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우스워서 눈물이 다 나옵니다. 하하하하!” 영호는 배를 끌어안고 크게 웃었다. 그러자 두 직원과 여씨 어르신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눈앞의 상황에 제대로 충격을 받았다. 잘못 들은 게 아니지? 빅노이즈 영호와 통화하고 있는 사람이 엄진우라고? 게다가 엄진우 님이라고 부른다고? 그들은 서로 알고 있는 사이였다. 여씨 어르신은 너무 놀라 모골이 송연해졌다. “멍청한 것들. 일 하나도 제대로 못 해? 엄진우 편을 부르면 어떡해!” 두 직원은 사색이 되어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이 구역에서 가장 세력이 강하고 성안 사대 지하 대부로 불리는 빅노이즈 영호 형님이 그 촌뜨기와 아는 사이일 줄 저희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그러자 여씨 어르신은 영호를 향해 유혹적인 제안을 건넸다. “영호라고 했나? 내가 열 배의 보상을 주도록 하지. 엄진우의 목숨을 가져와. 아무리 아는 사이라고 해도 돈보다 더 좋은 게 어딨어? 너희들처럼 칼날의 피를 핥는 자들은 돈만 주면 뭐든지 하는 거 아니야?” 영호는 담배를 입에 문 채 안색이 일그러졌다. “이 영감... 아주 재밌네. 하하하하하! 아직도 돈으로 날 사고 싶어? 영감이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 전혀 모르고 있군.” 그는 손으로 담뱃불을 끄더니 부하들을 향해 손짓했다. “얘들아, 일 하자.” 그러자 몇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말없이 달려들더니 손에 든 벽돌을 두 직원의 얼굴을 향해 세게 던졌다. 순간 돼지 잡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두 직원은 얼굴을 감싼 채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며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고 이내 움직임을 멈췄다. 여씨 어르신은 피비린내 나는 장면에 심장이 철렁해 몸을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몰래 휴게실을 빠져나가려는데 영호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엄진우 님이 나더러 알아서 하라고 하셨어.” 영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사악하게 웃었다. “그래서 내 생각엔... 당신들을 싹 다 지옥으로 보내야 할 것 같은데.” “사과할게. 돈을... 돈을 원한다면 얼
예우림은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파렴치한 놈!”엄진우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파렴치하지 않다고 말한 적 있나?”예우림은 말문이 막혔다.예전엔 그래도 내가 두려워서 함부로 손대지 못하더니 조금 친해진 후로 내 냉정한 겉모습이 무너져버렸어!이럴 줄 알았더라면 그때 이 남자 앞에서 울지 않았을 텐데...“말하기 싫으면 됐어. 나도 이런 귀찮은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아.”예우림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화장실 좀 다녀올게. 좀 자제해! 이제 곧 친척 할아버지 댁에 도착할 거야. 행동 조심해!”엄진우는 웃으며 말했다.“그래. 모든 건 예 대표의 지시에 따를게!”5분 후.다시 생기발랄해진 예우림은 화장실에서 나와 엄진우와 함께 차를 타고 몇 킬로미터를 더 이동하여 마침내 시 외곽 가장자리에 있는 고풍스러운 저택에 도착했다.엄진우는 의아해하며 말했다.“너희 예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이런 클래식한 스타일의 건축물을 좋아해? 모두 문학적인 취향을 좋아하는 것 같아.”예우림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조용해!”말을 마치고 문 앞에 다가가 예의를 갖추어 문을 두드리자 곧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세요?”“예씨 가문 예우림입니다. 작은할아버지를 방문하러 왔어요! 어제 작은 할아버지께 미리 말씀드렸어요!”예우림은 당당하게 말했다.문이 열리며 몇 명의 메이드가 나와 문 앞의 먼지를 빗자루로 청소했다!그러고는 문턱 아래에 화로를 놓았다!“어젯밤 어르신께서 지시하셨어요! 예우림 씨, 신발을 벗고 이 화로를 건너세요!”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무슨 뜻이죠? 우리는 손님으로 온 건데, 이건 손님을 대접하는 방법 같지 않은데요.?”예우림은 급히 그를 꾸짖었다.“엄진우, 모르면 함부로 말하지 마! 작은할아버지는 도교 충신자야. 이건 작은할아버지가 정한 규칙일 뿐, 우리한테만 그러는 거 아니야. ”그 말에 엄진우는 하는 수 없이 순종했다.신발을 벗고 화로를 넘어서자 메이드들은 그들을 황화리 가구와 명나라 선덕 도자기, 왕우
이 말을 들은 예우림은 깜짝 놀라서 거의 차를 뿜어낼 뻔했다!50그램에 2억이라고?작은할아버지는 정말 돈을 아낌없이 쓰는구나!맛은 별로지만 희소성 때문에 부자들은 이런 희귀한 것을 사는 걸 좋아한다.하지만 옆에 있던 엄진우는 차를 뱉어버리면서 미간을 찌푸렸다.“이게 무슨 엉터리 차야? 만 원짜리 녹차보다도 맛없네! 이게 2억이라고? 이건 분명 멍청 비용이지!”예우림은 갑자기 손이 떨렸다. 한편 예흥성의 얼굴에 있던 미소가 순간 굳어졌다!“할아버지 신경 쓰지 마세요! 제 남자 친구는 군인 출신이라 싸구려 음식을 먹는 데 익숙해서 섬세한 것들을 감별할 줄 몰라요.”예우림은 급히 일어나서 설명했다.예흥성은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내가 그렇다고 따지기라도 하겠어?”예우림은 땀을 닦으며 말했다.“할아버지의 관대함에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번에 온 이유는 할아버지를 뵙는 것 외에 한 가지 일이 더 있어요.”“네가 왜 왔는지 알고 있어.”예흥성은 갑자기 안색이 변하더니 차갑게 말했다.“너희 찻잔 아래에 수표가 하나 있어.”찻잔을 옮겨 보니 정말로 수표가 있었다!3억!“돈은 너희한테 주는 거야. 이 찻잔도 가져가고. 보리자 차도 준비했어. 선물로 줄게.”예흥성은 가증스럽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후배를 아끼는 마음에서 주는 것이니.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예우림은 멍해졌다.엄진우는 비웃으며 말했다.“처음부터 우리와 이야기할 생각이 없었군요. 비싼 차로 우리의 입을 막으려 하다니요! 금융업 종사자답게 정말 교묘한 전략이군요!”그는 찻잔 아래에 있는 수표를 보고 일부러 시비를 걸어 상대방의 본심을 드러내게 하려고 했다!그러자 예흥성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엄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비록 내가 창해시에 있지는 않지만 예씨 가문에서 일어나는 일은 조금은 들었어. 예우림, 너 능력 있는 남자를 찾았구나! 만약 성안에 남아서 열심히 일한다면 그룹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을 거고 미래가 창창할 거야! 하지만 예흥찬을 쓰러뜨리고 자리를 차지
“그건 바로 젊음이에요. 저는 이 시대를 따라갈 수 있고 트렌드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어요!”예우림이 말을 쏟아냈다.“그래서 전 자회사인 비담 컴퍼니를 설립했어요. 그리고 비담 컴퍼니의 두 가지 핵심 사업을 포지셔닝하여 상업 보행 인터넷 인기 거리와 쇼트 비디오 전자 상거래 라이브 커머스를 만들었어요! 결과적으로 보아도 제 판단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어요. 불야성 프로젝트는 지역 정부와 여러 은행의 인정을 받아 많은 자금이 투입되었고 많은 상인이 이미 입주 계약을 체결했어요. 라이브 커머스도 우리는 국내에서 첫 번째 선구자 중 하나로 현재는 2등급에 속해 있으며 1등급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예흥성은 의미심장하게 물었다.“이렇게 말하는 것은 나에게 무엇을 표현하려는 거지?”“주가 하락은 일시적인 거예요. 제가 실제 행동으로 증명하겠습니다. 지성그룹은 제가 이끌어야만 비로소 번영할 수 있어요.”예우림은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했다.“아마 1년 혹은 3년에서 5년일 수도 있지만, 저는 가까운 미래에 그렇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예흥성은 갑자기 손뼉을 치며 크게 웃었다.“하하하! 예우림, 예흥찬 그 늙은이에게서 이렇게 훌륭한 유전자가 나오다니, 너 같은 손녀가 있을 줄이야! 예씨 가문에 이제 쓸모없는 사람들만 남은 줄 알았어.”엄진우는 손목을 비틀며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내 상사를 인신공격하는 건가요? 말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 이건 위협이 아니라 제가 참지 못하고 영감님을 혼내줄 수도 있기에 경고하는 말입니다!”그는 예흥성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엄씨 가문의 친할아버지도 안중에 두지 않는데 혈연관계도 없는 예흥성은 더더욱 신경 쓰지 않았다!“그건 엄마의 유전자가 좋아서 예씨 가문의 무능한 부분을 보완해 준 덕분이죠.”예우림이 맞서 말했다.예흥성은 웃음을 멈추고 진지하게 말했다.“좋아! 너희들은 내 시험을 통과했어!”“시험?”예우림은 놀라 물었다.“예씨 가문을 무너뜨리고 싶다면 당연히 협력 상대가 얼마나
하지만 엄진우가 손을 쓰기도 전에 예우림은 차갑게 눈을 흘기며 엄진우에게 경솔하게 행동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엄진우는 깜짝 놀라며 생각했다.“왓더! 이렇게 무섭게 굴 필요가 있나?”“증조할머니!”예우림은 돌아서서 진지하게 말했다.“믿든 안 믿든 제가 맹세할게요. 저는 그 예씨 가문 사람들과 정말 달라요!”예흥성도 도왔다.“그래요 어머니. 우림이는 정말 능력이 있어요. 나이도 어린데 이미 지성 그룹을 장악하고 있고 사업을 성안으로 확장하려고 한답니다.”노부인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너 설마 예우림과 협력하려고? 방선인의 의견을 물어보는 걸 잊었나?”예흥성은 갑자기 깜짝 놀라며 말했다.“잊을 뻔했네요! 많은 해 동안 사업을 순조롭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방선인의 조언 덕분이죠!”예우림은 놀라며 물었다.“방선인이 누구시죠?”말이 떨어지자마자 불진을 든 늙은 도사는 갑자기 한쪽 눈을 뜨며 신비롭게 말했다.“그냥 한가로운 사람일 뿐입니다.”예흥성은 생동하게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방선인은 도를 닦는 사람으로 다방면에 박식하며 주역과 점괘에 능통해. 그 덕분에 내 사업 운이 항상 순조로웠어! 방선인이 아니었으면 강남 주식시장에서 일어난 여러 번의 금융 위기에서도 내가 이렇게 무사히 있을 수 있었겠어?”그 말을 듣고 노부인은 흥분하며 말했다.“방선인은 반 신선이야. 점괘와 상은 매우 정확해! 방선인이 있어서 우리가 오래도록 번영할 수 있었어!”예우림의 마음속에 큰 파문이 일었다.예흥성이 도를 믿는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아마도 이 방선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했다.이 방선인이 그들의 집에서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엄진우는 팔짱을 끼고 흥미롭게 말했다.“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면 우리가 오늘 올 거라는 건 왜 예측하지 못했을까요?”방선인은 그 말을 듣고 눈꺼풀이 약간 떨렸지만 그것을 완벽하게 감추었다.그러자 노부인은 즉시 화를 내며 말했다.“방선인이 어떤 분이신데! 매일 우
방선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한 뒤 빠르게 예우림을 흘끗 보았다.그러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아가씨, 움직이지 마세요! 가만히 있어봐요!”예우림은 방선인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당황한 얼굴로 멍하니 서 있었다.그녀는 순순히 협조하며 움직이지 않았다.방선인은 먼저 예우림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그리고 한 발짝 물러서며 외쳤다.“큰일이군! 천살! 지살! 인살! 이 세 가지 대흉의 살이 모두 모였어요! 이 아가씨는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삼살쳅니다! 도를 닦은 지 거의 백 년이 됐는데 이런 선천 삼살체는 처음 봐요! 옛날부터 삼살은 각종 악귀와 요괴들이 앞다투어 차지하려는 것이기에 몰려들 거예요! 장기간 가까이 두면 기운의 자기장이 삼살의 영향을 받게 돼요! 단기간에는 병이 나고 힘이 빠질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계속 재수가 없어서 결국 가정이 파탄 나고 비참하게 죽을 수도 있어요!”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예흥성은 놀라서 말했다.“삼살체? 말도 안 돼요. 우리 예씨 가문 역사상 이런 극흉체를 가진 사람은 한 번도 없었어요.”노부인은 목청껏 외쳤다.“내가 뭐라고 했어? 예씨 가문 물건들은 하나도 좋은 놈이 없다고! 우리 집에 재앙과 불운을 가져올 거라고 했잖아! 흥성아 이제 믿겠지?”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은 예우림이였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삼살체? 저...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혹시 잘못 보신 거 아닌가요?”“그럴 리 없어요!”방선인은 단호하게 말했다.“방선인은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어!”방선인도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삼청조사의 이름을 걸고 맹세할게요. 절대 거짓말 한마디도 없어요!”엄진우는 그 말을 듣고 얼굴에 알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예흥성이 급히 말했다. “방선인, 이건 정말 좀 놀라운 일이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보완할 방법이 없을까요?”예우림도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속으로는 방선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쾅!나무 막대기를 힘차게 내려쳤지만 예우림의 등에 떨어지지 않았다.방선인은 텅 빈 두 손을 바라보고 눈이 튀어나올 듯 놀라며 말했다.“막대기가 어디 갔지?”“당연히 제 손에 있죠.”엄진우는 나무 막대기를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방선인은 깜짝 놀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당신 뭐 하는 거예요? 제 의식을 방해하면 천벌을 받을 겁니다! 알겠어요?”엄진우가 말했다.“아, 상관없어요. 전 하늘도 두렵지 않으니까 천벌도 두렵지 않아요.”이 말이 떨어지자 모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노부인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외쳤다.“당장 입 닥쳐! 대체 무슨 불경스러운 말을 하는 거야. 우리 집이 천벌을 받기라도 바라는 거야?”예흥성도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엄진우, 하늘이 보고 있어. 말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두 사람 다 돌아가. 이 일도 여기서 끝이야.”“안 돼요 할아버지. 저건 엄진우의 생각일 뿐 제 뜻이 아니에요.”예우림은 고개를 홱 돌려 잔뜩 화를 내며 말했다.“엄진우, 날 위해 그러는 거 알아. 하지만 이 일은 내 결심이 확고해. 이 협력을 꼭 성사시켜야 해. 막대기를 방선인에게 돌려줘.”이 말을 들은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아. 돌려줄게. 하지만 조건이 있어. 방선인이 진짜 신선임을 증명해야 해.”노부인은 화가 나서 말했다.“방선인은 우리 집에 십 년 넘게 살면서 우리 가문이 번영하고 재물이 끊이지 않게 했어. 방선인의 진정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겠어? 넌 정말 무모한 애송이구나!”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전 그냥 무모한 애송이 맞아요. 그러니까 제가 확인해 봐야겠어요.”방선인은 짜증스럽게 말했다.“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엄진우는 막대기를 휘두르며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신선이라면서요? 그럼 제가 이 막대기로 당신 얼굴을 때릴지 말지 맞춰봐요.”방선인은 잠시 당황했지만 화를 내며 말했다.“안 때릴 거요.” 퍽!엄진우는 막대기로 정확히 그의 얼굴을 가격했다.“신선도
깜짝 놀란 예우림은 식은땀을 흘렸다. 그녀는 엄진우를 향해 원망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했잖아. 방선인이 가짜인 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 사람들이 맹신하니까 나도 일부러 맞춰줬던 거야!” 엄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당신의 계획은 알겠지만 내가 있는 한 당신의 희생으로 목적을 이루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해.” “정말 고집불통이네!” 비록 예우림은 엄진우에게 한 소리 했지만 마음은 말로 할 수 없이 따뜻했다. 알고 보니 엄진우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이다. 예우림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다급히 상황을 수습했다. “작은할아버지, 노부인 죄송합니다. 이 사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여러분이 방선인에게 끌려다니는 것을 도무지 볼 수 없어 그런 것뿐이에요. 여러분이 오늘날의 위치에 오른 건 모두 노력의 결과이지 선인의 공로가 아니에요.” 하지만 노부인과 예흥성은 그닥 이해력이 좋지 않았다. 예흥성은 바로 그들을 쫓아내려고 했다. “이 집에서 나가! 당장 나가!” 노부인도 메이드의 부축을 받은 채 두 사람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 “두 사람은 지옥에 갈 거야. 벼락 맞을 거야! 쫄딱 망해서 비참하게 죽을 거야!” “다들 잔뜩 흥분했네. 왜요? 찔리세요?” 엄진우는 전혀 개의치 않고 그들을 비웃었다. “현실을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요?” “방선인이 진짜 선인이 아니라도 해도 너희 둘을 믿는 것보다 나아!” 예흥성은 싸늘하게 말했다. “내가 왜 방선인이 아닌 두 외부인을 믿어야 하는 거지?” 엄진우는 예우림의 손목시계를 보더니 불쑥 입을 열었다. “10분 뒤면 주식시장이 열리겠네요. 제안을 드리자면 오늘은 다이아 그룹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게 좋을 거예요. 오늘 다이아 그룹은 상한가를 칠 거니까요.” “헛소리하지 마!” 예흥성은 그 말을 전혀 믿지 않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난 강남의 모든 상장 기업을 빠삭하게 꿰뚫고 있어. 다이아 그룹은 며칠 전 재단과의 소동으로 사
남자는 여전히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이때, 서관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남자는 순간 멍해지더니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엄진우를 힐끗 쳐다보았다. 설마... 진짜일 리가 없겠지? 전화를 받자마자 쏟아지는 것은 거친 욕설이었다. 한편 제경에는 피를 동반한 권력 변화가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보수파는 이용진을 잡은 후 야망이 커져 이 기회에 급진파의 장로들을 모두 제거하려 했다. 급진파의 장로들은 이용진 사건에서 이미 한발 물러섰지만 보수파의 끝없는 욕심을 보고 더는 참기 어려웠다. 양측은 격렬한 충돌을 벌이다 큰 전쟁으로 번졌다. 결국 제경 전역을 봉쇄하고 계엄령을 내렸지만 양측의 교전으로 제경 내부는 화약 냄새가 자욱했다. 하지만 이 충돌은 전 국토로 확산되어 전국적인 전란의 위기를 몰고 왔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 대장로가 깨어났다. 몇 년 전, 대장로는 북강 명왕을 해임한 후 깊은 잠에 빠졌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깨어난 것이다. 혼란스러운 제경과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두 파벌을 본 그는 상황이 되돌릴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반쪽짜리 명왕령을 당장 엄진우에게 가져가고 제경으로 불러들여라! 그때의 일은 내가 친히 설명할 것이다.” 대장로는 수십 년을 함께한 심복을 불러 명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진우는 반쪽짜리 명왕령을 손에 쥐게 되었다. 수년 전 그날, 엄진우는 명왕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이 반쪽 명왕령을 회수당했다. 이 순간, 명왕령은 드디어 온전한 하나가 되었고 이는 명왕이 다시 자리에 올랐음을 알리는 것이다. 제경에서 벌어진 모든 일을 알게 된 엄진우는 아무 말 없이 갑옷을 입고 무장했다. 전투의 기운은 살벌하게 하늘을 찔러댔다. 그는 급히 북강으로 향했다. 북강 잠룡곡. 그곳에는 50만 북강 군대가 수년간 매복해 있었다. “북강군이여, 명령을 받들라!” 긴 외침과 함께 전쟁의 신, 북강 명왕의 모습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50만 북강군은 흥분에 휩싸여 피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시암은 용국의 동남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인데 용국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암의 많은 재벌은 지난 100~200년 동안 용국에서 이민으로 건너간 사람들이다. 현재 시암의 갑부 역시 그중 하나였다. “아버지 성이 서씨야?” 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뭐 좀 아는구나? 얼마면 되겠어? 가격부터 말해.” 남자는 손을 휘저으며 수표를 꺼냈고 엄진우의 얼굴은 순간 싸늘해졌다. “네 아버지 그까짓 재산으론 내 엉덩이를 닦기도 부족해. 그런데 어디서 감히 큰소리야? 당장 꺼져!” 엄진우는 이 재벌 2세가 그저 방탕한 자식일 뿐, 실지 가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인간이란 걸 바로 알아챘다. 단지 남을 괴롭히고 돈으로 해결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저렴한 사람이니 더는 상대할 필요도 없었다.남자는 멍하니 엄진우를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신 미쳤어? 우리 아버지 시암 갑부라고! 그런데 그까짓 재산이라고?”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맞아! 네 아버지 말이야! 서씨 가문 자산을 합쳐도 200조를 넘지 못해!” 엄진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아, 이 새끼 허세 장난 아니네? 너 200조가 어떤 개념인 줄 알기나 해? 현금으로 바꾸면 너 같은 건 몇천 번도 깔아 죽일 수 있어.”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됐고... 애송이, 당장 여기서 꺼지지 않는다면 시암에 있는 네 아버지가 당장 날아와 널 혼내줄 거야.” 엄진우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남자를 쫓아냈다. “이 새끼 봐라? 감히 누구 앞에서 잘난 척이야? 너 돈에 깔려 죽고 싶어?” “말귀 못 알아듣는 놈이군, 당장 네 아버지를 불러줄게.” 엄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서관림 알죠?” 엄진우가 물었다. “선생님, 서관림은 무슨 일로 찾으시는지요? 당장 연락드리라 알리겠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서관림의 아들이
그녀는 아들이 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했길래 이런 원수를 사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고 아들이 정말 수많은 사람을 죽였는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아들이 그 수단들을 어디서 배웠는지, 긴 세월 동안 이렇게 숨 막히는 날들을 보냈는지 너무 걱정되었다. “집에 가서 얘기하자.” 엄진우는 하수희를 번쩍 안아 들고 회사를 떠났다. 가는 길에 엄진우는 가볍게 하수희의 머리를 쳤고, 곧 하수희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엄진우는 그녀의 일부 기억을 지워버렸다. 집에 돌아와 한참이 지나자 하수희도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 “진우야, 어쩐 일로 갑자기 돌아왔어?” 엄진우를 본 하수희는 반가움에 어쩔 줄 몰랐다. “나 일 때문에 먼 길 떠나기 전에 집에 좀 들러보려고. 근데 엄마는 왜 소파에서 자? 방에서 편히 자지.” 하수희는 몸을 일으켰다. 이상하다? 몸이 왜 이렇게 뻐근하지? “네 동생이랑 전화하다가 잠들었나 봐. 참 이상하네. 어떻게 말하다 말고 잠들었지?” 하수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손강호에게 납치된 기억은 전부 엄진우에 의해 지워졌다. 하수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젠 예전 같지가 않아. 좀 쉬고 있어. 엄마가 곧 밥 해줄게.” 말을 마친 하수희는 바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엄진우는 바로 회사로 돌아갔다. 소지안은 아주 신속하고 깔끔하게 회사를 정리했다. 엄진우가 부순 벽은 이미 수리되었고 회사 로비도 완벽하게 청소가 끝나 있었다. “손강호는 창고에 가뒀어. 어떻게 처리할지는 진우 씨가 결정해.” 엄진우가 오자 소지안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손강호가 창고에서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회사에 영향이 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요양원으로 보내. 쉽게 죽으면 안 되지.” 엄진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손강호가 제대로 남은 삶을 ‘즐길’ 수 있게, 엄진우는 돈을 들여서라도 그를 요양원에 보내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 바로 연락해
“그래, 빠져나간 쥐새끼가 없다면 지금쯤 손씨 가문은 16세 이하의 어린애와 70세 이상의 노인을 빼고 다 시체가 되었을걸.”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무자비한 수단을 쓰지 않으면 어느 날인가 상대도 같은 방식으로 그를 해치려고 할 것이다. 손강호의 안색은 그대로 굳어져 버렸고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때 엄진우의 휴대폰이 울렸다. 남궁민희였다. 엄진우는 전화를 연결하고 스피커폰을 켰다. “상황은 어때? 여기 손씨 가문의 장손이 들을 수 있게 상세하게 말해줘.” “손씨 가문 혈통 총 173명, 노인과 아이 52명을 제외한 나머지 100여 명은 이미 처단한 상탭니다.” 남궁민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풉! 손강호는 분노와 공포가 치솟아 피를 토해냈다. “말도 안 돼! 그럴 수 없어! 제경 손씨 가문이 어떻게!” 손강호는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허겁지겁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지옥에서 확인해.” 엄진우가 싸늘하게 웃었다. “미친놈! 미친 새끼야!” 손강호는 넋을 잃고 절규했다. “난 단지 네 엄마를 납치했을 뿐 해치지 않았어. 하지만 넌 우리 가문 전부를 죽여버렸어. 넌 악마야! 이 개새끼야!!” “너 같은 쓰레기를 낳은 손씨 가문도 도긴개긴이야. 손씨 가문 사람이 천 명이든 만 명이든 우리 엄마의 땀 한 방울보다 하찮다는 걸 기억해. 그리고 이건 너한테 대한 내 보복일 뿐이야. 감히 내 가족을 건드렸으면 이만한 각오는 했었어야지.” 엄진우는 손강호의 욕설도 무시하고 차갑게 말했다. 미리 후과를 생각하지 못한 손강호의 어리석음 때문에 손씨 가문은 이대로 전멸했다. “그렇다면 다 같이 죽어!” 손강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기폭 장치를 눌렀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 하나같이 두려움에 빠져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때, 불타는 기운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지만 엄진우는 태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용진 말이야... 끌려가기 직전까지 왜 나랑 정면으로 맞
“그 손 놔!” 이때,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강호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두 눈을 의심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름답다! 너무 아름답다! 심지어 소지안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를 가졌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존재하다니! “나경 씨, 여긴 왜 내려왔어!” 소지안은 너무 놀라 두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 내려오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했건만. “제가 어떻게 마음 놓고 숨어있어요.” 공나경의 몸은 가늘게 떨렸다.비록 마음속엔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그녀는 용감하게 나서기로 했다. 절대 소지안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좋아, 아주 좋아. 엄진우 아주 복이 많은 놈이군. 하지만 이젠 다 내 여자들이야. 용국을 떠나기 전에 이런 행운이 생기다니.” 손강호는 저도 몰래 침을 흘렸다. 그는 소지안을 놓고 다급히 공나경에게로 다가갔다. 공나경은 뒷걸음질 쳤지만 곧 코너에 몰리게 되었다. “하하, 아주 곱군!” 손강호는 두 팔을 벌리고 공나경에게로 달려들었다. 곧 공나경을 품에 안으려는데...쿵!회사 건물 외벽이 갑자기 무너지더니 무너진 틈 사이로 엄진우가 빠르게 다가와 손강호를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 손강호는 저만치 날아가며 빨간 피를 뿜어댔다. “네가 어떻게?” 엄진우를 본 손강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긴, 엄진우가 이용진을 무너뜨린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상대는 무려 용국 궁정의 장로인 이용진으로 엄진우의 가장 강력한 적수였다. 금방 승리를 거뒀으니 제경에서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어야 하는데... “널 빨리 죽이고 싶어서 말이야.” 엄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 여태 손강호를 살려둔 이유는 손강호가 창해시에 있는 한 이용진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지 계속 고민하느라 손을 대지 못할 것이고 그 사이에 엄진우는 이용진을 무너뜨릴 준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용진이 무너졌으니 더는 손강호를 남겨둘 이유가 없기에 그는 빠르게 비행기를 타고 창해시로 돌아왔다. “아쉽지만 늦었어
엄진우가 탄 비행기는 곧 착륙했고 휴대폰을 켜자마자 엄혜우에게서 온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를 발견했다. 순간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큰일이 아니면 엄혜우가 이렇게 많은 전화를 할 리 없었다. 엄혜우에게 전화를 걸려던 찰나, 엄혜우의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엄진우는 다급히 전화를 받았는데 입을 떼기도 전에 엄혜우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엄마가 납치당했어!” 순간 엄진우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고 주변의 공기마저 살기로 가득 찼다. “알았어. 걱정하지 마. 엄마는 무사할 거야.” 엄진우는 바로 전화를 끊고 남궁민희에게 연락했다. 남궁민희는 아직 제경에 있었는데 아직도 침대에 나른하게 누워있었다. “제경 손씨 가문 정보 가진 거 있어?” 엄진우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 그는 하수희를 납치한 사람이 손강호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창해시에 그와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용의자는 단 한 사람, 바로 손강호였다. 더군다나 이용진이 방금 체포된 상황에서 그의 어머니가 납치되었다면 손강호 이외에는 범인이 따로 없다. “있어요!” 화가 난 엄진우의 목소리에 남궁민희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손씨 가문은 이씨 가문 라인이죠. 우리가 날려 보낸 몇천 명의 사람 중에는 손씨 가문 사람도 있었어요.” “16세 이하의 애들과 70세 이상의 노인을 제외하고 전부 처형해.” 엄진우의 얼굴은 사나운 기색으로 가득 찼다. 이것이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 엄진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북강의 지배자였고 천 리를 피로 물들인 적이 있었다. 그의 행동은 항상 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었으며 손강호 같은 패륜아를 길러낸 가문에 무고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노인과 어린아이를 살려둔 것만 해도 큰 자비였다. 만약 그가 여전히 북강을 통치하던 때였다면 손씨 가문의 개조차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네, 주인님.” 남궁민희는 굳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손씨 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소지안이 걸어 나왔다. 손강호는 소지안의 미모에 놀라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전에 사진으로 본 적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욱 아름다워 감탄한 것이다. “소 대표, 참 오래 걸리네.” 손강호는 소총을 들고 소지안에게 다가갔다. “날 찾은 이유가 뭐죠?” 소지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싸늘하게 물었다. 그녀는 이런 무법자들에게 겁에 질린 모습을 보여주면 그들이 더욱 날뛸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소 대표가 한 번 맞춰보지, 그래?” 손강호는 소지안의 턱에 총구를 대고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소지안은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그와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 “돈이 필요해요? 회사에 현금 20억이 있으니 당장 가져가도 좋아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고 신고도 안 할 테니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회사 계좌의 돈은 내가 당신에게 이체하려고 해도 그 돈을 가져갈 수 없어요.” 소지안이 침착하게 말했다. “소 대표 아주 대단하네.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침착할 수 있다니. 아쉽지만 내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야.” 손강호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뭘 원하죠?” 소지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원하는 건 바로 당신이야.” 말을 끝낸 손강호는 바로 손을 뻗어 소지안의 얼굴을 어루만지려고 했다. 하지만 소지안은 그의 손을 거칠게 밀어내며 두 눈을 부릅떴다. “내 몸에 손댄다면 당신은 이 창해시를 살아 나갈 수 없어요.” “소 대표 아주 강단 있네. 근데 그 우월함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설마 엄진우?” 손강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 진우 씨를 노리고 왔네요.” 소지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물었다. “역시 소 대표 정말 똑똑해. 어쩔 수 없어. 그 자식이 날 궁지로 몰았으니 나도 이럴 수밖에.” 손강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엄진우가 그를 궁지로 몬 건 사실이다. 창해시에서 그가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엄진우는 그를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쾅!굉음과 함께 문이 강제로 열리더니 손강호가 부하들을 데리고 집으로 쳐들어왔다. “당신들... 당신들 누구야?” 하수희는 깜짝 놀라 크게 소리쳤다. “누구냐고? 아줌마 납치하려고.” 손강호는 앞으로 세 걸음 다가와 하수희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단숨에 부숴버렸다. “잘 묶어서 끌고 가!” 손강호는 바람처럼 나타나 바람처럼 사라졌다. 엄혜우는 깜짝 놀랐다. 방금 그 사람들 도대체 누구지? 다행히 엄혜우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떨리는 손으로 바로 엄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엄진우는 비행기에 탑승 중이라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 “그쪽은 잘 진행되고 있어?” 손강호가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비담 컴퍼니 외벽에 이미 폭약을 설치했습니다. 터트리는 동시 건물 전체는 완전히 잿더미가 될 겁니다.” 손강호의 부하가 보고했다. “좋아, 곧 갈게.” 손강호는 그제야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빠르게 비담 컴퍼니에 도착해 손에 배낭을 든 채 당당히 걸어 들어갔다. “소 대표 만나러 왔어.” 예우림은 지금 제경에 있지만 손강호는 비담 컴퍼니의 부대표인 소지안도 엄진우의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예약은 하셨을까요?”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손강호는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예약하지 않으셨다면 먼저 예약부터 하셔야 합니다. 일단 부대표님에게 보고드린 후 전화로 시간 알려드리겠습니다.” 말을 끝낸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예약 표를 손강호에게 내밀었다. 손강호는 직원의 손을 내치며 들고 있던 배낭을 프런트 데스크에 던지며 지퍼를 확 열었다. “이걸로 예약할 수 있을까?” 배낭 안의 물건을 확인한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배낭 안에는 뇌관이 가득했다. 손강호는 배낭에서 소총을 꺼내 들더니 천장에 무차별로 사격을 퍼부었다. “다들 쪼그리고 앉아! 소리 지르는 것들은 바로 죽여버릴 거야!” 사람들이 비명을 지
이용진은 공허하고 멍한 눈빛으로 뒤로 한 걸음 휘청거리며 물러섰다. “데려가!” 검찰청 고위 책임자가 명령을 내렸다. 곧 용국 궁정의 원로였던 이용진은 증인과 증거물과 함께 경찰정으로 연행되었다. “오늘이 지나면 이씨 가문은 더는 존재하지 않아. 당신도 이젠 자유야.” 엄진우는 쓴웃음을 지은 채 한숨을 내쉬며 오동방에게 말했다. 오동방은 멍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했다. 갑작스러운 자유에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왜? 인생의 목표를 못 찾겠어?” 엄진우가 장난스럽게 묻자 오동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3년 넘는 시간 동안 모든 포부와 열정이 사라져서 앞길이 막막하네요.” “그럼 내가 일자리 구해줘?” 엄진우가 가볍게 말했다.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죠!” 오동방은 눈빛을 반짝이며 재빨리 대답했다. “내 손에 제약회사가 하나 있는데, 원한다면 수석 연구원의 자리를 주지.” 엄진우는 단지 농담으로 던진 말인데 오동방은 진심으로 그와 함께하길 바랐다. 비록 오동방의 의술은 엄진우의 지도하에 발전한 것이지만 그가 이를 완벽히 소화하고 응용하는 것을 보면 그의 의학적 재능과 능력은 충분히 입증된 것이다. 이런 인재가 합류한다면 회사는 반드시 더욱 강해질 것임이 분명했다. “좋아요! 전 무조건 선생님을 따를게요!” 오동방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엄진우의 말을 수락했다. “예우림이 지금 안강제약 인수 절차 때문에 제경으로 갔으니 오늘 바로 가서 합류하면 돼. 절차가 끝나면 함께 창해시로 돌아와 바로 취임해도 좋아.” 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오동방이 합류한 건 생각지 못한 수확이었다. “선생님은 같이 하지 않는 건가요?” 오동방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난 마무리해야 할 일이 좀 있으니 먼저 가 있어야겠어.” 엄진우는 살짝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창해시. 손강호의 부하들은 완전히 당황한 기색이다. “도련님, 이용진은 이미 몰락했습니다! 듣자니 엄진우라는 그놈이 한 짓이랍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