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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왜냐하면... 내가 했거든.”

엄진우는 또박또박 말했다.

“진씨 가문 식구들만 2천 명이 되더라고. 나이를 막론하고 하나도 남김없이, 내가 모조리 죽여버렸어.”

그 말을 들은 진이한은 마치 번개에 맞은 것처럼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우리 가문이 멸족된 게 너 때문이라고?”

순간 진이한은 무거운 질식감이 그의 온몸을 뒤덮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4대 고대 무가는 늘 창해시의 신비한 세력이었고 소수의 엘리트를 제외하고는 천씨 가문이 멸족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눈앞의 엄진우는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너무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

진이한은 머리가 굳어져 약 5초간 침묵하더니 모두의 예상을 비껴간 행동을 했다.

그는 손을 높이 들더니 바로 자기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순간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진이한은 그렇게 눈도 감지 못한 채 죽어버렸다.

“진이한이 자살했어?”

사람들은 입을 크게 벌렸다.

조연설은 의아한 눈빛으로 엄진우를 바라봤다.

“너 대체 무슨 말을 했기에 진이한이 이런 선택을 한 거야?”

수조의 자산을 보유하고 무한한 권력을 손에 든 대종사가 자살했다니. 대체 얼마나 큰 절망감을 느낀 걸까?

엄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냥 좀 다독여줬을 뿐인데, 뭐가 이렇게 나약해?”

“닥쳐!”

조연설은 화가 나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따졌다.

“진이한 눈도 못 감고 죽었어. 그만큼 충격을 받았다는 얘기야. 대체 뭔데! 당장 말해!”

...

지성그룹.

예우림은 아무 반응도 없는 휴대폰을 바라보다가 화가 나서 펜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엄진우 이 자식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감히 상사의 전화도 안 받아?”

전에는 그녀가 전화를 걸기만 하면 엄진우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뭔가 바쁜 일이 있어서 그렇겠거니 하고 20분째 기다리고 있는데 여전히 응답이 없는 전화기에 예우림은 솟구치는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

“이 자식 정말 데이트 중이야? 그래서 일부러 내 전화 안 받는 건가? 하아, 유치한 새끼. 내가 정말 질투할 거라고 생각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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