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대 수진 가문도 최고 등급의 현상금을 걸었어. 그의 목숨에 2백억을 걸었다고!”엄진우는 깜짝 놀랐다. “그렇다면 예강호는 이제 모두의 타깃이 된 건가?”“움직이는 현금 인쇄기가 따로 없지. 어떻게 생각해?”엄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너무 어이없어. 안 돼. 반드시 범인을 찾아내야겠어.”그렇지 않으면 예강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자기에게도 피해가 올 것이다. 9대 수진 가문 사람들은 예강호가 자기에 의해 구출된 것을 알고 있으니 찾아오는 것은 시간문제다.소지안이 말했다.“안 자고 갈 거야?”“급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어. 다음에 자고 갈게.”엄진우는 소지안의 고운 코를 살짝 꼬집더니 그녀의 옷깃을 따라 가슴을 살짝 만진 후 엉덩이를 툭툭 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간다.”소지안은 화가 나서 엄진우의 다리를 걷어차며 말했다.“이 변태, 빨리 꺼져.”엄진우는 웃으며 회사를 나섰고 이내 고풍스러운 옷을 입은 공나경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엄 대표님!”“어? 왜 아직 회사에 있어요? 내일부터 정식 출근인데.”엄진우는 걸음을 멈추고 놀라서 말했다.“사과하려고 왔어요. 오늘 일은 죄송해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공나경은 이를 악물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지금 시간 있으세요? 제가 식사 한 끼 대접하고 싶어요. 사과의 표시로요.”엄진우는 잠시 멈춰서 그녀의 가슴 부분을 살펴봤다. 조금만 고개를 숙이면 전부 볼 수 있었다.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뜻밖이네요. 먼저 초대하다니요. 또 무슨 미인계로 날 시험하려는 거 아니죠?”공나경은 당황하여 화를 냈다.“무슨 소리예요. 대표님이 하라고 해도 안 할 거예요.”엄진우는 웃으며 말했다.“이제 제가 아는 공나경 씨답네. 어디서 먹을 건데요?”공나경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럼 받아들이는 건가요?”엄진우는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공나경은 기뻐하며 말했다.“근처에 아주 괜찮은 샤부샤부가 있어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소고기
엄진우는 어두운 안색으로 아무 말 없이 빠르게 떠났다.공나경은 아직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얼굴이 약간 창백해졌다.“무슨 일이지? 갑자기 저렇게 무서워지다니.”이 남자 왜 항상 이렇게 신비로운 거지?......예우림의 집.이 순간 삿갓을 쓰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소파에는 장미꽃을 든 젊잖은 남자가 정장 차림으로 여유롭게 앉아 있었는데 얼핏 보면 바람둥이 같아 보였다.맞은편에는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진 예우림이 있었다.집에 들어온 엄진우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예 대표, 이 자식들이 당신 몸에 손댄 거야?”예우림은 고개를 저었지만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다.“늦지 않았군.”그 남자는 한 손을 소파에 얹고 다리를 꼬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엄진우, 아직 예우림의 머리카락도 건드리지 않았어. 다만 앞에서 몇 사람을 해체했을 뿐이야. 하하! 걱정마. 시체는 모두 당신 냉장고에 담아 두었어. 모두 우리 대장님을 해칠 수 있는 용의자들이야. 죽어도 마땅한 자들이지. ”엄진우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분노에 불타올랐다.예우림이 이렇게 겁에 질린 이유를 알았다. 이건 자기에게 보내는 경고였다.“예강호는 어딨어?”남자는 화제를 돌리며 친절하게 웃었다.“데려오지 않았어.”엄진우가 말했다.말이 끝나자마자 방 안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이 자식이 감히 우리 소 부대장께 그렇게 말하다니. 살고 싶지 않아?”한 남자가 벌떡 일어나며 눈을 부라렸지만 곧 소 부대장에게 뺨을 맞았다.“우리는 손님이고 이들은 주인이야. 예의를 지켜. 실수로 죽이면 어디 가서 예강호를 찾겠어?”소 부대장은 일부러 훈계하는 척했다.바보라도 경고임을 알 수 있었다.그 말을 하고 나서 피식 웃으며 엄진우를 바라보았다.“나는 드래곤 크루의 부대장 소나준이야.”엄진우는 무표정으로 말했다.“내 앞에서 연극해봤자 소용없어. 사람 내놔.””예강호를 내게 넘기면 돌려주지. 그리고 테이블 위의 2억도 마음대로 가져가.”소나준은 더욱 환하게 웃
“예강호를 데려와! 그러면 당장 멈추고 네 여자를 살려주겠어... 완전한 상태로 말이야.”소나준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게다가 너는 미래의 드래곤 크루 대장의 은혜를 얻을 수 있어.”엄진우는 조용히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단 백작, 이번 일은 당신이 처리해 주어야 할 것 같아. 난 내 아내가 손톱 하나라도 다치는 것을 원치 않아.”“명령에 따르겠습니다.”건장한 체구에 화려한 옷을 입은 백발의 노인이 손을 모으고 걸어 들어왔다. “장신백?”소나준은 순간 멍해졌다.엄진우가 그 흉악하고 난폭하기로 소문난 당씨 가문의 노백작, 단은명을 부릴 수 있다니. 이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단은명이 물었다.“날 아는가?”소나준은 얼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성안의 노귀족! 제경에서 우리 성안으로 이사 온 용국 백작님! 제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단은명은 말했다.“그렇다면 즉시 사람을 풀어줘라. 오늘 일은 내가 중재인으로서 보증하겠다. 엄진우 씨는 더는 너희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야.”소나준의 웃음이 사라졌다.“노백작님? 우리 드래곤 크루의 일에 간섭하는 겁니까?”“드래곤 크루는 말 그대로 우리 용국 귀족의 개에 불과해. 자기의 분수를 알아야지.”단은명은 싸늘하게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내 명성으로 너를 대장에 올릴 수 없을지 모르지만 네가 평생 그 자리에 오를 수 없도록 할 수 있어. 성공은 못 시켜도 실패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나의 능력이야. 한번 시험해 볼 텐가?”그의 압도적인 발언에 방 안은 한순간 소란스러워졌다.소나준은 웃음이 사라지고 이내 안색이 일그러졌다.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엄진우! 단씨 가문의 연줄로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예강호는 내가 꼭 잡을 거야. 하느님이 와도 막을 수 없어.”말이 끝나고 소나준은 예우림의 허리에서 폭탄을 풀어주며 말했다.“사람은 네게 주겠어. 하지만 이 일은 끝난 게 아니야.”단은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엄진우 씨,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소나준의 얼굴은 완전히 창백해졌다. 둔해진 그의 두뇌는 이제야 다가오는 두려움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엄진우가 바로 사호준을 죽인 강자였던 거야? 세상에! 손도 대지 않았는데 순간 부하들을 다 죽였어.소나준은 심지어 과감한 생각이 떠올랐다.설마 이 녀석이 시천민을 죽인 건가? 이거 자살 행위 아니야. 내가 지금 무슨 괴물을 건드린 거야.“너...”그는 뒤돌아보며 소름 끼치는 목소리로 말했다.“뭐 하려고? 노백작님이 이미 말했잖아. 우리가 사람을 풀어주면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노백작님의 체면도 고려하지 않는 거야? ”엄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노백작의 체면? 내가 왜 고려해야 하지? 노백작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단은명은 단호하게 말했다.“없지요. 제 따위가 무슨 자격으로 엄진우 씨에게 체면을 요구하겠어요?”단은명의 이런 아첨하는 태도는 소나준을 완전히 혼란에 빠뜨렸다.“당신들 지금 나 가지고 노는 거야?”“넌 죽어줘야겠어.”엄진우가 또박또박 말했다..“엄진우 제발 그만해. 사람 죽이면 큰일 나...”예우림은 엄진우를 말리려 했지만 엄진우는 곧바로 예우림을 기절시켰다.“잘 자.”예우림의 목숨을 인질로 삼아 위협한 소나준을 반드시 죽어야 한다.쾅!공포스러운 압박이 엄진우의 몸에서 폭발했다. 소나준의 온몸은 뼈가 우드득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 날 것처럼 흔들렸다.“아아아!”그는 즉시 피가 터지고 전신이 경련을 일으켰다.“난 죽을 수 없어. 아직 대장이 되지도 못했고 높은 자리에 올라 권력을 누려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여기서 죽을 수 있어.”죽음에 직면한 소나준은 놀라운 힘을 발휘하며 엄진우의 압박을 견디고 도망치기 시작했다.단은명은 놀라며 말했다.“엄진우 씨...”“도망 못 가. 지금 이 상태로는 밖에 나가 15분을 버티지 못하고 죽을 거야.”엄진우는 확신에 차 말했다.“조급해할 필요 없어. 천천히 죽는 것도 나쁘지 않아.”이것이 그가 소나준을 바로 죽이지 않고 숨을 남겨둔 이유였다. 소나준이 도망친 지
엄진우는 기사를 잡아 흔들어 깨웠다.“당신 누구야?”기사는 깜짝 놀라 깨어났다.“어...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이미 죽은 거 아니었나.”“그래서 넌 대체 누구야?”엄진우는 그의 뺨을 때려 얼굴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게 했다.“그만 때려. 난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야. 주식에 몇억을 잃고 빚에 시달려 살고 싶지 않았어. 죽기 전에 누군가를 데려가려고 했을 뿐이야. 그래야 이 세상에 온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는 얼굴을 감싸며 불쌍한 척했다.엄진우의 칼날 같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그런데 왜 하필 이 사람이야?”“모르겠어. 아무나 치고 싶었어. 그 사람은 그냥 운이 나쁜 거지.”“거짓말 마.”엄진우는 분노로 그의 목을 졸랐다.“만약 아무나 치고 싶었다면 왜 평범한 회사원이 무겁고 큰 트럭을 몰았겠어. 보통 사람을 죽이려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진실은 기사가 죽이려는 사람이 강력한 무도종사임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계획된 살인이었다.진실이 밝혀지자 기사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두려움에 떨었다.“난 살인을 계획하지 않았어. 오해라고. 누군가가 돈을 줬어. 큰 트럭을 몰고 사람을 치라고 했어. 이 트럭도 그 사람이 준비한 거야.”“그 사람이 누구야?”“몰라. 내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어. 시키는 대로만 하면 3천만 원을 주고 내 가족에게 10억을 준다고 약속했어.”엄진우는 몇 초 동안 침묵했다.“정말 멍청하군. 배신당해도 모르다니. 내 생각이 맞다면 당신 가족은 이미 죽었을 거야...”기사는 크게 놀라며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 그 사람이 약속했어. 그리고 3천만은 이미 내 계좌에 입금됐어.”“집에 가서 확인해 보면 알겠지.”엄진우는 무심하게 말했다.기사는 망설이며 말했다.“좋아. 가보자. 내 가족이 죽었다고 저주한 네가 나를 살려줬다고 해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두 사람은 곧장 기사의 집으로 갔다.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피 냄새가 났다. 그의 아내와 아이들은
“9월10일, 드래곤 크루의 두 부대장이 12시간 안에 한 명은 신비롭게 실종되고 다른 한 명은 자택 욕조에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됐다.”“9월11일, 9대 수진 가문 중 하나인 고씨 가문의 가주가 고압 전기에 감전사했다. 두 명의 경호원도 동시에 실종되어 내통한 것으로 의심된다.”“같은 날, 강남 무도랭킹 상위 10위 중 한 명이 거리에서 죽고 한 명은 클럽에서 죽고 또 다른 한 명은 강에서 죽었다.”“9월12일, 군부의 또 다른 거물인 광도전신도 자택에서 총으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됐다.”“9월13일, 바로 오늘. 강남 무도랭킹 상위 10위 중 두 명이 거리에서 원한으로 살해됐고 시체도 찾을 수 없었다.”예우림은 휴대폰으로 뉴스를 보면서 경악했다. 그녀는 엄진우를 올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며칠 만에 성안에 대량의 최강자들이 연이어 죽고 있어... 지금 성안은 전부 불안감에 휩싸여서 모두가 죽음의 그림자에 덮여 있는 것 같아. 우리 창해시로 돌아가자. 여기 너무 혼란스러워. 전혀 안전하지 않아.”불행한 일이 정말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다.엄진우는 같은 걱정을 했지만 예우림 앞에서는 자기의 불안을 억누르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예 대표, 내가 있는데 뭘 걱정해? 안심해. 나쁜 사람들은 당신을 건드릴 수 없어.”예우림은 검은 스타킹을 신은 다리를 꼬고 화가 나서 말했다.“못 알아듣겠어? 난 내 자신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당신을 걱정하는 거라고. 이 며칠 동안 이렇게 많은 사망 사건이 일어났는데 모두 성안의 유명한 강자들이었어. 누군가가 뒤에서 세밀하게 계획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아마도 시천민을 죽인 범인일 수도 있어.”그녀는 엄진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말했다.“만약 어느 날 그들이 당신을 노린다면 어떻게 할 거야?”엄진우가 9대 수진 가문을 손쉽게 제압한 것은 곧 밝혀질 것이고 그들이 그것을 알게 되면 엄진우도 사냥감이 될 것이다.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당장 떠날 수 없었다.내일은 약신대회가 열리는 날이고
“알았어. 약속할게.”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예우림이 겉으로는 무심한 듯 행동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자기의 안전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예우림은 눈물을 닦으며 단호하게 말했다.“난 안 갈 거야. 겁쟁이는 내 스타일이 아니니까. 그렇지 않으면 당신 상사로서 자격이 없어.”엄진우는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이게 내가 기억하는 예 대표지. 여왕 같은 여인! 드디어 돌아왔군.”그러고 나서 예우림의 안전을 고려해 엄진우는 그녀에게 먼저 비담 컴퍼니로 피신할 것을 제안했다.첫째, 회사에 사람이 많아 범죄자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을 것이고,둘째, 소지안이 소씨 가문의 힘을 빌려 예우림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내일이 약신대회야. 내가 이 성안에 온 궁극적인 목적이지.”엄진우의 눈빛은 날카로웠다.처음 성안에 온 것은 뷔젠트가 약신대회를 이용해 풍파를 일으키는 것을 막고 강남성, 용국의 경제 중심을 파괴하려는 계획을 좌절시키기 위해서였다.이때 예우림의 원래 저택 위로 군용 헬리콥터 한 대가 윙윙거리고 착륙했다.거기서 키 크고 어깨가 넓으며 군복을 입은 젊은 남자가 내려왔다. 그는 사각턱에 검은 눈썹과 별처럼 빛나는 눈을 가지고 있었고 그 자체로 위엄을 풍겼다.“용아, 상처는 다 나았어?”엄진우는 막 녹차 한 잔을 우려내던 중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오랜 친구를 보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청용은 한쪽 무릎을 꿇었다.“죄송합니다. 명왕님을 걱정시켜 드렸습니다. 반달 동안의 요양 끝에 상처가 완치되었고 힘도 배로 증가했습니다.”“날짜를 잊지 않았군. 내일이 약신대회야. 뷔젠트를 한 번에 처리할 최고의 기회지.”청용은 주먹을 꽉 쥐며 이를 갈았다.“죽은 형제들을 위해 복수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날을 기다리는 동안 하루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졌습니다.”엄진우는 웃었다.“여전히 성급한 친구군.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도 바로 네 그 투지야. 내일 준비는 잘 됐지?”“약신대회 장소에 이
“상대의 실력은 무왕을 압도했으며 1분도 채 안 되어 무왕의 경락이 모두 부서져 거의 폐인이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무왕은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금선탈각의 비법을 사용하여 가사 상태로 상대를 속여 간신히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가한 상처는 너무나 심각했습니다. 무왕은 어쩔 수 없이 성안 내 유일한 귀족인 저희 저택으로 찾아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단은명은 긴급하게 설명했다.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모두 물라나. 내가 직접 치료하겠다.”단은명은 즉시 수십 명의 의사와 간호사를 물러나게 했다.“다들 물러서. 여긴 당신들의 할 일이 없어.”엄진우는 앞으로 나아가 맥을 짚었다.그의 행동을 보자 수술용 메스를 들고 있던 의사들은 급히 말했다.“환자는 지금 대출혈 상태에 있어요. 곧 죽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학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전신 기관이 빠르게 붕괴하고 있습니다. 즉시 봉합 처리를 해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맥을 짚다니? 한의사들은 항상 이런 식으로 일을 저지르죠.”단은명이 부른 이 사람들은 모두 성안 최고의 외과 의사들이다. 그들은 한의학을 극도로 경멸하고 있었다. 지금 바쁘게 일하고 있다가 한 한의사가 대신하게 되니 당연히 반감했다.엄진우는 그들을 무심히 쳐다본 뒤 한 손으로 무왕의 피투성이가 된 상처를 살짝 건드렸다.눈으로도 보일 정도로 무왕의 상처에서 피가 멈췄다.모두가 경악했다.“말도 안 돼. 우리가 반 시간 넘게 해도 피를 멈추지 못했는데.”엄진우는 싸늘할 게 말했다.“입 닥치고 나가. 알겠어?”상황이 긴박하여 그는 한 마디라도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단은명은 손뼉을 치며 말했다.“다 내보내!”즉시 열 명의 집사를 불러 이 의사와 간호사들을 쫓아냈다.엄진우는 즉시 진기를 주입한 은침을 꺼내어 빠르게 무왕의 몸에 꽂았다.몇 초 지나지 않아 엄진우는 멍해졌다.“이게 살아 있는 사람의 몸이야? 완전히... 완전히 썩었어!”장기가 완전히 썩어버렸
남자는 여전히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이때, 서관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남자는 순간 멍해지더니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엄진우를 힐끗 쳐다보았다. 설마... 진짜일 리가 없겠지? 전화를 받자마자 쏟아지는 것은 거친 욕설이었다. 한편 제경에는 피를 동반한 권력 변화가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보수파는 이용진을 잡은 후 야망이 커져 이 기회에 급진파의 장로들을 모두 제거하려 했다. 급진파의 장로들은 이용진 사건에서 이미 한발 물러섰지만 보수파의 끝없는 욕심을 보고 더는 참기 어려웠다. 양측은 격렬한 충돌을 벌이다 큰 전쟁으로 번졌다. 결국 제경 전역을 봉쇄하고 계엄령을 내렸지만 양측의 교전으로 제경 내부는 화약 냄새가 자욱했다. 하지만 이 충돌은 전 국토로 확산되어 전국적인 전란의 위기를 몰고 왔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 대장로가 깨어났다. 몇 년 전, 대장로는 북강 명왕을 해임한 후 깊은 잠에 빠졌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깨어난 것이다. 혼란스러운 제경과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두 파벌을 본 그는 상황이 되돌릴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반쪽짜리 명왕령을 당장 엄진우에게 가져가고 제경으로 불러들여라! 그때의 일은 내가 친히 설명할 것이다.” 대장로는 수십 년을 함께한 심복을 불러 명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진우는 반쪽짜리 명왕령을 손에 쥐게 되었다. 수년 전 그날, 엄진우는 명왕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이 반쪽 명왕령을 회수당했다. 이 순간, 명왕령은 드디어 온전한 하나가 되었고 이는 명왕이 다시 자리에 올랐음을 알리는 것이다. 제경에서 벌어진 모든 일을 알게 된 엄진우는 아무 말 없이 갑옷을 입고 무장했다. 전투의 기운은 살벌하게 하늘을 찔러댔다. 그는 급히 북강으로 향했다. 북강 잠룡곡. 그곳에는 50만 북강 군대가 수년간 매복해 있었다. “북강군이여, 명령을 받들라!” 긴 외침과 함께 전쟁의 신, 북강 명왕의 모습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50만 북강군은 흥분에 휩싸여 피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시암은 용국의 동남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인데 용국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암의 많은 재벌은 지난 100~200년 동안 용국에서 이민으로 건너간 사람들이다. 현재 시암의 갑부 역시 그중 하나였다. “아버지 성이 서씨야?” 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뭐 좀 아는구나? 얼마면 되겠어? 가격부터 말해.” 남자는 손을 휘저으며 수표를 꺼냈고 엄진우의 얼굴은 순간 싸늘해졌다. “네 아버지 그까짓 재산으론 내 엉덩이를 닦기도 부족해. 그런데 어디서 감히 큰소리야? 당장 꺼져!” 엄진우는 이 재벌 2세가 그저 방탕한 자식일 뿐, 실지 가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인간이란 걸 바로 알아챘다. 단지 남을 괴롭히고 돈으로 해결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저렴한 사람이니 더는 상대할 필요도 없었다.남자는 멍하니 엄진우를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신 미쳤어? 우리 아버지 시암 갑부라고! 그런데 그까짓 재산이라고?”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맞아! 네 아버지 말이야! 서씨 가문 자산을 합쳐도 200조를 넘지 못해!” 엄진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아, 이 새끼 허세 장난 아니네? 너 200조가 어떤 개념인 줄 알기나 해? 현금으로 바꾸면 너 같은 건 몇천 번도 깔아 죽일 수 있어.”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됐고... 애송이, 당장 여기서 꺼지지 않는다면 시암에 있는 네 아버지가 당장 날아와 널 혼내줄 거야.” 엄진우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남자를 쫓아냈다. “이 새끼 봐라? 감히 누구 앞에서 잘난 척이야? 너 돈에 깔려 죽고 싶어?” “말귀 못 알아듣는 놈이군, 당장 네 아버지를 불러줄게.” 엄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서관림 알죠?” 엄진우가 물었다. “선생님, 서관림은 무슨 일로 찾으시는지요? 당장 연락드리라 알리겠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서관림의 아들이
그녀는 아들이 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했길래 이런 원수를 사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고 아들이 정말 수많은 사람을 죽였는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아들이 그 수단들을 어디서 배웠는지, 긴 세월 동안 이렇게 숨 막히는 날들을 보냈는지 너무 걱정되었다. “집에 가서 얘기하자.” 엄진우는 하수희를 번쩍 안아 들고 회사를 떠났다. 가는 길에 엄진우는 가볍게 하수희의 머리를 쳤고, 곧 하수희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엄진우는 그녀의 일부 기억을 지워버렸다. 집에 돌아와 한참이 지나자 하수희도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 “진우야, 어쩐 일로 갑자기 돌아왔어?” 엄진우를 본 하수희는 반가움에 어쩔 줄 몰랐다. “나 일 때문에 먼 길 떠나기 전에 집에 좀 들러보려고. 근데 엄마는 왜 소파에서 자? 방에서 편히 자지.” 하수희는 몸을 일으켰다. 이상하다? 몸이 왜 이렇게 뻐근하지? “네 동생이랑 전화하다가 잠들었나 봐. 참 이상하네. 어떻게 말하다 말고 잠들었지?” 하수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손강호에게 납치된 기억은 전부 엄진우에 의해 지워졌다. 하수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젠 예전 같지가 않아. 좀 쉬고 있어. 엄마가 곧 밥 해줄게.” 말을 마친 하수희는 바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엄진우는 바로 회사로 돌아갔다. 소지안은 아주 신속하고 깔끔하게 회사를 정리했다. 엄진우가 부순 벽은 이미 수리되었고 회사 로비도 완벽하게 청소가 끝나 있었다. “손강호는 창고에 가뒀어. 어떻게 처리할지는 진우 씨가 결정해.” 엄진우가 오자 소지안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손강호가 창고에서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회사에 영향이 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요양원으로 보내. 쉽게 죽으면 안 되지.” 엄진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손강호가 제대로 남은 삶을 ‘즐길’ 수 있게, 엄진우는 돈을 들여서라도 그를 요양원에 보내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 바로 연락해
“그래, 빠져나간 쥐새끼가 없다면 지금쯤 손씨 가문은 16세 이하의 어린애와 70세 이상의 노인을 빼고 다 시체가 되었을걸.”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무자비한 수단을 쓰지 않으면 어느 날인가 상대도 같은 방식으로 그를 해치려고 할 것이다. 손강호의 안색은 그대로 굳어져 버렸고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때 엄진우의 휴대폰이 울렸다. 남궁민희였다. 엄진우는 전화를 연결하고 스피커폰을 켰다. “상황은 어때? 여기 손씨 가문의 장손이 들을 수 있게 상세하게 말해줘.” “손씨 가문 혈통 총 173명, 노인과 아이 52명을 제외한 나머지 100여 명은 이미 처단한 상탭니다.” 남궁민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풉! 손강호는 분노와 공포가 치솟아 피를 토해냈다. “말도 안 돼! 그럴 수 없어! 제경 손씨 가문이 어떻게!” 손강호는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허겁지겁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지옥에서 확인해.” 엄진우가 싸늘하게 웃었다. “미친놈! 미친 새끼야!” 손강호는 넋을 잃고 절규했다. “난 단지 네 엄마를 납치했을 뿐 해치지 않았어. 하지만 넌 우리 가문 전부를 죽여버렸어. 넌 악마야! 이 개새끼야!!” “너 같은 쓰레기를 낳은 손씨 가문도 도긴개긴이야. 손씨 가문 사람이 천 명이든 만 명이든 우리 엄마의 땀 한 방울보다 하찮다는 걸 기억해. 그리고 이건 너한테 대한 내 보복일 뿐이야. 감히 내 가족을 건드렸으면 이만한 각오는 했었어야지.” 엄진우는 손강호의 욕설도 무시하고 차갑게 말했다. 미리 후과를 생각하지 못한 손강호의 어리석음 때문에 손씨 가문은 이대로 전멸했다. “그렇다면 다 같이 죽어!” 손강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기폭 장치를 눌렀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 하나같이 두려움에 빠져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때, 불타는 기운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지만 엄진우는 태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용진 말이야... 끌려가기 직전까지 왜 나랑 정면으로 맞
“그 손 놔!” 이때,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강호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두 눈을 의심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름답다! 너무 아름답다! 심지어 소지안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를 가졌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존재하다니! “나경 씨, 여긴 왜 내려왔어!” 소지안은 너무 놀라 두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 내려오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했건만. “제가 어떻게 마음 놓고 숨어있어요.” 공나경의 몸은 가늘게 떨렸다.비록 마음속엔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그녀는 용감하게 나서기로 했다. 절대 소지안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좋아, 아주 좋아. 엄진우 아주 복이 많은 놈이군. 하지만 이젠 다 내 여자들이야. 용국을 떠나기 전에 이런 행운이 생기다니.” 손강호는 저도 몰래 침을 흘렸다. 그는 소지안을 놓고 다급히 공나경에게로 다가갔다. 공나경은 뒷걸음질 쳤지만 곧 코너에 몰리게 되었다. “하하, 아주 곱군!” 손강호는 두 팔을 벌리고 공나경에게로 달려들었다. 곧 공나경을 품에 안으려는데...쿵!회사 건물 외벽이 갑자기 무너지더니 무너진 틈 사이로 엄진우가 빠르게 다가와 손강호를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 손강호는 저만치 날아가며 빨간 피를 뿜어댔다. “네가 어떻게?” 엄진우를 본 손강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긴, 엄진우가 이용진을 무너뜨린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상대는 무려 용국 궁정의 장로인 이용진으로 엄진우의 가장 강력한 적수였다. 금방 승리를 거뒀으니 제경에서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어야 하는데... “널 빨리 죽이고 싶어서 말이야.” 엄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 여태 손강호를 살려둔 이유는 손강호가 창해시에 있는 한 이용진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지 계속 고민하느라 손을 대지 못할 것이고 그 사이에 엄진우는 이용진을 무너뜨릴 준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용진이 무너졌으니 더는 손강호를 남겨둘 이유가 없기에 그는 빠르게 비행기를 타고 창해시로 돌아왔다. “아쉽지만 늦었어
엄진우가 탄 비행기는 곧 착륙했고 휴대폰을 켜자마자 엄혜우에게서 온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를 발견했다. 순간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큰일이 아니면 엄혜우가 이렇게 많은 전화를 할 리 없었다. 엄혜우에게 전화를 걸려던 찰나, 엄혜우의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엄진우는 다급히 전화를 받았는데 입을 떼기도 전에 엄혜우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엄마가 납치당했어!” 순간 엄진우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고 주변의 공기마저 살기로 가득 찼다. “알았어. 걱정하지 마. 엄마는 무사할 거야.” 엄진우는 바로 전화를 끊고 남궁민희에게 연락했다. 남궁민희는 아직 제경에 있었는데 아직도 침대에 나른하게 누워있었다. “제경 손씨 가문 정보 가진 거 있어?” 엄진우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 그는 하수희를 납치한 사람이 손강호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창해시에 그와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용의자는 단 한 사람, 바로 손강호였다. 더군다나 이용진이 방금 체포된 상황에서 그의 어머니가 납치되었다면 손강호 이외에는 범인이 따로 없다. “있어요!” 화가 난 엄진우의 목소리에 남궁민희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손씨 가문은 이씨 가문 라인이죠. 우리가 날려 보낸 몇천 명의 사람 중에는 손씨 가문 사람도 있었어요.” “16세 이하의 애들과 70세 이상의 노인을 제외하고 전부 처형해.” 엄진우의 얼굴은 사나운 기색으로 가득 찼다. 이것이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 엄진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북강의 지배자였고 천 리를 피로 물들인 적이 있었다. 그의 행동은 항상 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었으며 손강호 같은 패륜아를 길러낸 가문에 무고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노인과 어린아이를 살려둔 것만 해도 큰 자비였다. 만약 그가 여전히 북강을 통치하던 때였다면 손씨 가문의 개조차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네, 주인님.” 남궁민희는 굳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손씨 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소지안이 걸어 나왔다. 손강호는 소지안의 미모에 놀라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전에 사진으로 본 적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욱 아름다워 감탄한 것이다. “소 대표, 참 오래 걸리네.” 손강호는 소총을 들고 소지안에게 다가갔다. “날 찾은 이유가 뭐죠?” 소지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싸늘하게 물었다. 그녀는 이런 무법자들에게 겁에 질린 모습을 보여주면 그들이 더욱 날뛸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소 대표가 한 번 맞춰보지, 그래?” 손강호는 소지안의 턱에 총구를 대고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소지안은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그와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 “돈이 필요해요? 회사에 현금 20억이 있으니 당장 가져가도 좋아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고 신고도 안 할 테니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회사 계좌의 돈은 내가 당신에게 이체하려고 해도 그 돈을 가져갈 수 없어요.” 소지안이 침착하게 말했다. “소 대표 아주 대단하네.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침착할 수 있다니. 아쉽지만 내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야.” 손강호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뭘 원하죠?” 소지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원하는 건 바로 당신이야.” 말을 끝낸 손강호는 바로 손을 뻗어 소지안의 얼굴을 어루만지려고 했다. 하지만 소지안은 그의 손을 거칠게 밀어내며 두 눈을 부릅떴다. “내 몸에 손댄다면 당신은 이 창해시를 살아 나갈 수 없어요.” “소 대표 아주 강단 있네. 근데 그 우월함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설마 엄진우?” 손강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 진우 씨를 노리고 왔네요.” 소지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물었다. “역시 소 대표 정말 똑똑해. 어쩔 수 없어. 그 자식이 날 궁지로 몰았으니 나도 이럴 수밖에.” 손강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엄진우가 그를 궁지로 몬 건 사실이다. 창해시에서 그가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엄진우는 그를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쾅!굉음과 함께 문이 강제로 열리더니 손강호가 부하들을 데리고 집으로 쳐들어왔다. “당신들... 당신들 누구야?” 하수희는 깜짝 놀라 크게 소리쳤다. “누구냐고? 아줌마 납치하려고.” 손강호는 앞으로 세 걸음 다가와 하수희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단숨에 부숴버렸다. “잘 묶어서 끌고 가!” 손강호는 바람처럼 나타나 바람처럼 사라졌다. 엄혜우는 깜짝 놀랐다. 방금 그 사람들 도대체 누구지? 다행히 엄혜우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떨리는 손으로 바로 엄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엄진우는 비행기에 탑승 중이라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 “그쪽은 잘 진행되고 있어?” 손강호가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비담 컴퍼니 외벽에 이미 폭약을 설치했습니다. 터트리는 동시 건물 전체는 완전히 잿더미가 될 겁니다.” 손강호의 부하가 보고했다. “좋아, 곧 갈게.” 손강호는 그제야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빠르게 비담 컴퍼니에 도착해 손에 배낭을 든 채 당당히 걸어 들어갔다. “소 대표 만나러 왔어.” 예우림은 지금 제경에 있지만 손강호는 비담 컴퍼니의 부대표인 소지안도 엄진우의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예약은 하셨을까요?”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손강호는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예약하지 않으셨다면 먼저 예약부터 하셔야 합니다. 일단 부대표님에게 보고드린 후 전화로 시간 알려드리겠습니다.” 말을 끝낸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예약 표를 손강호에게 내밀었다. 손강호는 직원의 손을 내치며 들고 있던 배낭을 프런트 데스크에 던지며 지퍼를 확 열었다. “이걸로 예약할 수 있을까?” 배낭 안의 물건을 확인한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배낭 안에는 뇌관이 가득했다. 손강호는 배낭에서 소총을 꺼내 들더니 천장에 무차별로 사격을 퍼부었다. “다들 쪼그리고 앉아! 소리 지르는 것들은 바로 죽여버릴 거야!” 사람들이 비명을 지
이용진은 공허하고 멍한 눈빛으로 뒤로 한 걸음 휘청거리며 물러섰다. “데려가!” 검찰청 고위 책임자가 명령을 내렸다. 곧 용국 궁정의 원로였던 이용진은 증인과 증거물과 함께 경찰정으로 연행되었다. “오늘이 지나면 이씨 가문은 더는 존재하지 않아. 당신도 이젠 자유야.” 엄진우는 쓴웃음을 지은 채 한숨을 내쉬며 오동방에게 말했다. 오동방은 멍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했다. 갑작스러운 자유에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왜? 인생의 목표를 못 찾겠어?” 엄진우가 장난스럽게 묻자 오동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3년 넘는 시간 동안 모든 포부와 열정이 사라져서 앞길이 막막하네요.” “그럼 내가 일자리 구해줘?” 엄진우가 가볍게 말했다.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죠!” 오동방은 눈빛을 반짝이며 재빨리 대답했다. “내 손에 제약회사가 하나 있는데, 원한다면 수석 연구원의 자리를 주지.” 엄진우는 단지 농담으로 던진 말인데 오동방은 진심으로 그와 함께하길 바랐다. 비록 오동방의 의술은 엄진우의 지도하에 발전한 것이지만 그가 이를 완벽히 소화하고 응용하는 것을 보면 그의 의학적 재능과 능력은 충분히 입증된 것이다. 이런 인재가 합류한다면 회사는 반드시 더욱 강해질 것임이 분명했다. “좋아요! 전 무조건 선생님을 따를게요!” 오동방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엄진우의 말을 수락했다. “예우림이 지금 안강제약 인수 절차 때문에 제경으로 갔으니 오늘 바로 가서 합류하면 돼. 절차가 끝나면 함께 창해시로 돌아와 바로 취임해도 좋아.” 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오동방이 합류한 건 생각지 못한 수확이었다. “선생님은 같이 하지 않는 건가요?” 오동방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난 마무리해야 할 일이 좀 있으니 먼저 가 있어야겠어.” 엄진우는 살짝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창해시. 손강호의 부하들은 완전히 당황한 기색이다. “도련님, 이용진은 이미 몰락했습니다! 듣자니 엄진우라는 그놈이 한 짓이랍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