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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예우림!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예흥성은 화가 나서 수염마저 떨렸다.

“우리 같은 어른이 없으면 너도 없는 거야! 잊지 마, 난 너보다 훨씬 어른이야. 네 작은 할아버지라고!”

“예씨 가문 사람들과 한패라면 이 예우림의 어른이 아닌 적이 되는 거예요.”

예우림이 진지하게 말했다.

“우릴 쫓아내는 건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하지만 예씨 가문과 한통속이 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

이것은 그녀의 역린이나 마찬가지다. 예우림은 상대의 무시와 배척은 견딜 수 있어도 배신은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

그녀를 배신하면 죽어도 같이 죽는 것이다.

예우림의 기세에 잔뜩 풀이 죽은 예흥성은 하는 수 없이 말했다.

“그래, 약속하지. 예흥찬의 집사는 이따가 쫓아낼 거야.”

“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

이때 엄진우가 차분하게 말했다.

“아까 눈에 보이길래 바로 해결했어요.”

순간 예우림은 그대로 얼어붙더니 엄진우를 빤히 쳐다봤다.

와, 역시 이 남자야.

예흥성 역시 잠시 멈칫하다가 얼굴에 경련을 일으켰다.

“빨리! 예흥찬이 보낸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

“어르신! 머... 머리가 잘렸습니다.”

한 메이드가 사색이 되어 말했다.

“네가 그자를 죽였어.”

예흥성은 완전히 멘붕이었다.

이젠 끝장이다. 예흥찬이 가장 신뢰하는 집사를 죽였다는 건, 두 집안이 완전히 등을 돌리게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감님,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겠죠?”

엄진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물었다.

“예흥찬 그 교활한 늙은이가 대가리가 잘린 집사를 본다면, 과연 영감님의 말을 믿어 줄까요?”

예흥성은 어찌할 바를 몰라 그대로 얼어붙었다.

엄진우가 계속 말했다.

“예 대표, 영감님이 성의가 없으시니 우리도 더는 여기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 가자.”

“그래.”

예우림은 협조적으로 대답했다.

“잠깐!”

그러자 예흥성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두 사람을 재빨리 막았다.

“일단 우리 집에서 잠시 쉬게. 내가... 내가 바로 답을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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