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나무 막대기를 힘차게 내려쳤지만 예우림의 등에 떨어지지 않았다.방선인은 텅 빈 두 손을 바라보고 눈이 튀어나올 듯 놀라며 말했다.“막대기가 어디 갔지?”“당연히 제 손에 있죠.”엄진우는 나무 막대기를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방선인은 깜짝 놀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당신 뭐 하는 거예요? 제 의식을 방해하면 천벌을 받을 겁니다! 알겠어요?”엄진우가 말했다.“아, 상관없어요. 전 하늘도 두렵지 않으니까 천벌도 두렵지 않아요.”이 말이 떨어지자 모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노부인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외쳤다.“당장 입 닥쳐! 대체 무슨 불경스러운 말을 하는 거야. 우리 집이 천벌을 받기라도 바라는 거야?”예흥성도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엄진우, 하늘이 보고 있어. 말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두 사람 다 돌아가. 이 일도 여기서 끝이야.”“안 돼요 할아버지. 저건 엄진우의 생각일 뿐 제 뜻이 아니에요.”예우림은 고개를 홱 돌려 잔뜩 화를 내며 말했다.“엄진우, 날 위해 그러는 거 알아. 하지만 이 일은 내 결심이 확고해. 이 협력을 꼭 성사시켜야 해. 막대기를 방선인에게 돌려줘.”이 말을 들은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아. 돌려줄게. 하지만 조건이 있어. 방선인이 진짜 신선임을 증명해야 해.”노부인은 화가 나서 말했다.“방선인은 우리 집에 십 년 넘게 살면서 우리 가문이 번영하고 재물이 끊이지 않게 했어. 방선인의 진정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겠어? 넌 정말 무모한 애송이구나!”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전 그냥 무모한 애송이 맞아요. 그러니까 제가 확인해 봐야겠어요.”방선인은 짜증스럽게 말했다.“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엄진우는 막대기를 휘두르며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신선이라면서요? 그럼 제가 이 막대기로 당신 얼굴을 때릴지 말지 맞춰봐요.”방선인은 잠시 당황했지만 화를 내며 말했다.“안 때릴 거요.” 퍽!엄진우는 막대기로 정확히 그의 얼굴을 가격했다.“신선도
깜짝 놀란 예우림은 식은땀을 흘렸다. 그녀는 엄진우를 향해 원망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했잖아. 방선인이 가짜인 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 사람들이 맹신하니까 나도 일부러 맞춰줬던 거야!” 엄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당신의 계획은 알겠지만 내가 있는 한 당신의 희생으로 목적을 이루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해.” “정말 고집불통이네!” 비록 예우림은 엄진우에게 한 소리 했지만 마음은 말로 할 수 없이 따뜻했다. 알고 보니 엄진우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이다. 예우림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다급히 상황을 수습했다. “작은할아버지, 노부인 죄송합니다. 이 사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여러분이 방선인에게 끌려다니는 것을 도무지 볼 수 없어 그런 것뿐이에요. 여러분이 오늘날의 위치에 오른 건 모두 노력의 결과이지 선인의 공로가 아니에요.” 하지만 노부인과 예흥성은 그닥 이해력이 좋지 않았다. 예흥성은 바로 그들을 쫓아내려고 했다. “이 집에서 나가! 당장 나가!” 노부인도 메이드의 부축을 받은 채 두 사람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 “두 사람은 지옥에 갈 거야. 벼락 맞을 거야! 쫄딱 망해서 비참하게 죽을 거야!” “다들 잔뜩 흥분했네. 왜요? 찔리세요?” 엄진우는 전혀 개의치 않고 그들을 비웃었다. “현실을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요?” “방선인이 진짜 선인이 아니라도 해도 너희 둘을 믿는 것보다 나아!” 예흥성은 싸늘하게 말했다. “내가 왜 방선인이 아닌 두 외부인을 믿어야 하는 거지?” 엄진우는 예우림의 손목시계를 보더니 불쑥 입을 열었다. “10분 뒤면 주식시장이 열리겠네요. 제안을 드리자면 오늘은 다이아 그룹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게 좋을 거예요. 오늘 다이아 그룹은 상한가를 칠 거니까요.” “헛소리하지 마!” 예흥성은 그 말을 전혀 믿지 않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난 강남의 모든 상장 기업을 빠삭하게 꿰뚫고 있어. 다이아 그룹은 며칠 전 재단과의 소동으로 사
그리고 다이아 그룹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려면 적어도 엄청난 사건이 발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이아 그룹이 제경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내거나 연간 재무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파격적인 소식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단기간에 금복생은 그런 일을 이루어낼 수 없다. 그의 인맥과 영향력은 고작 강남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진우는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지성 그룹 지사 대표일 뿐이다. 그가 다이아 그룹에 그런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 그러니 그것은 불가능한 말이다. 예우림은 놀란 나머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부 정보라도 받은 거야? 오후에 다이아 그룹이 상한가를 기록할 거라고? 주가를 조작하는 세력이라도 있어?” 하지만 정말 내부 정보가 있었다면 강남 주식 시장의 금융 대부로 알려진 예흥성이 그보다 먼저 이 소식을 접했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승산이 높지 않았다. 그러자 엄진우는 장난스럽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맞춰봐.” 예우림은 입술을 깨물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냥 네 생각인 거야?” “뭐 그렇게 생각해도 좋아.” 엄진우는 빙그레 웃어 보였고 예우림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 진짜 너 한 대 치고 싶어. 아니 밑도 끝도 없는 일을 어떻게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 이럴수록 더 미움만 받을 뿐이야.” 오늘의 협력은 거의 망할 각이다. 하지만 엄진우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예 대표, 어차피 10분이야. 그냥 10분만 여기 더 있자고.” 예우림은 눈을 희번덕이며 말했다. “나 진짜 당신 때문에 못 살아.” 하지만 아까 최선을 다해 자기를 지켜준 걸 생각해서 그녀는 끝까지 함께 있기로 했다. 어차피 협력은 불가능해졌으니 더는 예흥성과 노부인에게 잘 보일 필요도 없다. 융통성이라곤 꼬물만치도 없는 고지식한 노인네들.예우림은 속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곧 10분이 지나고 주식 시장이 열렸다. 예흥성은 즉시 주가 현황을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다이아 그룹의
만약 개장 전에 대량으로 다이아 그룹의 주식을 사들였다면 예흥성은 지금쯤 벌써 주식으로 엄청난 돈을 벌고 주식 시장에서의 위치도 한 단계 상승했을 것이다. 이게 다 방선인 때문이다. “이 사기꾼 새끼 당장 내 집에서 꺼져!” 예흥성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방선인의 얼굴에는 곧 커다란 붉은 손자국이 생겼다. 그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몇 년 동안 그는 예흥성의 집에서 먹고 마시며 지내며 메이드의 시중을 받은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쫓겨나면 그가 가진 기술로는 결국 길거리에서 구걸하다가 굶어 죽을 것이다. “어르신,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저놈의 계략에 빠진 겁니다.” 방선인은 사색이 되어 애원하기 시작했지만 상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방선인은 노부인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노부인, 절 위해 한마디만 해주세요. 노부인만 아니었더라면 저도 예우림을 삼살체라고 말해 저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를 만들어 드리지 않았을 거예요.” 방선인의 말에 다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자 노부인은 버럭 화를 내더니 용두지팡이를 휘둘러 방선인의 머리를 내려쳤다. “헛소리! 몇 년 동안 눈이 멀어서 자네 같이 쓸모없는 사기꾼을 헛되이 키웠어!”그러나 진실은 이미 드러났고 상대가 어떻게 변명해도 무의미했다. 엄진우는 재밌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영감님, 오늘 일은 어떻게 마무리 지을 생각이세요?” 예흥성은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는 메이드를 불러 노부인을 방으로 모셔가게 하고 진지하게 말했다. “오늘 일은 내 실수야. 어쩌면 협력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 볼 수도 있을 것 같군.” 그러자 예우림은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정말이세요?” 하지만 엄진우는 예우림을 억지로 그의 뒤로 끌어당겼다. “예 대표, 여기서 잠시 기다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금방 올 거야.” 예우림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중요한 시점에 갑자기 화장실에 간다고? 정말 어이없네. 빨리 다녀와.” “그래.”
“예우림!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예흥성은 화가 나서 수염마저 떨렸다. “우리 같은 어른이 없으면 너도 없는 거야! 잊지 마, 난 너보다 훨씬 어른이야. 네 작은 할아버지라고!” “예씨 가문 사람들과 한패라면 이 예우림의 어른이 아닌 적이 되는 거예요.” 예우림이 진지하게 말했다. “우릴 쫓아내는 건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하지만 예씨 가문과 한통속이 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 이것은 그녀의 역린이나 마찬가지다. 예우림은 상대의 무시와 배척은 견딜 수 있어도 배신은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 그녀를 배신하면 죽어도 같이 죽는 것이다. 예우림의 기세에 잔뜩 풀이 죽은 예흥성은 하는 수 없이 말했다. “그래, 약속하지. 예흥찬의 집사는 이따가 쫓아낼 거야.” “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 이때 엄진우가 차분하게 말했다. “아까 눈에 보이길래 바로 해결했어요.” 순간 예우림은 그대로 얼어붙더니 엄진우를 빤히 쳐다봤다. 와, 역시 이 남자야. 예흥성 역시 잠시 멈칫하다가 얼굴에 경련을 일으켰다. “빨리! 예흥찬이 보낸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 “어르신! 머... 머리가 잘렸습니다.” 한 메이드가 사색이 되어 말했다. “네가 그자를 죽였어.” 예흥성은 완전히 멘붕이었다. 이젠 끝장이다. 예흥찬이 가장 신뢰하는 집사를 죽였다는 건, 두 집안이 완전히 등을 돌리게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감님,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겠죠?” 엄진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물었다. “예흥찬 그 교활한 늙은이가 대가리가 잘린 집사를 본다면, 과연 영감님의 말을 믿어 줄까요?” 예흥성은 어찌할 바를 몰라 그대로 얼어붙었다. 엄진우가 계속 말했다.“예 대표, 영감님이 성의가 없으시니 우리도 더는 여기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 가자.” “그래.” 예우림은 협조적으로 대답했다. “잠깐!” 그러자 예흥성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두 사람을 재빨리 막았다. “일단 우리 집에서 잠시 쉬게. 내가... 내가 바로 답을 줄 거야.”
예술품처럼 정교한 풍경은 순간 엄진우의 눈앞에 완전히 펼쳐졌다. 엄진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하체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애써 마음을 다잡고 상대의 모델 같은 몸매를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운동 좋아하나 봐? 몸매 좋네.” 방에는 그 어떤 감시 장치나 도청 장치도 없었고 그녀의 실크 잠옷에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이 여자의 목적은 무엇일까?엄진우는 적이 움직이지 않으면 자기도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어르린이 그쪽을 즐겁게 해드리라고 보냈어요. 걱정 마세요. 옆 방에 있는 예우림 씨는 아무것도 몰라요. 절대, 영원히 알 수 없어요.” 상대는 얼굴을 붉히며 쭈뼛거렸다. 그녀는 엄진우에게 다가가 온몸을 그의 가슴에 밀착한 채 가느다란 손으로 엄진우의 허벅지를 감쌌다. 그러자 엄진우는 그녀의 손을 홱 낚아챘는데 실수로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스쳤다. “내 허락 없이 감히 함부로 행동해? 난 하반신으로만 생각하는 남자가 아니야. 위험한 행동은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내 손에 어떻게 될지도 몰라.” 여자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바로 엄진우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러자 엄진우는 한 손으로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 “내가 여자를 못 죽인다고 생각해? 특히 이렇게 몸으로 달려드는 여자를?” 엄진우는 싸늘하게 웃었다. “내가 북강에서 적을 죽이고 있을 때, 너 같은 아가씨는 어느 삼류 대학에서 애송이들과 어울려 다녔겠지.” 그녀는 숨이 멎을 것 같아 안색이 점점 새파랗게 질려갔다. 그리고 숨이 거의 멎으려는 그때야 엄진우는 손을 놓아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곧바로 바닥에 주저앉아 목을 감싼 채 연신 기침을 해댔다. 공포에 질린 사슴처럼, 그녀는 아까의 배짱과 방자함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엄진우는 몸을 숙이고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예흥성 대체 뭐 하려는 수작이지?” “단지 저에게 당신을 기쁘게 해주라고 했어요. 당신이 원하는 대로 다 해주라고 했을 뿐 다른 건 몰라요.
예정현은 흠칫 놀랐다. “엄진우 씨, 지금 저 놀리는 거 맞죠?” 예흥성을 대체한다고? 그 말은 그의 재산과 권력을 모두 그녀가 물려받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엄진우는 웃음 속에 칼을 품으며 말했다. “농담처럼 들려?” 엄진우가 봤을 때, 예흥성의 행동은 극도로 무모한 짓이었다. 겉으로는 협력한다고 약속하더니 뒤에서는 감히 음모를 꾸며 엄진우와 예우림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하다니. 이런 악의적인 사람과는 절대 오래 협력할 수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협력 상대를 바꾸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당신만 괜찮다면 내가 짧은 시간 안에 당신에게 예흥성의 모든 것을 주겠다고 보장해 주지. 할래? 한마디만 해.” 엄진우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예정현의 마음속에는 거칠고 사나운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앞의 남자로 인해 오랫동안 억눌렀던 불씨를 일으킬 줄 생각도 못 했다. 그녀는 지금처럼 예흥성의 꼭두각시로 살고 싶지 않았다.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를 불문하고, 그녀는 이 기회가 어쩌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저... 할 게요.” 예정현은 고개를 들고 엄진우의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엄진우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는 예정현에게 다가가 한 손으로는 그녀의 볼을 감싸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래야 서로 솔직해질 수 있지. 자, 그럼 무릎 꿇어. 일은 철저하게 해야 예흥성 그 영감을 제대로 속일 수 있는 거야. 그리고 천천히 그를 삼켜버리는 거지.” 예정현은 당황 해서 안색이 붉어졌다. “그쪽도 꽤 음탕한 사람이네요.” 그러자 엄진우는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다. “사실 나 더는 못 참아. 그러니 반드시 제대로 당신을 혼내줘야겠어.” “그렇다면 원하시는 대로, 미친 듯이 절 혼내주세요.” 예정아는 순종적으로 무릎을 꿇더니 아름다운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 두 시간 뒤, 엄
이건 심리적인 고문이나 마찬가지다. 엄진우는 다급히 말했다. “예 대표, 나 억울해. 아니, 나만큼 억울한 사람이 있다면 당장 나오라고 해!” 아니, 내가 먼저 들이대서 잔 게 아니라 상대가 먼저 다가온 걸 나더러 어떡하라고. 그리고 내가 아무 여자나 잔 건 아니잖아. 하지만 예우림은 쉽게 달랠 수 있는 여자가 아니다. 그녀는 엄진우에게 변명할 기회조차 주고 싶지 않았다. 엄진우는 그녀를 따라가 설명하고 싶었지만 오랫동안 받지 못했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바로 최담비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순간 엄진우는 심장이 철렁해 발걸음을 멈추고 전화를 받았다. 분명 예강호의 행방을 알게 된 것이 틀림없다. 긴급한 상황에 엄진우는 예우림을 달래는 일을 잠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엄진우 님, 찾았어요. 예강호의 행적을 찾았어요.” 최담비는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 “중해 빌딩에 있는 9대 수진 가문 연합 본부에 있어요. 며칠 동안 함께 잠을 자며 얻어낸 정보예요. 절대 저 실망시키지 마세요.” 엄진우는 속이 떨려왔다. “걱정하지 마. 네 몫은 내가 충분히 챙겨줄게. 중해 빌딩에 드래곤 크루 사람들도 있어?” “없어요. 몇 번이고 확인했는데 드래곤 크루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상대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 엄진우는 하나도 즐겁지 않았고 오히려 걱정이 앞섰다. 그의 머릿속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그게 진짜 문제라는 거야.” 그가 아는 드래곤 크루는, 특히 리더 시천민은 예강호를 미끼로 엄진우를 낚으려는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중해 빌딩에는 반드시 그의 심복들이 배치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담비가 확실하게 없다고 단언한 거로 보았을 때, 유일한 가능성은 바로 드래곤 크루의 사람들은 어딘가에 숨어 그가 덫에 걸리길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지금은 못 가. 자칫하면 예강호도 못 구하고 오히려 위치를 바꿀 수도 있어.”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현재로서 할 수 있는 건 그저 정보를 수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