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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적이 방심하지 않았더라면 명왕님을 만날 수 없었을 겁니다.”

청용은 애써 웃으며 말했다.

“제가 끝까지 버티고 이렇게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명왕님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엄진우는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까지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다. 이것이 그의 첫 번째 눈물이었다.

“너, 절대 죽지 마! 내가 꼭 널 살릴 방법을 찾을 거야. 그전까지는 절대 죽지 마.”

“컥컥컥. 명왕님은 여전히 예전의 그 기세와 패기를 가지고 계시군요.”

청용은 힘겹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제 인생에서 명왕님과 함께한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이젠 충분히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말을 마친 청용의 눈꺼풀은 서서히 감겼다.

“명왕님, 제발 복수하지 마십시오. 뷔젠트의 이 일은 거대한 음모일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모두를 하나하나 죽이려는 계획일 수 있습니다. 개입하지 않으면 북강은 그나마 살길이 있겠지만 개입한다면 명왕님조차도 무고한 재앙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다시 태어나면 다시 형제처럼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

“안 돼! 죽지 마!”

엄진우는 청용의 생명력의 급속한 감소를 느끼며 더욱 강하게 진기를 주입했다.

“누가 죽으라고 했어? 누가 죽는 걸 허락했어?”

그러나 아무리 모든 힘을 다해도 청용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청용은 전신으로서 이미 드높은 전투력을 가진 존재였다. 하반신이 잘린 상태에서도 이만큼 버텼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엄진우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생사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했다.

몇 분이 지나자 청용은 결국 영원히 눈을 감았고 입가에는 미소가 남아 있었다.

엄진우는 세상이 무너진 듯한 느낌을 받아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성인이 된 후 그는 가족을 잃은 경험이 없었다.

북강에서 시체와 피가 넘치는 것에 익숙한 그도 이처럼 큰 고통을 견디기 힘들었다.

엄진우가 말했다.

“용아, 널 죽인 사람이 누군지 알려 주지 않은 것은 내가 복수하러 가는 것을 막으려는 거지. 너의 그런 마음은 이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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