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지금 갈게.” 소지안은 고개를 저으며 모든 잡념을 떨쳐낸 채 자리에서 일어나 엄진우 사무실로 향했다. “앉아.” 엄진우는 피곤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시간이 늦었으니 일 얘기는 내일하고 먼저 들어가 쉬는 건 어때?” 소지안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지안 씨도 아직 퇴근 전이잖아.” 엄진우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불야성 프로젝트가 돌아가지 않으니 돌아가도 잠이 안 올 거야.” 소지안은 머리가 아픈 듯 한숨을 내쉬었다. “자금은 이미 충족하지 않아?” 예우림의 3조는 그날 바로 비담 컴퍼니로 이체되었다. “자금이 충족해도 소용없어. 관련 부서의 검사가 통과되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진행될 수 없어.” 소지안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그건 이미 해결됐으니 걱정하지 마. 내일이면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거야.” 그는 오늘 자선 사업을 한 것이 아니다. 윤세명 덕분에 그에겐 좋은 칼이 생겼다. 지금의 강남성은 그야말로 철통같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엄진우는 강남성 전체 권력자들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기 때문이다. 그중 절반이라도 엄진우와의 약속을 지켜준다면, 혹은 엄진우의 은혜를 잊지 않는다면 엄진우는 강남성을 누비고 다닐 수 있다. 같은 시간, 송강호는 분노가 치솟아 별장 거실 전체를 산산조각 냈다. 그는 원래 아래로부터 천천히 위로 올라가면서 엄진우의 날개를 모두 잘라내 외톨이로 만들 계획이었다. 그런데 윤세명 덕분에 엄진우는 오히려 강남성의 모든 권력가의 은인이 되어버렸다. “시키는 일 하나도 제대로 못 하는 쓰레기라고!” 송강호는 어금니를 바득바득 갈아댔다. 사실 송강호가 선택한 길은 정확했다. 아쉽게도 총명하지 못한 파트너를 선택했기에 실패로 돌아간 것이었다. “전략을 다시 짜야 해. 그 전에 넌 먼저 사흘을 버틸 수 있어야 할 거야.” 분풀이를 한 후, 송강호는 금세 침착함을 되찾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중얼거렸다. “내일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거라고 어떻게 확신해?”사무실에
“방금 설마 손 청장님한테 전화한 거야?” 소지안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엄진우가 고개를 가로젓자 그제야 소지안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손 청장의 상사인 성청장한테 걸었던 거야.” 엄진우의 덤덤한 말에 소지안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진우 씨... 진우 씨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서 왜 이제야 발휘한 거야?” 소지안은 충격과 분노가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단지 운이 좋았던 것뿐이야. 상대는 나한테 신세를 졌기에 이 정도는 당연히 쉽게 해결해 준 거지.” 엄진우가 가볍게 말했다. “설마 오늘 오후에 온 손님들과 관련 있어?” 소지안은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맞아. 이제 우리는 합법적으로만 회사를 운영한다면 강남성에서는 어떤 어려움도 걱정하지 않아도 돼. 마음 편히 비담 컴퍼니의 발전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소리야.” 엄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소지안은 약간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 “하나 더 있어. 나는 안강제약의 강남성 지사를 인수해 비담제약을 설립하려고 해. 현재 비담 컴퍼니는 엔터테인먼트로 변경할 거야.” 엄진우가 말했다. “진우 씨 취했어? 부족한 것 없는 안강제약이 회사를 넘기겠어? 진우 씨가 강남성 지상 황제라고 해도 강제로 사는 건 불가능해. 게다가 윤씨 그룹의 지원을 받는 안강제약에 지상 황제라는 이름은 통하지 않아.” 소지안이 엄진우를 응시하며 말했다. “그건 신경 쓸 것 없어. 안강제약의 강남성 지사는 더는 운영될 수 없으니 곧 직원들을 대량으로 해고하고 심지어 건물까지 매각할 거야. 그러면 전부 인수해서 비담제약을 설립해. 그전까진 비담의 존재를 노출하지 마.” 엄진우의 말에 소지안은 믿기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방금 엄진우의 태도 때문에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래. 만약 안강제약이 정말 강남성에서 퇴출한다면 준비 잘 해볼게.” 소지안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일은 끝났으니... 다른 일을 해야 하지 않아?” 엄진우는 자리에서
제경으로 돌아온 윤휘는 휴대폰을 켜자마자 여러 통의 메시지를 받았는데 그 내용은 하나같이 윤휘의 안색을 어둡게 만들었다. “이 새끼, 빨리도 움직였네.” 그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강남성 권력가들이 엄진우에 의해 치료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된 것이다. “아쉽지만 네놈은 우리 윤씨 가문이 어떤 존재인지 전혀 모르고 있어.” 윤휘는 전 세계에서 단 10대밖에 없는 한정판 롤스로이스에 올라 굳은 얼굴로 명령을 내렸다. 다음날. 비록 밤새 황당했지만 엄진우는 아침 일찍 잠에서 깼다. 어젯밤 한밤중에 합격 절차를 밟은 후 소지안은 밤새도록 공사 준비를 완료했다. 하여 아침 일찍 불야성 프로젝트는 다시 시작되었다. 그러니 대표인 엄진우 역시 현장에 나타나는 것이 마땅하다. 현재 불야성 프로젝트는 이미 기초를 다 닦아놓은 상태이다. 시공차량은 이미 공사 현장에 도착했고 인부들은 아침을 먹으며 열기를 다지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곧 공사가 시작할 건데 건축 자재는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거야?” 안전 헬멧을 쓴 소진안은 엄진우의 옆에서 시간을 확인하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연락해서 확인해.” 엄진우 역시 안전 헬멧을 쓰고 있었다.물론 그의 실력으로 절대 다칠 일이 없다지만 아무래도 이곳에는 이곳의 규칙이 있기 때문에 대표로서 그 룰을 깨면 안 되기 때문이다. 소지안은 휴대폰을 꺼내 건축 자재 공급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곧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진 대표님, 어떻게 된 일이죠? 건축 자재가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는 거죠?” 소지안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소 대표님, 어젯밤 창고에 불이 나는 바람에 비담에서 요구한 자재들을 보내드릴 수 없게 되었어요.” 진대강의 말투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 “불이 났다고요? 장비와 인부들이 다 들어왔는데 갑자기 불이 났다고 하면 어쩌라는 거죠? 하루 손해만 해도 수천만 원에 달한다고요! 한업 건축자재 창고가 어디 하나뿐인가요? 서둘러 다른 창고에서 물건 조달해 주세요!”
“진우 씨 강남성 지상황제 아니야? 이런 작은 일은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되지 않아?” 소지안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비담 컴퍼니가 고작 프로젝트 하나에 이렇게 고생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단 상황 파악부터 해볼게.” 엄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어젯밤 그를 방문했던 성 상업청 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 대략 이런 상황입니다.” 엄진우가 간결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엄 대표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사람을 보내 확인할게요. 건축자재 업체가 감히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고.” 전화기 너머의 청장은 전화를 놓지 않고 다른 전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속에서 엄진우는 그의 말투가 꽤 확고하고 강력하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엄 대표님, 일이 예상보다 꽤 복잡하네요.” 잠시 후, 성 상업청 청장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확인한 바로는 강남성의 모든 업종 상회가 그 어떤 자재도 비담 컴퍼니에 판매하지 말라는 제경의 명령을 받았다고 해요. 물론 저도 압박을 가해보았지만 어쩐 일인지 물러서지 않아요. 엄 대표님, 이런 시장 문제는 제가 도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개별 업체면 해결할 수 있겠지만......” 성 상업청 청장이 애매하게 대답했다. 엄진우는 그 말을 제꺽 알아듣고 상대의 곤란한 상황도 이해해 주었다. 어쨌든 그는 모든 상회를 다 다스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요, 황 청장님. 수고 많으셨어요.” 엄진우가 전화를 끊었다. “이젠 지상황제도 소용이 없군.”그는 소지안에게 어깨를 으쓱하며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그 모습에 소지안은 할 말을 잃었다. “그럼 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 “사실 말하지 않은 신분이 하나 더 있어. 강남성 지하황제도 나야.” 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네네네, 그러면 빨리 왕위에 오르셔서 이 잡것들을 모두 처리해 주세요. 그러면 이년은 안심하고 부대표 노릇만 열심히 하겠답니다.” 소지안은 눈을 희번덕이며 말했다. “인부들은 먼저 돌려보내고 장비는 그대로 둬. 내일
“시끄러워!” 엄진우는 싸늘하게 웃더니 바로 공격을 개시했다. 순간 수십 명의 경비원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져 아무도 그의 앞을 막을 수 없었다. “엄 대표, 왜 이렇게 성급해 해?” 이때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진대강이다. 그는 구두를 또각거리며 엄진우에게 다가왔다. “당신이 한업 대표야?” 엄진우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그래, 한업은 바로 내 거야.” 진대강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우리 비담에서 주문한 자재에 정말 불이 났는지 확인해 보러 같이 가지.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내 무정함을 탓하지 마.” 엄진우가 차갑게 말했다. “엄 대표, 이미 다들 아는 사실인데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지 않아? 확인해 봤자 좋을 게 없을 거야.” 진대강은 탁한 연기를 내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반드시 확인해야 하겠다면?” 엄진우가 물었다. “그러면, 후회하게 될 거야.” 진대강은 점차 웃음기를 거두더니 싸늘한 안색으로 위협했다. “날 어떻게 후회시키겠다는 지 두고 봐야겠군.” 하지만 엄진우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좋아. 엄 대표가 이렇게 고집을 부리니...... 얘들아, 문을 열어 엄 대표에게 똑똑히 보여드려!” 진대강은 크게 웃으며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경비원들이 바닥에서 일어나 창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여는 순간, 먼지가 흩어져 나와 한참 뒤에야 엄진우는 창고의 상황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거대한 창고 안에는 수백 명의 사람이 총을 들고 엄진우를 노려보고 있었고 그 뒤에는 산처럼 쌓인 자재가 있었다. “엄 대표, 내가 말했지. 좋은 점이 없을 거라고.” 진대강은 창고로 들어가 바닥에서 총 한 자루를 주워 장탄을 장전했다. “엄 대표, 돌아가. 우리 한업 창고에는 정말 불이 났었어.” 그는 엄진우를 향해 잔인하게 웃어 보였다. “지금 나랑 장난하겠다는 건가?” 엄진우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장난하겠다면 또 어쩔 건데?” 진대강은 눈을 깜
영호는 흥분해서 온몸을 떨고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위엄 있던 보스에서 도망치는 처지에 놓인 그는 요즘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제 그는 자기가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으려 한다. 심지어 그보다 더 많이! 엄진우가 그에게 맡긴 것은 작은 창해시가 아니라 강남성이다. 진대강이 너무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피 못에 쓰러졌다. 곧 엄진우의 사람은 그를 묶어 차에 던졌다. 엄진우는 차에 진대강을 태우고 직접 운전했다. 북강의 사람이 있으니 나머지는 그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윤씨 가문?” 엄진우는 황량한 외곽에 차를 세운 후 문을 열고 진대강을 내려놓았다. “아니... 맞아요!” 진대강은 워낙 부정하려고 했지만 엄진우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다급히 말을 바꾸었다.“엄 대표님,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윤씨 가문의 명령을 감히 누가 어길 수 있겠냐고요?” 엄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그도 예측할 수 있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은 어때? 윤씨 가문이 더 두려워, 아니면 내가 더 두려워?” 엄진우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진대강을 내려다보았다. 진대강은 창고 안의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윤씨 가문을 생각하면......“엄 대표님, 그건 엄 대표님이 아직 윤씨 가문의 실력을 잘 몰라서 하는 말씀이세요. 윤씨 가문은 아직 진짜 실력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말 한마디만 해도 당신을 상대할 수 있다고요. 하지만 우리는 감히 그 말 한마디를 어기지 못해요. 명령을 어긴다면 죽음밖에 없으니까요.” 한숨을 내쉬는 진대강의 두 눈에는 온통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건가?” 엄진우는 담배를 다 피우고 구두창으로 꽁초를 비벼 끄며 웃었다. “맞아요, 엄 대표님. 정말 어쩔 수 없었어요. 아니면 왜 돈 버는 일을 하지 않겠어요?” 진대강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정말 어쩔 수 없었어요!” “하하, 어쩔 수
진대강은 엄진우가 자기에게 먹인 단약의 정체를 모른 채 얼떨결에 송강호의 별장으로 와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무거운 문이 열리며 어마어마한 거실이 보였다. “진대강? 네가 여긴 무슨 일이야?” 진대강을 본 송강호는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그에게 있어 진대강은 칼 한 자루도 아닌 아무렇게나 버려진 쓸모없는 몽둥이와도 같은 존재이다. “손 선생님, 엄진우가 전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엄지우...” 진대강이 말하고 송강호가 대답하려는 그때, “퍽”하는 소리와 함께 진대강은 몸이 터져 살점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송강호의 몸에도 그의 피와 살점이 흥건하게 튀었다. 그는 안색이 새파래지더니 이내 살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엄진우, 지금 나한테 도전장 내민 거야?” 송강호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와 동시에 두려움도 솟구쳤다. 이때, 진대강의 몸이 한 번 더 폭발했다. 이건 엄진우가 이미 그의 신원을 밝혀냈을 뿐만 아니라 그의 거처까지 알아냈고 심지어 진대강이 그의 집에 도착한 시간대까지 정확하게 계산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너도 단지 가을의 메뚜기일 뿐, 오래 뛸 수는 없을 거야!” 송강호는 싸늘하게 웃더니 음흉하게 말했다. 그날, 비담 컴퍼니에서 주문한 자재들은 전부 공사장으로 옮겨졌고 다음 날 아침 공사장은 열기에 가득 쌓인 채 정식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비록 강남성의 건축자재 회사들은 비담 컴퍼니에 대한 거래를 풀지 않았지만 이 자재만으로도 한동안은 충분했다. 그만한 시간이면 다른 지역에서 자재를 주문해도 시간이 충분하다. 하지만 아무도 윤씨 가문의 공격이 이렇게 맹렬할 줄 몰랐다. 마치 진대강의 말처럼, 윤씨 가문은 아직 실력을 드러내지도 않았고 말 한마디면 엄진우를 상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윤씨 가문의 거물들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휘는 매장령에 서명했다. 전 세계를 통틀어 그 누구도 비담 컴퍼니와의 협력과 거래를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유효할까? 법적 효력 면으로 봤을 때 이 매장령은 화
“다시 말하는데, 당장 집에 돌아와! 아니면 다시는 집에 발을 들이지 마!” 소지안의 아버지는 완전히 분노했다. 소지안은 왜 아직도 제경 윤씨 가문을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때가 되면 소지안뿐만 아니라 소씨 가문 전체가 휘말려 들 것이다. “말했잖아! 지금은 못 가!”말을 마친 소지안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녀는 조금 피로해진 눈을 비비며 책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다. 사무실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손님,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비켜!” 위엄 넘치는 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이 열렸고 상대를 확인한 소지안은 깜짝 놀랐다. “아빠, 여긴 어떻게 왔어?” 소지안은 너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찾아오지 않으면 너 때문에 우리 소씨 가문이 망할 거야!” 소지안 아버지의 말투는 더없이 싸늘했다. “아빠, 아무리 제경의 윤씨 가문이라고 해도 우리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요!” 소지안도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비록 아직까진 희망이 보이진 않지만 늘 기적을 만들어 내는 그 남자의 모습이 떠올라 소지안은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 “대응? 뭘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거지?” 소지안의 아버지는 경멸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직원도 거의 없는 회사가 어떻게 대응한다는 거야? 윤씨 가문은 아직 손도 쓰지 않았어.” “아빠, 아무튼 전 아빠랑 같이 돌아가지 않아.” 소지안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야! 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 소지안의 아버지가 손을 흔들자, 함께 온 몇 명의 경호원들이 소지안에게 달려들었다. “아가씨, 실례하겠습니다.” 경호원들은 소지안을 묶어 강제로 데리고 가려고 했다. 심지어 비담 컴퍼니의 경비들은 이미 사직한 상태라 그들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멈춰!” 이때 엄진우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