간대까지 정확하게 계산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너도 단지 가을의 메뚜기일 뿐, 오래 뛸 수는 없을 거야!” 송강호는 싸늘하게 웃더니 음흉하게 말했다. 그날, 비담 컴퍼니에서 주문한 자재들은 전부 공사장으로 옮겨졌고 다음 날 아침 공사장은 열기에 가득 쌓인 채 정식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비록 강남성의 건축자재 회사들은 비담 컴퍼니에 대한 거래를 풀지 않았지만 이 자재만으로도 한동안은 충분했다. 그만한 시간이면 다른 지역에서 자재를 주문해도 시간이 충분하다. 하지만 아무도 윤씨 가문의 공격이 이렇게 맹렬할 줄 몰랐다. 마치 진대강의 말처럼, 윤씨 가문은 아직 실력을 드러내지도 않았고 말 한마디면 엄진우를 상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윤씨 가문의 거물들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휘는 매장령에 서명했다. 전 세계를 통틀어 그 누구도 비담 컴퍼니와의 협력과 거래를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유효할까? 법적 효력 면으로 봤을 때 이 매장령은 화
“다시 말하는데, 당장 집에 돌아와! 아니면 다시는 집에 발을 들이지 마!” 소지안의 아버지는 완전히 분노했다. 소지안은 왜 아직도 제경 윤씨 가문을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때가 되면 소지안뿐만 아니라 소씨 가문 전체가 휘말려 들 것이다. “말했잖아! 지금은 못 가!”말을 마친 소지안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녀는 조금 피로해진 눈을 비비며 책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다. 사무실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손님,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비켜!” 위엄 넘치는 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이 열렸고 상대를 확인한 소지안은 깜짝 놀랐다. “아빠, 여긴 어떻게 왔어?” 소지안은 너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찾아오지 않으면 너 때문에 우리 소씨 가문이 망할 거야!” 소지안 아버지의 말투는 더없이 싸늘했다. “아빠, 아무리 제경의 윤씨 가문이라고 해도 우리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요!” 소지안도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비록 아직까진 희망이 보이진 않지만 늘 기적을 만들어 내는 그 남자의 모습이 떠올라 소지안은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 “대응? 뭘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거지?” 소지안의 아버지는 경멸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직원도 거의 없는 회사가 어떻게 대응한다는 거야? 윤씨 가문은 아직 손도 쓰지 않았어.” “아빠, 아무튼 전 아빠랑 같이 돌아가지 않아.” 소지안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야! 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 소지안의 아버지가 손을 흔들자, 함께 온 몇 명의 경호원들이 소지안에게 달려들었다. “아가씨, 실례하겠습니다.” 경호원들은 소지안을 묶어 강제로 데리고 가려고 했다. 심지어 비담 컴퍼니의 경비들은 이미 사직한 상태라 그들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멈춰!” 이때 엄진우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엄진
“네가 뭔데 매장령이야? 나 진짜 우스워서 배꼽이 다 빠지겠네.” 소지안의 아버지는 눈물까지 흘리며 웃었다. 비담 컴퍼니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비담의 명의로 발표한 매장령이 당당히 게시되어 있었다. 매장령의 내용은 윤씨 가문이 발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상대는 윤씨 가문이었다. 산업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고 민생을 장악하고 있어야 그 매장령을 발표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비담 컴퍼니가, 엄진우가 다 뭐라고? 이건 분명 장난이다. 강남성을 떠나면 누가 알아준다고. 사실 강남성 내에서도 비담과 엄진우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런데 감히 윤씨 가문을 매장한다고? 정말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웃긴가요?” 엄진우는 소지안의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었다. “넌 이게 안 웃기니?” 소지안의 아버지는 그제야 웃음을 멈추고 소지안을 쳐다봤다. “이게 바로 네가 따른다는 사람이야? 근거없는 자만에 빠진 미친놈이구나! 네가 믿든 말든, 지금 너희들은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었어!”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이 매장령이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부 언론은 이미 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매장령을 본 사람들의 첫 번째 반응은 모두 동일했다. “이 엄진우라는 사람, 분명 미친 거야.” 누군가 이 매장령을 윤휘에게 보여주었고 윤휘는 잠시 멍해지더니 이내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윤씨 가문을 매장하겠다고? 완전히 돌았구나?” 그는 경멸의 표정을 지으며 욕설을 내뱉었다. 그런데 이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윤씨 그룹이 북강에서 운영하는 유전 총책임자였다. 윤휘가 전화를 받았다. “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북강에 있는 모든 유전이 봉쇄되었습니다.” 전화기 너머에서 겁에 질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봉쇄? 누가?” 윤휘는 순간 긴장했다. 이 유전은 지금까지 용국에서 발견된 가장 큰 면적과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유전이었고 그들은 이미 이 유전에 수십
하지만 윤휘는 곧 침착함을 되찾았다. 비록 엄진우와 북강 군부와의 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고작 북강 군부 하나가 그를 억압하겠다고?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전화를 끊은 후 윤휘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사람 좀 캐줘. 이름은 엄진우, 창해시에서 비담 컴퍼니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그제야 윤휘는 엄진우의 정체를 조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회장님.” 이때 그의 비서가 비틀거리며 서재로 들어왔다. “누가 맘대로 들어오라고 했어? 나가!” 서재는 그의 금지 구역이다. 그는 몇 번이고 비서에게 절대 함부로 들어오지 말라고 경고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말에 반항이라도 하는 건가? “회장님, 급한 일이 있습니다.” 비서가 다급히 말했다. “급한 일? 서재에 들어온 이유가 급한 일 때문이라고? 말해 봐! 만약 급한 일이 아니라면 널 아주 죽여버리고 말 거야!” 윤휘가 차갑게 말했다. “회장님, 북강의 송전 통로가 차단되었습니다.” 비서는 두려움에 떨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정도면 급한 일 맞습니까?” 윤휘의 얼굴은 순간 굳어졌다. “급한... 급한 일이구나... 당장 꺼져!” 윤휘는 책상 위의 찻주전자를 집어 비서에게 던졌고 비서는 거의 기다시피 서재를 빠져나갔다. “젠장, 그건 윤씨 가문의 생명줄이야! 누가 감히 건드려?!” 윤휘는 분노에 차서 소리를 질렀다. 윤씨 가문의 발전은 두 가지에 의존하고 있다. 하나는 전기, 다른 하나는 물이다. 전기는 서쪽에서 수송되는데 반드시 북강을 지나가야 한다. 하여 이 송전 통로는 윤씨 가문의 생명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윤휘는 빨간색 전화기를 들고 특별한 번호를 눌렀다. 이 전화는 북강 최고 책임자의 사무실로 직접 연결된다. “장관님, 설명이 필요합니다. 왜 윤씨 그룹의 모든 북강 송전 통로가 중단된 거죠? 합리적인 설명을 해주지 않으신다면 오늘 내로 윤씨 그룹은 모든 투자금을 철회하겠습니다.” 북강 최고 책임자와 대화하는 것도 윤휘
비담 컴퍼니. 소지안 사무실 밖. 소지안의 아버지는 눈가의 눈물을 닦더니 진지하게 물었다. “이래도 나와 함께 돌아가지 않을 거야?” 그는 소지안이 엄진우의 본모습을 똑똑히 봤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건 정말 미친놈이다. 허파에 바람만 가득 찬 진정한 미친놈. “안 간다고 말했잖아.” 그러나 소지안은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소지안의 아버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한테 무슨 요술이라도 부린 거야? 왜 이렇게 푹 빠졌어?!” 화가 난 소지안의 아버지는 안색이 푸르딩딩해졌다. “난 진우 씨 믿어.” 소지안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저런 놈을 믿는다고? 좋아. 매장령이 내려진 지 한참이나 지났어. 하지만 뭐가 변했지?” 소지안의 아버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싸늘하게 비웃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총알도 날아가는 데는 시간이 걸리잖아요.” 이때 엄진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시간이 언젠데, 총알이라면 이미 강남성에서 대서북까지 날아갔을 텐데 아직도 날아가고 있다고?” 소지안의 아버지는 거침없이 그를 조롱했다. “맞아요. 시간으로 따지면 이미 대서북에 도착했을걸요.” 엄진우는 웃으며 휴대폰을 꺼냈고, 동시에 전화가 걸려 왔다. “엄진우, 당신!” “윤 회장님, 나와 이야기하고 싶다면 두 시간 내로 비담으로 오세요. 전화로 대화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네요.” 바로 윤휘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윤휘가 계속 말하려던 찰나, 엄진우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제 보니 총알이 대서북에 도착한 게 아니라, 네 허풍이 대서북에 도착한 거군.” 소지안의 아버지는 어이가 없다는 듯 싸늘하게 웃었다. “너한테 전화한 사람이 윤씨 가문의 가주, 윤씨 그룹의 회장인 윤휘라고? 윤 회장이 얼마나 바쁜 사람인데 너 같은 작은 개미를 상대하는 데 직접 전화를 건다고? 꿈이라도 좀 현실적으로 꾸는 게 좋을 거야! 게다가 뭐? 비담으로 오라고? 네가 뭐라도 되는 것 같아? 미친놈, 당장 신경외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