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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내가 요구했다고 전해. 누가 막고 싶다면 막아보라고 해.”

엄진우의 홀쭉한 얼굴에는 차가운 살기가 스쳤다.

“그들이 그 자리에 안정적으로 앉아 있을 수 있는 이유가 내가 힘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원하기만 하면 용국의 황제가 누가 될지도 몰라. 예수님이 와도 못 막아.”

이 말을 들은 이보향은 깜짝 놀랐다.

이런 말은 절대 명왕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오늘 엄진우는 분노에 완전히 휩싸여 이런 대역부도한 말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명왕에게는 그런 발언을 할 자격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용국에서 가장 강한 남자이기 때문이다.

이보향은 이런 모습에 오히려 엄진우에게 더욱 매료되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바로 청용전신의 시신을 태양신전으로 보내 국장을 열게 하겠습니다. 방해하는 자는 명왕의 적으로 간주할 거시며 즉시 죽이겠습니다.”

엄진우가 말했다.

“응.”

그리고 혼자 우울하게 걸어가면서 말했다.

“혼자 조용히 있고 싶으니 아무도 따라오지 마.”

그는 군영 밖으로 달려가 혼자 생각에 잠겼다.

머릿속에는 청용과의 추억들이 떠올랐다.

청용의 비참한 죽음은 그에게 너무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그는 범인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이 일을 생각하면 자기를 때리고 싶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남자라면서 이 정도로 무능하다니.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사람이겠지.”

엄진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휴대폰을 열어보니 예우림이 자기에게 전화를 여러 번 걸었음을 발견했다.

“맙소사. 예 대표를 까먹었어. 큰일이야.”

엄진우는 깜짝 놀랐고 그제야 그런 일이 있었음을 기억해 냈다.

급히 전화를 걸어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다.

결국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이 없었다...

예우림은 이번에 정말로 화가 난 것 같았다.

“에휴, 불행은 겹친다더니.”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청용은 죽고 예우림은 화를 내고. 왜 이 많은 불행한 일들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걸까? 창해시를 돌아가야만 예우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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