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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멀지 않는 곳에 오윤하는 단단히 묶여 있었고 온몸에는 얇은 실크 잠옷 하나만 입고 있었으며 하얀 다리에는 여러 개의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게다가 머리는 헝클어지고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평소의 그 귀족 공주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마치 날개를 잃은 봉황처럼 초라해 보였다.

엄진우는 혼잣말로 말했다.

“이 여자에게도 이런 날이 오다니. 북강 제일 공주가 납치당할 때도 있네.”

그녀의 말을 들어보니 습격한 사람들은 바로 그녀를 노리고 온 것이고 대단한 배경을 가진 것 같았다.

엄진우는 상황을 먼저 파악하기 위해 은밀하게 숨어 있었다.

그때 그녀 앞에 서 있던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 남자가 웃으며 그녀의 턱을 잡았다.

“오윤하, 너 지금 무슨 처지인데 감히 우리에게 큰소리야? 아직도 네가 북강 오씨 가문의 공주라고 생각해? 우린 네 삼촌의 명령을 받아 널 제거하러 왔어. 나중에 네 죽음은 성안시 최고의 악당 예강호가 한 것으로 꾸며질 거야. 오씨 가문을 놓고 말하자면 그저 한 명의 후계자가 죽은 것뿐이야. 또 한 명을 찾으면 되지 뭐. 하지만 그때가 되면 아무도 널 기억하지 않을 거야. 결국 네가 북강에서 너무 거만해서 많은 가문 내부의 거물들을 적으로 돌렸으니까.”

사람들은 크게 웃었다.

오윤하의 눈은 붉게 충혈되었다.

“그럼 날 죽여. 단칼에 끝내줘. 그렇지 않으면 내가 한 번이라도 기회를 잡으면 너희들 그리고 너희의 가족 모두를 남김없이 죽여버릴 거야.”

이 말을 끝내자마자 그녀의 하얗고 부드러운 얼굴에 갑자기 따귀가 날아왔다.

‘짝’ 소리가 나며 그녀의 얼굴에는 피범벅이 된 손자국이 남았다.

“우릴 죽인다고? 우릴 위협해? 넌 지금 아무것도 아니야. 입으로만 우리 가족을 죽이겠다는 거야?”

그들은 그녀의 입을 열고 혀를 장난치듯 만지며 말했다.

“쯧쯧. 나라를 망칠 여자네. 침조차도 이렇게 매력적이라니. 뭔가를 입에 넣으면 어떤 느낌일까?”

그들이 음흉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며 오윤하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너희들 감히.”

“넌 이미 포로야. 우리가 못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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