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발표회에서 가장 중요한 게 제품 아닌가요? 그렇게 화려하게 꾸며서 뭐해요?”엄진우는 아주 침착하고 차분하게 말했다.비록 유청아도 연예인을 모델로 섭외하고 거금을 들여 의학계의 거물을 초대해 레드카펫까지 깔자는 제안을 했지만 엄진우에게 전부 거절당했다.돈은 꼭 필요한 곳에 써야 하며 낭비하면 안 된다.하지만 예우림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너 바보야? 맞아, 제품이 가장 중요하지. 하지만 화려한 분위기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전할 수 있다는 거 몰라서 그래? 게다가 오늘 생방송이야. 전체 창해시 시민들이 우리 발표회를 다 볼 거라고! 넌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이렇게 초라한 발표회를 보여주고 싶어?”엄진우는 여전히 흔들림이 없는 말투로 차분하게 대답했다.“상관없어요. 이기면 되죠.”예우림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실망하여 한숨을 내쉬었다.어떻게 이겨? 자신감은 자만과 오만이 아니야. 적을 깔보는 병사는 반드시 패배한다.진스제약이 이렇게 떠들썩하게 발표회를 준비한 건 분명히 대단한 뭔가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엄진우는 그거도 모르고 저리 잘난 척하다니.역시 내가 저 남자를 높이 보는 게 아니었어. 저 남자와 명왕님을 어떻게 비교해? 발끝도 따라갈 수 없어!하지만 소지안은 낙관적인 표정으로 말했다.“우림아, 네가 모르는 게 하나 있어. 진우 씨가 개발한 아이스 스킨 파우더 말이야, 효과가 아주 놀라울 정도야. 이 신제품 하나로도 진스제약의 모든 제품을 따라잡을 수 있어.”“다 따라잡는다고? 판단이 너무 섣부른 거 아닌가?”이때, 건방지고 경박한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뒤를 돌아보니 진천무가 진스제약 임원들에게 둘러싸여 거만하게 걸어와 실실 웃었다.“진 회장이야! 진 회장이 왔어!”로비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은 진천무를 발견하고 우르르 몰려가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다.“진 회장님, 이번 신제품 가격대가 어떻게 될까요?”“일부 언론 집계에 따르면 진스제약 신제품의 예약 물량이 이미 3개월까지 꽉 찼다고
진천무도 그저 한번 시도해 보자는 생각으로 초대장을 보냈을 뿐인데 북강의 자랑인 오윤하가 정말 이곳에 나타났다니.창해시와 같은 지방 도시의 명문가는 북강 명문가에 비하면 그저 개미만도 못한 존재이다.진천무는 잔뜩 흥분해서 손을 내밀며 말했다.“오윤하 씨, 처음 뵙겠습니다. 절 소개할 기회를 주시길 바랍니다. 전 창해시 4대 고대 무가, 진씨 가문의 소주이자 진스제약의 회장, 진천무입니다.”하지만 오윤하는 진천무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 곧장 옆으로 피하며 말했다.“그 더러운 손은 치우고, 시야가 가장 좋은 자리로 배치해.”이런 적나라한 무시에 진천무는 마치 뺨이라도 한 대 맞은 듯 안색이 어두워졌고 진씨 가문 사람들 얼굴에도 금세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하지만 오윤하의 뒤에 있는 경호원들을 보았을 때, 가장 레벨이 낮은 상대가 바로 내력종사이고 그 위로는 대종사, 심지어 그보다 더 강한 레벨의 강자들도 존재했다.그들은 순간 혼비백산하여 저도 몰래 고개를 푹 숙였다.진천무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그럼요, 오윤하 씨. 와주신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그 어떤 요구라도 기꺼이 들어드리겠습니다.”“그래, 그렇다면 살아있는 남방참다랑어회 준비해.”오윤하가 한 마디 덧붙였다.“네! 당장 준비하겠습니다.”곧 남방참다랑어회가 가지런하게 배치되었는데 그 가치가 아주 대단했다.이때 진천무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말했다.“남방참다랑어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식용 생선으로 한 마리당 가격이 최저 수만 달러인데 최상급 참다랑어는 한 마리에 무려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자랑합니다. 역시 북강의 슈퍼 명문가 상속자답게 품위가 있으십니다.”하지만 그 말에 오윤하의 부하들과 경호원들은 갑자기 배를 끌어안고 폭소를 터뜨렸다.오윤하도 경멸에 찬 미소를 짓더니 남방참다랑어회를 집어 품에 안긴 페르시아고양이의 입에 넣어주며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저까짓 걸 내가 어떻게 먹어? 당연히 내 고양이한테 주는 거지. 이런 손바닥만 한
전시된 샘플은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다.심지어 그냥 이름을 바꾼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예우림의 안색은 이미 혈색을 잃어버렸다.결국 또 도둑질을 맞게 되었다.단상 위의 진천무는 대형 스크린을 조종하며 거침없이 입을 나불댔다.“우리 진스제약에서 개발한 이 다이아 스킨 크림은 영구 피부 미백과 탄력에 도움을 줄뿐더러 사용자의 신체 상황에 맞게 황금 비율의 몸매를 만들 수 있습니다.”그 말에 장내는 곧 파도 같은 환호가 들려왔다.“맙소사! 100% 무해에 영구 미백도 모자라 황금 비율 몸매도 만들 수 있다고? 이젠 다이어트도 필요 없다는 말이잖아!”장내의 사람들은, 특히 여자들의 눈빛은 순간 뜨거워지더니 당장이라도 침을 흘릴 것 같았다.의심의 여지 없이, 이 제품은 반드시 뷰티제품의 새로운 혁명이 될 것이다.게다가 미리 진천무의 뒷돈을 받고 자리에 참석한 의학계의 거물들도 이런 완벽한 제품 앞에 너도나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동안 뷰티제품은 인체에 유해한 화학성분이 들어있다는 이유로 우리 의학계에서 많은 질타를 받았어요. 그런데 진스제약에서는 건강과 아름다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네요.”“이러한 성과는 적어도 국제적 수준에 도달한다고 할 수도 있죠. 아니요, 국제 수준을 넘어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여기저기서 칭찬의 소리가 끊기지 않았고 진천무는 점점 더 주목받게 되었다.심지어 위층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오윤하도 흥미진진하게 아래를 내려다보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재밌네. 진천무 저 사람 그래도 완전히 쓰레기는 아닌가 봐.”“오윤하도 날 다시 보게 된 거야!”오윤하의 목소리를 들은 진천무는 너무 좋아 입을 다물지 못했다.“모든 게 정 선생이 지성그룹 개발팀에 스파이를 꽂은 덕분이야. 그래서 순리롭게 그들의 신제품을 빼낼 수 있었어. 그게 아니라면 오늘 난 끝장났을걸.”홀로 중얼거리던 진천무는 거만하게 머리를 치켜들고 예우림 쪽을 내려다보더니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입을 열었다.“예우림 어때? 우리 신제
“연극?”엄진우의 알 수 없는 말에 두 여자는 갈피를 잡을 수 없었지만 그의 자신만만한 모습에 억지로 불안감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지금부터 사활은 엄진우에게 달렸고 그 외에는 다른 출로가 존재하지 않는다.이때, 위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던 오윤하는 무심코 엄진우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저거 그날 길에서 나 욕하던 자식 아니야? 저 자식이 왜 여기 있지?”“아가씨, 눈에 거슬리신다면 당장 죽여버릴까요?”옆에 있던 부하가 입을 열었다.“아무튼 우리 오씨 가문이 죽이려는 사람은 아무도 살릴 수 없어. 추적은 더 말할 것도 없고.”게다가 오윤하에게는 명왕의 약혼녀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까지 있다.“조급해할 것 없어. 지금 죽이기엔 좀 아쉬워. 더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잖아?”오윤하는 늘씬한 다리를 쭉 뻗으며 거만하게 웃었다.“보아하니 진천무와는 라이벌인 것 같은데...... 진천무가 오프닝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인기와 지지를 얻었으니 저 자식에겐 상당히 불리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어.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을지 궁금하네.”“당연히 참패죠. 자칫하면 지성그룹은 완전히 아웃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약삭빠른 부하는 이내 상황을 한눈에 파악했다.진천무는 이미 주도권을 확실히 잡은 상태이다.“일단 지켜보자고.”하지만 그럴수록 오윤하는 왠지 곧 극적인 반전이 일어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다이아 스킨 크림 공개 후.진천무는 지성그룹의 이전 제품을 카피한 기초하에 새로운 성분을 믹스하여 더 좋은 효과를 낸 신제품도 계속 공개했는데 이들도 모두의 호평을 받았다.“다들 보시다시피 우리 진스제약은 비록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에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회사에는 17개의 부서와 수천 명의 직원이 있는데 그중 50% 이상이 의대 졸업생이고 수십 명이 석박사입니다.”진천무는 의기양양해서 말했다.“우리 진스제약은 지금 상장을 준비 중인데 국내외 여러 재단이 이미 내부 주식을 예약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상장 후 3일 안
“꺅!”갑작스러운 살벌한 상황에 사람들은 너무 놀라서 심장이 멎을 뻔했다.피범벅이 된 절단된 팔은 바닥에 가로놓여 보기만 해도 끔찍했고 습격을 당한 무도종사는 창백한 얼굴로 그 자리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진 회장! 수많은 관중 앞에서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누군가 용기를 내어 불만을 털어놓았다.하지만 진천무는 오히려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다들 진정하세요. 이것 또한 오늘 발표회의 절차입니다.”“그게 무슨 뜻이죠?”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이때 진천무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주머니에서 정교한 케이스를 꺼내 열더니 절단된 팔을 주어 무도종사의 절단면에 붙이고 하얀 가루를 전부 뿌렸다.3초도 지나지 않아 모두가 놀랄만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절단된 팔과 절단면은 눈에 보이는 속도로 저절로 빠르게 아물기 시작하더니 옅은 핑크빛 흉터만 남았다.순간 장내가 발칵 뒤집혔다.“내 눈이 잘못된 건 아니지? 절단된 팔이 저절로 붙었다고?”“맙소사. 이건 영화에서나 나오는 장면 아니야? 이런 게 어떻게 현실로 될 수 있어?”예우림과 소지안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이...... 이건 지성그룹의 제조법이 아니야! 저런 걸 어떻게 연구해 낸 거지?”세상에 정말 이런 약이 존재한다고?관객들만 멍해진 게 아니다.심지어 심사위원들조차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들은 모두 강남성 의학계 거물이자 전국 의학계에서도 알아주는 인물들이다.절단된 뼈의 재생은 항상 의학계의 위대한 추구였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우리는 이것을 블랙 단골제라고 부릅니다.”진천무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이 제품은 절단된 기관, 예를 들면 팔다리가 절단되었을 때 사용하면 바로 나무를 접합하는 것처럼 이을 수 있는데 사람이 숨만 붙어있는다면 심지어 머리가 절단되어도 살릴 수 있습니다.”“정말 신기합니다. 이건 의학계의 기적입니다!”관중들은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빨리 출시해 주세요. 가격이 얼마라도 반드시 구매할 겁니다.”“10년 넘게 장애인으로
오랜 정적을 끝으로 드디어 엄진우가 자리에서 일어섰고 지성그룹의 임직원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하지만 예우림과 소지안의 표정은 이미 절망감을 감추기 힘들 정도로 어두워졌다.진천무는 만단의 준비를 했다.그는 대단한 비밀병기를 내놓았고 심지어 심사위원까지 매수했다. 그런데...... 그들에게 희망이라는 것이 있기나 할까?“우림아, 아니면 너 먼저 들어갈래? 너한테 난감한 상황이 생길까 봐 걱정 돼.”소지안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물론 엄진우를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진천무의 기세가 너무 놀라워 이길 자신이 없었다.예우림은 얼굴을 붉히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피하긴 왜 피해? 나 지성그룹 부대표야. 오늘 잠시 피한다고 내일도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올 것은 반드시 오게 돼있어.”그녀는 애써 고개를 높이 쳐들었다.죽는다 하더라도 장렬하고 당당하게 죽을 것이다.“지성그룹은 그냥 포기하고 나가세요. 그러다 창피나 당해요!”엄진우가 단상에 오르는데 아래는 이미 야유와 조롱으로 가득 찼다.“상장회사의 신제품 발표회가 이렇게 초라하다니.”“그러니까! 진스제약에서는 수십 명의 연예인을 섭외했는데 지성그룹은 레드카펫도 없이.”이때 엄진우의 이름을 들은 심사위원들은 서로 귓속말을 했다.“엄진우? 엄씨라면 설마 4대 고대 무가의 엄씨 가문 사람인가요?”“그럴 리가요. 엄씨 가문 족보에 있는 사람이라면 다 들어봤는데 엄진우라는 자제는 없었어요.”“부장도 아니고 고작 팀장이 나서서 발표회를 하다니. 우리 의학계 거물은 안중에도 없는 것 아닙니까?”여기까지 말한 심사위원들은 서서히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엄진우를 바라보는 눈빛이 까칠하게 바뀌었다.이때 진천무가 음침한 미소를 지은 채 콧구멍을 높이 쳐들고 예우림에게 다가왔다.“예우림, 너 가끔 진짜 멋있다니까. 이런 엿같은 상황에서도 어쩜 표정 하나 변하지 않네? 안타깝지만 네가 패배라는 결말은 절대 바뀌지 않아.”소지안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도둑질해서 이긴 게 자랑스러워? 뻔뻔하네, 대
“쓰레기? 네가 만든 것들이야말로 쓰레기야!”엄진우는 진천무를 똑바로 바라보며 높은 소리로 맞받아쳤다.그 말에 사람들은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헐, 저 새끼 지금 뭐라는 거야? 설마 진스제약의 신제품을 쓰레기라고 욕한 거야? 내가 잘못 들은 거지?”“이런 대단한 제품을 감히 저렇게 표현하다니.”“지성그룹 완전 꽝인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네. 적어도 입은 살아있었어.”오윤하도 그를 비웃었다.“저 자식은 여전하네. 장소 구분도 없이 헛소리를 지껄이다니. 무식한 거야, 용감한 거야?”진천무도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엄진우, 너 지금 네가 뭐라는 줄 알고 있어? 우리 진스제약의 신제품이 쓰레기라면, 지성그룹의 신제품은 뭔데?”엄진우는 바로 리모컨을 눌렀다.스크린에 투사된 첫 번째 PPT는 바로 아이스 스킨 파우더인데 진스제약의 다이아 스킨 크림과 거의 비슷한 모습에 사람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지성그룹 왜 저래? 정당한 수단으로 이길 수 없을 것 같으니까 저런 꼼수를 부려? 아예 대놓고 카피했네?”“실력도 젬병인데 도덕도 없어.”사람들의 말에 소지안은 화가 나서 입이 다 비뚤어질 지경이었다.엄진우가 어떤 상황에서도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이미 나가서 그들과 논쟁했을 것이다.예우림은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그 장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이때 진천무가 거들먹거리며 말했다.“엄진우, 카피 제품을 이렇게 당당하게 공개해? 그럴싸한 신제품이 없다면 빨리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서는 건 어때? 바쁜 사람들 데려다 놓고 이게 뭐 하는 짓이야!”엄진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한 번만 말할게. 당신 내 아이스 스킨 파우더 카피하고 아주 좋아죽는다는 거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애초에 난 아이스 스킨 파우더를 신제품으로 출시할 생각이 없었지. 그건 내가 만든 불량품이자 폐품이니까.”그의 말은 마치 폭탄처럼 던져졌고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예우림 역시 입을 다물지 못했고 위층의 오윤하도 순간 멍해졌다.현장에는
그 말에 진천무는 말문이 막혔다.이것은 엄진우의 함정이었다.엄진우는 일부러 제조법에 한 가지를 빼놓았는데 이것이 바로 진천무를 잡기 위한 덫이었다.사람들도 이내 다이아 스킨 크림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뭐야, 카피한 쪽이 진스제약이야?”“난 또 대단한 기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기꾼? 실망이네.”“그건 아니지. 기껏해야 한 제품만 카피했을 뿐, 다른 좋은 제품도 있잖아.”어떤 사람은 진스제약을 질타하고 또 어떤 사람은 진스제약의 편을 들어주었다.“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군. 개자식이 감히 날 갖고 놀아? 발표회가 끝나면 너 가만 안 둬.”진천무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이때 갑자기 낭랑한 박수 소리가 위층에서 들려왔다.오윤하였다.오윤하는 손뼉을 치며 크게 웃었다.“재밌네, 아주 재밌어!”엄진우는 교묘하고 뛰어난 수법으로 진천무를 제대로 가지고 놀았다.순간 엄진우에 대한 오윤하의 인상이 조금 달라졌다.짝짝짝!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점차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소지안은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스럽게 말했다.“진우 씨 지금 우릴 다 속인 거야? 그래! 카피한 놈들은 이렇게 혼내주는 게 맞아!”진천무의 쪼그라드는 모습에 그녀는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하지만 예우림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도 우린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어. 다이아 스킨 크림은 비록 진스제약의 주력 제품이지만 그것보다 더 강한 건 블랙 단골제야. 그건 우리 제조법을 베낀 제품도 아니고, 심지어 우리가 완전히 모르는 제품이지.”블랙 단골제만 있어도 진스제약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고 자본은 끊임없이 유입될 것이다.사람들도 단지 잠시 비난을 보낼 뿐 결국 그 제품을 살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진천무는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그래! 내가 지성그룹 제품 제조법을 베꼈으면 또 어쩔 건데? 그게 없어도 나한테는 블랙 단골제가 있어!”그러자 심사위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죄송하지만 우리는 사람이 아닌 제품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