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우림은 상징정으로 몇 번 반항한 후 이내 두 손을 내려놓더니 촉촉한 눈길로 엄진우를 바라봤다.“엄진우, 이제야 남자답네.”이 밤은 평범하지 않은 뜨거운 밤이었다.다음날에야 엄진우는 혼미하게 잠에서 깨어났는데 바닥에는 그들이 어제 입었던 옷들로 난장판이 되어버렸다.옷들이 갈기갈기 찢어질 만큼 어젯밤은 격렬한 밤이었다.침대에서 내려오니 예우림은 이미 보이지 않았고 테이블에 쪽지 한 장만 남겨두었다.[세상에서 가장 파렴치하고 비겁한 나쁜 남자에게: 어젯밤 일은 없던 일로 할 테니까 만약 함부로 떠벌리고 다닌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엄진우는 웃음이 나왔다.“분명 자기가 나 먼저 유혹해 놓고 왜 또 날 나쁜 자식으로 밀어붙이는 거지?”그런데 어젯밤의 가끔은 능동적이고 또 가끔은 수동적인 예우림은 완전히 서로 다른 느낌을 주었다.그는 태어나서 처음 이런 대우를 받았다. 너무 짜릿했다.아무리 연예인이나 명문가 딸이 그의 침대까지 기어올랐어도 엄진우는 종래도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10시네, 재밌는 일이 공개될 때가 되었는데.”엄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아니나 다를까, 오늘의 헤드라인이 바로 소찬석이 바닥에 엎드려 개처럼 짖어대는 사진을 첨부한 뉴스였다.어젯밤 떠나기 전 그는 이 사진들을 한 대형 매체의 이메일에 전송했다.명문가의 ‘비밀’을 파헤치고 싶어 하는 기자들은 절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야근을 해가며 이 일에 관한 기사를 쓰고 열기를 고조시켰다.이 뉴스는 3천만 명의 강남에서 메가톤급의 폭탄이 되어 터져버렸다.먼저 영향을 받은 건 최고 사법부이다.국무총리는 버럭 화를 냈다.강남 제일 지니어스라고 불렸던 소찬석에게 이런 스캔들이 터지다니. 국무총리는 바로 상대의 모든 직위를 해임했다고 발표한 뒤 소찬석의 심복들까지 전부 처리해 버렸다.강남 성안시에서 이 일은 모두의 가십거리로 떠올랐는데 이건 50년 사이에 최고로 큰 추문이 되어버렸다.소씨 가문 가주는 소찬석을 가두라 명한 뒤 후계자 자리를 박탈하고 소지안에게
그 모습에 엄진우도 코끝이 찡해놨다.엄비왕은 엄진우가 다섯 살 때 세상을 떠났다.그 뒤로 하수희는 혼자 고생스럽게 두 남매를 키웠다.무대 위의 화려했던 여자는 아이들을 위해 노동력을 파는 파출부가 되었고 그렇게 고운 손은 나무줄기처럼 거칠어졌다.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많이 울었을까?모성애는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이다. 여자 친구라도, 동성 친구라도 그 감정을 절대 따라올 수 없다.“엄마, 이렇게 중요한 날에 눈물 흘리면 어떡해. 그러다 아빠가 속상해하실라.”엄진우는 다급히 하수희를 위로했다.그제야 하수희는 눈가를 닦으며 애써 웃었다.“맞아. 네 아빠한테 이런 추한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지. 난 기쁜 마음으로 네 아빠 만나러 갈 거야.”엄진우는 여느 때처럼 스쿠터를 타고 하수희와 함께 외곽에 있는 탄광으로 향했다.당시 탄광이 무너져 결국 시신을 찾을 수 없게 되자 하수희는 사고가 난 곳에 묘비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두 모자는 매년 이곳에 와서 제사를 지냈다.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한 두 사람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탄광이 사라졌다!묘비도 사라졌다.그리고 이곳은 온천 휴양지로 둔갑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입구 양쪽에는 고급 차가 가득 세워져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부자들의 천국임을 알 수 있었다.하수희는 넋이 나간 듯 입을 열었다.“어떻게 이런 일이... 네 아빠가... 네 아빠가 안 보여...”“엄마, 진정해. 어쩌면 우리가 너무 오랜만에 와서 위치를 착각했을 수도 있어.”엄진우는 다급히 하수희를 달랬다.엄비왕만 생각하면 이 비운의 여인은 늘 가슴이 찢어졌다.엄진우는 심호흡하고 장소를 거듭 확인해 보았다.그런데 묘비가 있는 곳은 확실히 이곳이 맞았다.두 모자는 이미 20년을 이곳에 들렀다. 그러니 절대 틀릴 리가 없었다.그런데 이 온천 휴양지는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이때 하수희가 입구로 다가가 경비원에게 물었다.“저기, 여기 묘비가 하나 있지 않았어요?”그 말에 상대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다 밀어버렸다고요?” 상대의 말에 하수희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더 심한 건 상대는 엄비왕의 유골을 지반으로 삼아 풍수를 바꿨다고 한다. 이건 분명 고인에 대한 모욕이다. “어떻게 이래! 죽은 사람을 욕보이다니! 이건 너무 하잖아!” 화가 난 하수희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엄마!” 엄진우는 빠르게 달려가 하수희를 부축하고 진기를 주입했는데 그제야 하수희의 심맥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진우야, 네 아빠가... 네 아빠가 사라졌어.” 하수희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아니! 사라지지 않았어!” 엄진우는 갑자기 눈빛이 날카로워지더니 하수희를 이끌고 휴양지로 들어갔다. 입구의 경비원은 원래 막으려고 했지만 엄진우의 싸늘한 눈빛에 그대로 겁에 질렸다. “저거 만만한 놈 아니야. 그냥 내버려둬.” “그러니까. 어차피 묘비는 이미 다 사라졌는데 제까짓 게 뭐 어쩌겠어?” 몇 사람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소곤거리다가 두 사람을 경멸하듯 힐끗 쳐다보더니 더는 상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 엄진우는 갑자기 광활한 지대에 이르러 손가락을 꼽으며 천천히 말했다. “틀림없어. 여기가 바로 아버지를 묻었던 곳이야. 아버지가 재가 되더라도 난 이곳을 똑똑히 기억해.” 말을 끝낸 엄진우는 털썩 무릎을 꿇고 향을 피우기 시작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아버지 아들 엄진우 왔어요! 이 아들이 못나서 아버지 묘비를 지키지 못했으니 올해는 여기서 제사 지내드릴게요!엄마가 평소에 자주 보러오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마세요. 엄마가 밤낮으로 돈 벌어오지 않았더라면 엄마랑 나 이미 거리를 떠돌다 굶어 죽었을지도 몰라요.지금은 아주 잘 지내요. 부족한 것 없이 살고 있고 혜우도 대학생이 되었고 나도 예쁜 여자와 결혼했어요. 비록 고분고분한 성격은 아니지만요, 제가 잘 길들여 볼 게요.하늘에서 우리 가족에게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고 재난이 없도록 지켜주세요. 그리고 우리 엄마 오래오래 살게 해주세요.” 엄진우는 정중하게 큰 절을 세 번
그 말에 엄진우는 싸늘하게 대답했다. “우리 아버지 유골을 지반 삼아 매일 수만 명의 사람들을 짓밟게 만들어 놓고 제사도 못 지내게 해? 당신들 사장 말이야... 너무 하지 않아?” 엄진우는 워낙 제사가 끝나면 이 사람들을 찾아 제대로 시비를 따지려고 했다. 그런데 상대가 먼저 나선다면, 엄진우도 봐줄 생각이 없다. 이때 우두머리가 깔깔거리며 말했다. “서민들의 유골은 가치가 없어요. 여기 묻혔다는 자체만 해도 우리 휴양지 공기 오염이라고. 하도 우리 사장님이 착해서 당신 아버지 유골이 가치를 찾게 된 거니까 고마운 줄 알아!” 엄진우도 쌀쌀맞게 웃으며 반박했다. “그럼 나도 오늘 재활용 좀 할까? 널 좀 푹 끓여서 우리 아버지한테 대접해야겠어.” 순간 상대는 버럭 화를 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역시 개는 짖을 줄밖에 모른다고 넌 오늘 죽었어. 네 그 혀부터 잘라 버린다.” 한 무리의 경비원들이 순식간에 우르르 몰려들었다. 깜짝 놀란 하수희는 다급히 소리를 질렀다. “우리 아들 건드리지 마세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갑자기 돼지 미역 따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더니 상대 경비들은 공중으로 날아갔다가 무겁게 바닥에 떨어졌는데 전부 팔다리가 부러졌다. 우두머리는 눈알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엄진우는 이미 상대의 가까이에 다가와 한 손으로 그의 팔을 부여잡고 손에 힘을 주었는데 순간 뼈와 살이 분리되며 피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우두머리는 입을 벌리고 처참한 비명을 지르더니 바닥에 쓰러져 뒹굴기 시작했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온통 피투성이야. 보아하니 죽은 사람이 한 명뿐이 아니야.” 피비린내 나는 장면은 자리에 있던 휴양지 손님들을 깜짝 놀라게 하여 장내는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나머지 경비원들도 임진우의 움직임에 간담이 서늘해져 숨도 감히 제대로 쉬지 못했다. 혼자서 수십 명을 순간 죽이다니?이건 분명 무도종사이다. 젊은 나이에 무도종사라
말이 끝나기 바쁘게 주선인의 머리는 엄진우의 손에 잡혔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상대는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엄진우는 상대의 머리를 바닥에 눌러 붙인 채 수백 미터를 활주하며 주먹을 날렸다. “으악! 네 놈이 감히 말도 없이 기습하다니...” 주선인은 으르렁거리며 일어서서 반격하려고 했지만 온몸이 이미 엄진우에게 제압당해 도무지 움직일 수 없었다. 아무리 몸 안의 진원을 다 동원해도 엄진우에게 얻어터지는 몫밖에 없었다. “영광? 그렇다면 당신 머리통도 이 땅에 묻어 똑같이 영광을 누리게 해 줄게.” 엄진우의 눈에 스치는 차가운 빛은 마치 눈보라와 같았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도 가족을 모욕하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명왕이다. 지구에서 가장 강한 남자 명왕! “세상에! 내가 잘못 본 건 아니지? 주선인이 지금 꼼짝 없이 당하고 있다고?” “주선인은 무도종사야... 그런데 어떻게!” “같은 무도종사지만 두 사람 실력 차이가 확연해.” “그러니까, 건장한 성인이 유치원생을 상대하는 것 같은 실력이야.” 사람들은 충격으로 입을 쩍 벌렸다. 주선인의 등장으로 이 해프닝이 마무리를 지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정반대가 되었다. 주선인이 이 재수 없는 놈한테 잽도 안 되게 얻어터지다니. 스으윽.무려 반 킬로미터를 활주하고야 엄진우는 멈췄는데 주선인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 온몸을 떨었고 멀쩡한 곳이라곤 오직 한쪽 눈동자밖에 없었다. 그는 그 한쪽 눈동자를 굴리며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감히 엄진우에게 한 마디 반박도 하지 못했다. “여기 사장 불러와.” 엄진우는 주선인의 머리통을 밟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쿵! 말이 끝나기 바쁘게.군중 속에서 수많은 검은 옷의 경호원들이 양옆으로 길을 내주더니 중앙으로 두 손에 염주를 가득 두른 대머리 남자가 여유롭게 천천히 걸어왔다. “내 사람을 다치게 하고 죽인 것도 모자라 감히 날 호출하다니, 겁대가리 상실했군. 이름이 엄진우? 고대 무가 엄씨 가문과 어떤
해당 경비원은 완벽한 곡선을 그리며 멀리 날아가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져 땅속에 깊이 박혀버리더니 더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누가 감히 사과하지 않는다면 전부 지옥으로 보내줄 테니 염라대왕 앞에서 직접 사죄해.” 그의 날카로운 눈빛은 사람들의 모골을 송연하게 만들었다. 팔면불은 마치 서리맞은 가지 같은 안색으로 손에 든 염주를 꽉 움켜쥐었다. “사장님! 이 자식이 방금 한 손으로 주선인을 상대해서 이겼습니다.” 뒤에 있던 부하들이 황급히 눈짓을 보냈다. “정말 싸움이라도 일어나면 비록 우리가 사람은 많지만 전혀 우세는 없습니다.” 팔면불은 그제야 깨우치고 혼자 중얼거렸다. “주선인은 홀로 서른 명의 건장한 사내도 거뜬히 제압하는 우리 휴양지 제일의 고수야. 그런데 이놈에게 손도 못 쓰고 당했다고? 그렇다면 이 무능한 부하들을 다 합쳐도 이놈의 상대가 되지 않아. 그렇다고 내가 정말 무릎을 꿇고 죽은 거지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해?” 팔면불은 안색이 새파랗게 질린 채 주먹에 힘을 꽉 주었다. 천하의 팔면불이, 당지에서 난다긴다하는 팔면불이 만약 이 애송이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소문이라도 난다면 앞으로 얼굴을 쳐들고 다니기 힘들 것이다. 그러자 한 부하가 말했다. “사장님, 사장님의 의형제인 예강호 님이 아직 휴양지에 계시단 걸 잊으셨습니까?” 팔면불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환희에 찬 미소를 지었다. “맞다! 내가 어떻게 그걸 잊어. 강남 제일 폭도 예강호를!” 예강호는 비록 유명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취미가 하나 있었다. 바로 보름 간격으로 온천에 가서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그가 가장 애용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그러다 보니 팔면불은 대외적으로 본인이 바로 예강호의 의형제라고 떠들어댔고 상대의 이름을 빌어 순식간에 여러 라이벌과 원수를 겁에 질리게 했다. “좋아. 당장 예강호에게 조용히 알려. 누군가 난동을 부리고 있는데 예강호에게 직접 나와 자기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으라 한다고 전해.” 팔면불은 음흉한 미소
“당신이 그렇게 대단해? 그렇게 대단하다면 어디 우리도 다 죽여보든가! 우린 하나도 안 무서워!” 특히 노인의 가족들은 모두 미친개처럼 울부짖으며 목숨을 걸어서라도 엄진우와 한판 뜨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침을 튀기며 두 사람을 비난했다. 하수희는 난감한 표정으로 설명하려고 했지만 이는 설명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엄진우는 천천히 노인에게 다가가 바닥에 쓰러진 노인을 바라보며 허리를 살짝 굽혔다. 그러자 팔면불이 대뜸 소리를 질렀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영감님이 쓰러지셨는데 아직도 부족해? 더 해치고 싶어?” 그러자 상대 가족들은 주먹을 꽉 쥔 채 엄진우 앞을 가로막고 씩씩거리며 말했다. “짐승 같은 놈. 아직도 부족해? 아직도 우리 아버지를 욕보일 셈이야? 우리 아버지를 건드리겠다면 날 밟고 지나가!” 주변 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쯧쯧. 두 재수탱이를 만나서 정말 재수 옴 붙었네.” “이건 천리에 어긋나는 행동이야. 일면식도 없는 어르신을 이렇게 해치다니.” “주먹이 강하다고 일리가 있는 세상이 아니야. 이런 사람은 그냥 악질인 거지!” 그 모습에 팔면불은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보아하니 예강호가 오기도 전에 엄진우는 사람들의 질타 속에 파묻히게 될 것이다. “엄진우, 나뿐만 아니라 다들 네가 재수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해. 그렇다고 네가 여기서 수천 명의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팔면불은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경고하는데, 양심이 있다면 당장 여기서 꺼져! 그렇지 않으면 이 창해시에 더는 네가 숨 쉴 공간은 없어.” 이 휴양지에 올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사회적으로 명성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들을 건드린다면 엄진우 일가는 절대 무사치 못할 것이다. \게다가 이 사람들 중에 어쩌면 무도를 아는 강자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팔면불의 조작으로 하수희는 머리가 어지러워져 잔뜩 풀이 죽었다. “진우야. 우리 그냥 가
“이곳은 원래 광산이었고 아직 지하에는 많은 중금속 오염 가스가 남아있죠. 이 가스를 사람이 흡입하면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심하면 쇼크성 사망까지 유발할 수 있어요.믿지 못하겠다면 직접 탐지 장비를 가져와서 검사해 보시던가요.” 엄진우의 말에 순간 장내가 들끓기 시작했다. “뭐? 그러니까 불길한 것이 아닌 유해가스 때문에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거야?” “엿 같은 휴양지군. 분명 청수와 푸른 산이자 풍수적 황금지라고 소개하더니 알고 보니 오염지구를 개조한 거였어!” “그것도 모자라 세치혀를 놀려 하마터면 좋은 사람에게 누명을 씌울 뻔했어.” 순간 사람들은 화살을 팔면불에 돌렸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팔면불을 폭행하려고 했다. 다행히 부하 경비원들이 막아섰기에 말이지 아니면 팔면불은 오늘 반드시 뭇매를 막고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사장님! 피하세요!” 검은 옷의 경호원들이 허겁지겁 팔면불 앞을 막아섰고 팔면불도 적잖이 당황했다. 이건 그가 예상한 흐름과 완전히 다르다. 이 해프닝을 기회로 여론을 엄진우에게로 돌리려고 했는데 결국 화를 자초하게 되었다. 이제 관광지의 모든 사람이 이 휴양지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사장님! 예강호 님이 오셨습니다!” 아찔한 순간, 예강호를 찾으러 갔던 부하가 땀을 뻘뻘 흘리며 달려왔다. “잘 됐다! 타이밍이 아주 꼭 맞아!” 팔면불은 순간 구원의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환희에 차서 소리를 질렀다. “예강호만 오면 반드시 모두를 진압할 수 있어.” 이때 예강호가 가운을 입은 채 어두운 안색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팔면불, 누군가 이 예강호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했다지?” “맞아요, 예강호 님! 아주 기고만장해서 예강호 님의 가족에게까지 저주를 퍼부었다니까요. 뭐라더라, 강남 제일 폭도는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고 막말을 씨불였어요!” 팔면불은 활짝 웃으며 살살 부채질을 해댔다. 예강호의 눈동자는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자식 어딨어? 당장 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