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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예우림은 상징정으로 몇 번 반항한 후 이내 두 손을 내려놓더니 촉촉한 눈길로 엄진우를 바라봤다.

“엄진우, 이제야 남자답네.”

이 밤은 평범하지 않은 뜨거운 밤이었다.

다음날에야 엄진우는 혼미하게 잠에서 깨어났는데 바닥에는 그들이 어제 입었던 옷들로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옷들이 갈기갈기 찢어질 만큼 어젯밤은 격렬한 밤이었다.

침대에서 내려오니 예우림은 이미 보이지 않았고 테이블에 쪽지 한 장만 남겨두었다.

[세상에서 가장 파렴치하고 비겁한 나쁜 남자에게: 어젯밤 일은 없던 일로 할 테니까 만약 함부로 떠벌리고 다닌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엄진우는 웃음이 나왔다.

“분명 자기가 나 먼저 유혹해 놓고 왜 또 날 나쁜 자식으로 밀어붙이는 거지?”

그런데 어젯밤의 가끔은 능동적이고 또 가끔은 수동적인 예우림은 완전히 서로 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 이런 대우를 받았다. 너무 짜릿했다.

아무리 연예인이나 명문가 딸이 그의 침대까지 기어올랐어도 엄진우는 종래도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10시네, 재밌는 일이 공개될 때가 되었는데.”

엄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의 헤드라인이 바로 소찬석이 바닥에 엎드려 개처럼 짖어대는 사진을 첨부한 뉴스였다.

어젯밤 떠나기 전 그는 이 사진들을 한 대형 매체의 이메일에 전송했다.

명문가의 ‘비밀’을 파헤치고 싶어 하는 기자들은 절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야근을 해가며 이 일에 관한 기사를 쓰고 열기를 고조시켰다.

이 뉴스는 3천만 명의 강남에서 메가톤급의 폭탄이 되어 터져버렸다.

먼저 영향을 받은 건 최고 사법부이다.

국무총리는 버럭 화를 냈다.

강남 제일 지니어스라고 불렸던 소찬석에게 이런 스캔들이 터지다니.

국무총리는 바로 상대의 모든 직위를 해임했다고 발표한 뒤 소찬석의 심복들까지 전부 처리해 버렸다.

강남 성안시에서 이 일은 모두의 가십거리로 떠올랐는데 이건 50년 사이에 최고로 큰 추문이 되어버렸다.

소씨 가문 가주는 소찬석을 가두라 명한 뒤 후계자 자리를 박탈하고 소지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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