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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우렁차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예우림은 잠시 넋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사천칙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확인했을 때, 소천붕은 이미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죽어있었다.

“이렇게 죽었다고?”

사천직은 너무 놀라 입이 딱 벌어졌다.

소씨 집안의 절대 강자이자 절정 대종사가 엄진우의 뺨 몇 대에 죽어버렸다.

바꾸어 생각해 보니 사천칙 앞에서 소천붕을 죽이는 건 오씨 가문에 대한 도발이기도 했지만 엄진우의 실력은 사천칙도 두려울 정도로 강했다.

만에 하나 엄진우에게 상대할 힘이 되지 않으면 어떡하지?

여기까지 생각한 사천칙은 불안함을 억누르며 애써 시큰둥하게 말했다.

“소씨 가문의 절대 강자가 술과 여색에 물들어 이런 폐인이 되어버렸다니.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줄이야!”

소천붕을 볼품없이 폄하해야만 그의 죽음을 소천붕 본인의 잘못으로 돌릴 수 있고 엄진우의 승리도 단지 우연으로 둔갑시킬 수 있어 비로소 오씨 가문의 체면을 지킬 수 있었다.

“소천붕이 죽었어?”

예우림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사천식의 말을 떠올려보니 소천붕은 아마 술과 여색에 빠져 몸이 많이 나약해졌을 수도 있다.

그래, 그렇다면 말이 된다.

사천식은 고개를 들고 두 사람을 싸늘하게 쳐다봤다.

“소천붕이 무능해서 죽은 것이니 두 사람을 탓하지 않겠다. 하지만 기억해라. 여기서 더 까분다면 머리가 백 개라도 부족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아가씨가 전할 말이 있다고 하니 엄진우는 들어라. 북강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그러니 너만 원한다면 언제든지 와도 좋다. 하지만 제안을 거절한다면 그 결과는 재앙이 될 것이다.”

사천식은 위엄있게 말을 전하고 뒤돌아 소매를 휘날리며 가버렸다.

에우림은 넋을 잃은 듯 멍한 표정으로 멀어져가는 사천식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엄진우가 그녀를 불러서야 정신을 차렸다.

하아, 이젠 무사하다.

“괜찮아?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엄진우는 손을 그녀의 눈앞에 가져다 대고 흔들었다.

“드디어... 끝났어.”

예우림은 더는 참지 못하고 엄진우의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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