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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오늘 밤에는 일이 좀 있어서 다음에 보자.”

엄진우는 시간을 벌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안 돼요. 선생님 저랑 약속했잖아요. 어떻게 약속을 어길 수 있어요. 지금 당장 선생님 집 앞에 갈 거예요. 만약 안 나오시면 계속 밖에서 기다릴 거예요.”

이미영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미영이 엄진우의 주소를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어차피 엄진우는 학교에서 제공한 별장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20분 후 엄진우는 메시지를 받았다.

“도 선생님, 저 선생님 집 앞에 도착했어요.”

엄진우는 거실 창가로 다가갔다. 예상대로 이미영은 대문 밖에서 고집스러운 얼굴로 서 있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고는 커튼을 다시 내렸다.

이미영의 납치는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 중 이미영만이 전혀 상황을 모르고 있다. 그래서 그들을 구하기 위해 자살까지 시도한 엄진우는 그녀의 눈에 영웅이 된 것이다. 다시 만난 엄진우에게 이미영은 열정적으로 다가갔지만 그런 마음은 왜곡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러한 이유나 두 사람의 신분 문제를 고려해도 엄진우는 이미영과 거리를 두어야 했다.

쏴!

갑자기 밖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엄진우는 소파에 앉아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다시 창가로 가서 커튼을 열었다.

이미영은 여전히 밖에 서 있었다. 폭우 속에서 그녀는 몸이 휘청거리며 위태로워 보였다.

엄진우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이를 악물고 아래로 내려갔다.

집 문을 열자 이미영이 환하게 웃었다.

“너...”

엄진우가 막 말을 꺼내려던 순간 이미영은 몸을 휘청이며 쓰러졌다.

엄진우는 급히 그녀를 부축해 차에 태웠다.

차 안에서 엄진우는 진기를 사용해 이미영의 체내 냉기를 내보냈지만 그녀를 깨우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영을 집으로 데려가는 것은 절대 안 될 일이었다. 만약 누군가에게 발각된다면 엄진우는 해명할 길이 없게 된다.

비록 그의 치료 덕분에 이미영은 무사했지만 엄진우는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가 가족들에게 맡기기로 결심했다.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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