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중요한 건 아이스 스킨 파우더는 인체 구조에 따라 몸매 비율을 조절해 주어 한 개 료정만 사용해도 90% 이상이 황금비율 몸매를 가질 수 있다는 거예요.”엄진우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무엇보다 이 제품은 더위를 식히는 해서 작용과 보혈, 그리고 보양 작용이 있어 인체에 거의 무해하며 부작용이 없어요.”엄진우의 말에 사람들은 의논이 분분했다.“부작용이 없는 신제품? 맙소사! 이건 창해시의 의학 역사에서 처음이야!”“창해시뿐만 아니라 강남성에서 가장 대단한 약왕 일대 기업들도 그들의 간판 제품은 8% 미만의 부작용이 있다고 했다고.”“진스제약은 말할 것도 없어. 그 회사 신제품 부작용은 적어도 20% 이상이야.”재무 책임자인 유청아는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모두들 열광하게 할 더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어요. 제품에 사용된 원가를 시장 최고가에 따라 계산했는데도 가격이 진스제약의 성본보다 훨씬 낮아요!”그 말인즉, 그들의 제품은 품질뿐만 아니라 가격에서도 큰 우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소지안은 화가 나서 그를 한 대 치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진우 씨! 일주일 동안 잠만 잤다고 우릴 속였어요? 그게 아니면 어떻게 이런 대박 제품을 연구해 낼 수 있었죠?”엄진우는 웃기만 할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엄밀히 말해 그는 확실히 단순한 잠을 잔 것이 아니라 명상에 잠긴 것이다.자기가 사용했던 지성그룹의 제품에 따라 자동으로 구조를 뜯어내고 분리하고 다시 조합했다.그렇게 심득을 지배한 후 그는 몇 분 안에 재빨리 신제품을 제작 해냈다.“하지만 아이스 스킨 파우더는 이 세 가지 신제품 중 가장 평범한 제품이죠.”엄진우의 담담한 말투에 사람들은 넋을 잃은 채 경악의 표정을 지었다.“가장 평범한 제품이라고요? 그렇다면 나머지 두 제품은 대체 얼마나 대단하다는 거죠?”소지안은 마음이 간질거려서 엄진우의 옷자락을 잡고 말했다.“빨리 나머지 두 제품도 보여주세요. 저 테스트해 보고 싶단 말이에요. 하지만 이번에는 아까처럼
“꺅! 진우 씨, 나 혼자 걸을 수 있어요!”소지안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지만 엄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손으로 그녀의 힙을 받치고 다른 산 손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잡은 채 바로 주자장으로 내려가 차 문을 열고 소지안을 안으로 던져넣었다.“소 비서님은 조수석에 타요. 운전은 내가 할 테니.”엄진우는 바로 운전석에 들어가 핸들을 잡았다.“너무 거칠어요!”소지안은 두 눈을 부릅뜨고 씩씩거렸지만 이내 고개를 돌리고 몰래 기뻐했다.어머, 엄진우가 날 번쩍 안아 들었어. 이런 스킨십은 처음이야. 이 감각은 뭐랄까, 마치 내 첫키스를 주는 기분이야.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엄진우의 머릿속에는 온통 예우림의 안전으로 가득 차 있기에 소지안의 반응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벨트 꽉 매세요.”찰나의 순간, 소지안의 BMW미니는 무서운 속도로 순식간에 튀어 나갔다.공기 중에는 오직 소지안의 비명만 남아 있었다.“꺄아아악!”......신사강남.이곳은 조일그룹의 산업으로 총 두 구역으로 나뉜다.첫 번째 구역은 클럽으로 수많은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모델, 재벌가 도련님들이 더러운 것을 숨기며 즐기기 딱 좋은 곳이다.그리고 두 번째가 바로 진짜 메인 구역인데 그곳은 국회의원 등 신분이 높은 인물들과 기업 오너들이 즐길 수 있는 천국 같은 곳이다.하여 국가 집행 기관조차 꺼리는 곳이다.예우림이 있는 곳이 바로 여기다.조정우는 특별히 제일 큰 룸에 수많은 음식과 값비싼 와인을 배치해 두었다.“하하, 우림이 네가 여기까지 왔다니, 이건 우리 신사강남의 영광이야.”조정우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두 사람은 해외 유학 시절에 서로를 알았다.조정우는 예우림에게 아홉 번을 고백했지만 매번 그녀에게 거절당했다.그러다 보니 두 사람은 비록 개인적으로 친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비즈니스적인 연락은 계속하면서 지냈다.“정우 씨, 오늘 일은 정우 씨한테 부탁할게.”예우림의 태도는 평소와 달리 아주 겸손했다.“그래, 나한테 맡겨. 진천무 내 친구야. 너무 걱정하지
예우림은 솟구치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고 했어. 적당히 해. 내가 죽더라도 혼자는 안 죽어.”어쨌든 지성그룹은 창해시 최고 의약 강자로서 설령 상대를 이길 수 없다고 해도 반드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조정우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천무야, 들었지? 우림이도 보통 애가 아니야. 두 회사 싸우게 되면 서로 다쳐. 차라리 두 기업이 손잡고 공정하게 시장을 나눠 가지는 게 최선인 것 같다. 얘도 성의 표시로 70%의 시장과 이윤을 내놓겠다고 하잖아.”그 말에 진천무는 싸늘하게 웃었다.“70%? 쩝, 정말 겁먹었나 보네? 그래, 좋아. 그렇다면 예우림, 일단 이 술 다 마셔.”그러더니 양주 한 병을 그녀 앞으로 밀었다.“한 방울도 남김없이 한꺼번에 마셔. 그러면 일단 네 말 들어는 줄게. 그게 아니라면 난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간다. 누구 말도 소용없어.”순간 예우림은 안색이 창백해지더니 눈빛도 싸늘해졌다.“진천무, 적당히 해! 70%의 시장과 이익을 주는 것만 해도 큰 양보야. 날 뭐로 보는 거야? 내가 클럽 파티걸처럼 보여?”“그래서, 안 마실 거지?”진천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테이블을 뒤집었고 순간 바닥은 술 범벅이 되었다.“배짱 없으면 입도 뻥끗하지 마!”그러더니 휴지 한 장을 뽑아 우아하게 손을 닦고 바로 나가려고 했다.이때 조정우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예우림! 뭐 하는 거야? 내가 진 회장 어떻게 불렀는데 태도가 왜 이래? 내가 우스워?”코너에 몰린 예우림은 하는 수 없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좋아. 마실게.”그녀는 양주병을 들더니 고개를 젖혀 꿀꺽꿀꺽 마시기 시작했다.데굴데굴.빈 병을 던지는 순간, 그녀는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두 사람은 잠시 놀라더니 이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이때 조정우가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하하하! 역시 우림이는 총명한 여자야. 대단해.”“내 몸에 손대지 마!”예우림은 미간을 찌푸리고 얼굴을 붉히며 상대의 팔을 밀쳤다.“진천무! 봤
“조 청장님, 마침 잘 오셨어요. 여기 두 사람이 저한테 약 먹였어요. 저 빈 병이 바로 그 증거예요!”그제야 예우림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어두운 안색의 두 사람을 향해 싸늘하게 웃어 보였다.“설마 내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신사강남에 왔다고 생각하는 거야?”날 뭐로 보고.신사강남은 여러 차례 불법 행위에 연루되었기에 집행청에서는 늘 이곳을 벼르고 있었다.하여 그녀는 경보기를 하나 들고 왔는데, 경보기가 울리면 그들은 바로 출동하게 되어있었다.그런데 조연설이 직접 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래요, 예우림 씨. 말할 필요도 없이 이미 눈치챘어요.”조연설은 매서운 눈빛으로 두 남자를 노려보았다.아까 조연설은 근처를 순찰하고 있었는데 그 덕분에 제때 도착할 수 있었다.“두 사람 가만히 있어! 나와 함께 집행청으로 가서 구속 받을 준비해!”그녀는 두 사람 앞에 다가가 엄격하게 말했다.“조연설!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너 잊었어? 네 시장 아버지도 우리 조씨 가문 사람이야! 지금 나 잡는 건 가문을 등지는 거라고!”그 말에 예우림은 움찔했다.조문지 시장과 조연설도 조씨 가문 사람이었다니.하지만 조연설은 꿋꿋하게 말했다.“그래, 나 조씨 가문 사람 맞아. 하지만 우린 조씨 가문과 오랜 시간 연락을 끊었어. 그리고 나와 내 아버지는 시민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야! 그러니 네가 아무리 조씨 가문 사람이라 해도 난 상관없어. 두 사람이 감히 저항한다면 나 바로 집행지대 불러서 신사강남 봉쇄할 수도 있어.”말을 끝낸 조연설은 검은 코트를 벗어 예우림에게 걸쳐준 후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예우림 씨, 안전하게 모실게요.”“조 청장님, 정말 고마워요.”예우림의 감격에 겨운 말투에 조연설은 터프하게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가요.”그런데 그 순간, 누군가 그녀의 뒤통수를 내리쳤고 삽시간에 피가 터져 나왔다.조연설은 핏기를 잃고 그대로 털썩 쓰러져 힘겹게 입을 열었다.“진천무, 당신이 감히 날......”진천무는 그녀
“그렇다면 내 탓 하지 마.”상대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더니 혼이라도 빼앗긴 듯 자기 손가락을 핥았다.“아, 냄새 좋다. 예우림, 너만 보면 내가 얼마나 꼴리는지 알아? 오늘 밤 내가 널 제대로 박아준다.”그 표정에 예우림은 절망에 빠졌다.그녀는 평소 점잖고 교양 있던 남자가 이런 변태였다는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말을 끝낸 조정우는 그녀를 복도에 있는 방으로 질질 끌었다.도중에 예우림은 몇 번이고 저항했지만 매번 조정우에게 강제로 진압당하고 뺨을 맞아 얼굴이 퉁퉁 부었다.방으로 들어간 조정우는 그녀를 침대에 던져두었다.그리고 그 순간, 예우림은 머리가 아파지더니 이 장면이 데자뷔처럼 느껴졌다.당시 호텔 딜리스에서도 이호준이 그녀에게 나쁜 짓을 하려고 했고, 한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구해주었다.여태 박도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천천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남자의 여러 가지 특징은 박도명과 전혀 매칭되지 않았고 오히려 그 남자와 비슷했다.“엄진우?”예우림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고 머릿속에는 온통 그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그녀가 몸부림을 포기하자 조정우는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이제야 겁나? 말 들을 거야? 그래, 그래야지.”쿵!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소지안이 긴 다리로 방문을 걷어차고 엄숙한 표정으로 들어왔다.“조정우, 나 성안 소씨 가문 소지안이야.”소지안을 발견한 예우림은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지안아, 나 빨리 구해줘!”“젠장, 방해하는 년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소씨 가문이면 뭐? 여기 창해시야. 성안이 아니라고!”조정우가 고개를 돌려 욕설을 내뱉으려는 그때, 소지안의 비주얼에 할 말을 잃었다.예우림 못지않은 최상품의 여자.“여자 원하는 거 아니야? 우림이 놔줘. 내가 대신 해 줄게.”소지안은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네가 대신 한다고?”조정우는 턱을 받쳐 들고 경망스럽게 말했다.“선택은 애들이나 하는 거야. 이 오빠는 니들 둘 다 즐길 거라고.”그러더니 예우림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소지안에게 성
“죽었다고?”순간 예우림과 소지안은 숨을 쉴 수 없었다.다시 보니 조정우의 머리는 이미 두 동강이 나았었다.“미...... 미쳤어? 쟤 조씨 가문 사람이야! 4대 고대 무가 중 조씨 가문이라고!”예우림은 화가 나서 안색이 창백해지고 온몸이 다 떨렸다.하지만 엄진우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난 그저 저 자식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어요.”털끝 하나라도 예우림을 건드린 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나 미치는 꼴 보고 싶어서 이래?”예우림은 발을 동동 구르더니 마지못해 한숨을 쉬었다.“진씨 가문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조씨 가문까지 건드리게 되었으니......”하지만 소지안은 오히려 기뻐했다.“우림아,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쁜 상황이 아니야. 진우 씨가 신제품 이미 개발했어.”“뭐? 진짜 해냈다고?”예우림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런데 이때 위층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순간 예우림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깜빡할 뻔했어! 조 청장님이 날 구하려다 진천무한테 끌려갔어. 위층에서 폭행하는 소리가 들려. 빨리 올라가자!”“조연설도 있어?”엄진우는 깜짝 놀랐다.어쨌든 예우림을 구하려다 잡혀갔으니 엄진우는 그녀를 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하여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같은 시각, 스위트 룸에서 조연설은 옷이 갈기갈기 찢긴 채 겁에 질려있었고 진천무는 와인을 들고 감시 카메라를 통해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있었다.“정 선생 말처럼 진짜 사냥감이 함정에 빠지게 생겼네. 풉, 엄진우. 오늘이 네 기일이구나. 죽어도 묻힐 곳이 없는 기분을 내가 제대로 알려줄게.”30초 후, 문을 부수고 들어갔는데 진천무는 보이지 않았다.“뭐지? 이 새끼 어딨어?”엄진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빨리 도망갔다고?이때 그의 시야에 조연설이 들어왔다.검은 레이스 브래지어에 섹시하고 완벽한 몸매는 순간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특히 풍만한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 그리고 시선을 자극하는 검은 스타킹까지......그
아래층.예우림과 소지안이 다급히 달려왔는데 사람들이 새까맣게 몰려있었다.소지안은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이건 강남성 독립적인 사법 기관인데 그들이 목표로 삼은 사람은 예외 없이 모두 최고형에 처하게 돼있어.”때로는 당지 시장도 그들의 결정에 어쩔 수 없었다.이때, 수갑을 찬 엄진우가 대열의 선두에 있는 것이 보였다.“왜 엄진우를 체포하는 거지?”이런 청천벽력 같은 상황에 두 여자는 다급히 달려가 물었지만 상대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호통쳤다.“비키세요! 감사국에서 중범죄자를 체포 중입니다! 이 자는 잔혹한 방법으로 조씨 가문 조정우를 살해하고 창해시 집행청 청장 모연설을 강간하려고 한 악질 중의 악질입니다! 누가 감히 범인 압송에 막아선다면 공범으로 간주하고 같이 체포하겠습니다!”무서운 협박에 두 여자는 순간 안색이 하얗게 질려버렸다.알 수 없었다.조정우를 죽인 건 인정한다. 하지만 강간미수라니? 대체 어떻게 된 걸까?게다가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들어와서 사람을 체포하다니, 이건 너무 뻔한 행동이다.하지만 엄진우는 너무 덤덤했다.“부대표님, 소 비서님, 걱정하지 마세요. 금방 다녀올 테니까 내일 봐요.”감사국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하루 만에 나가고 싶어? 그래 나가는 방법이 하나 있긴 하지. 바로 시체가 되어 나가는 거.”엄진우는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그 눈빛에는 분명 뭔가 숨겨져 있었다.감사국 대오가 떠난 뒤, 예우림은 그제야 알 것 같았다.“이건 분명 함정이야! 우리가 진천무한테 속았어. 감사국과 죄명은 모두 진천무의 작품인 거야!”“근데 왜 하필 감사국이냐고.”소지안은 애가 탔다.“진우 씨는 뭐 휴가라도 가는 줄 아나 봐. 내일 보긴 개뿔. 감사국 들어가면 다들 죽어서 나오는데.”창해시 인근에는 마귀감옥이라고 불리는 초대형 감옥이 존재하는데 그 안에는 모두 중범죄자가 수용되어 있으며 그곳에 들어가면 죽지 않더라도 껍질은 한 층 벗겨져서 나오게 돼있다.상대의 서술에 예우림은 더욱 겁에 질렸다.“나
“누구냐고? 내가 물을게. 네 롤모델이 누구야?”조문지가 큰 소리로 묻자 조연설은 힘 있게 대답했다.“그거야 당연히 용국 최연소 전신인 청용전신이지! 서른의 나이에 용국 전력 정상에 서서 세상을 뒤흔드는 사람을 누가 이길 수 있어? 엄진우가 그게 가능해? 그 자식 의술은 나도 인정해. 하지만 고작 의술일 뿐이야. 청용전신의 만분의 일이라도 실력 있었으면 난 아마 그 자식 다르게 봤을걸?”“그만!”조문지가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그분이 청용의 만분의 일이 아니라, 청용이 그분의 만분의 일이야. 청용뿐만 아니라 곤륜산 10대 전신도 그분 앞에서는 꼬리를 감추고 사람이 되어야 해.”조문지의 설명에 조연설은 잠시 심장이 철렁하더니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아빠 지금 나랑 장난해? 그 전신들은 대통령님도 체면을 지켜줘야 한다고. 그런데 고작 직장인 엄진우를?”믿을 수 없는 말에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왜 시장인 아버지가 저런 서민을 지키려는 걸까?“멍청한 것, 모자란 것.”조문지는 실망한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애써 연결하려고 했던 인연은 제 손으로 끊어버렸다니.“어쨌든 그분을 빨리 마귀감옥에서 꺼내야 하니까, 앞장서!”조문지는 싸늘하게 말했다.“그리고 그 사건은, 넌 수사 베테랑이 되어서 그것도 몰라? 그건 함정이잖아!”조연설은 입을 삐죽이며 결국 함께 나왔다.“알겠어. 내가 감사국에 가서 제대로 말할게. 사실 나도 엄진우가 나한테 그러는 건 보지 못했어.”같은 시각 창해시 외곽 감사부 지부.엄진우는 취조실로 끌려갔지만 취조를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대신 한 남자가 걸걸하게 웃으며 말했다.“엄진우, 네 죄명은 이미 확정됐어. 증거가 확실하니까 지금 당장 마귀감옥으로 보낼 거야. 아, 내가 안쓰러워서 하는 말인데, 마귀감옥에 끌려가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아마 더 편할 거야. 감옥에 들어가면 사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차라리 죽는 게 나으니까.”엄진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남자는 여전히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이때, 서관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남자는 순간 멍해지더니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엄진우를 힐끗 쳐다보았다. 설마... 진짜일 리가 없겠지? 전화를 받자마자 쏟아지는 것은 거친 욕설이었다. 한편 제경에는 피를 동반한 권력 변화가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보수파는 이용진을 잡은 후 야망이 커져 이 기회에 급진파의 장로들을 모두 제거하려 했다. 급진파의 장로들은 이용진 사건에서 이미 한발 물러섰지만 보수파의 끝없는 욕심을 보고 더는 참기 어려웠다. 양측은 격렬한 충돌을 벌이다 큰 전쟁으로 번졌다. 결국 제경 전역을 봉쇄하고 계엄령을 내렸지만 양측의 교전으로 제경 내부는 화약 냄새가 자욱했다. 하지만 이 충돌은 전 국토로 확산되어 전국적인 전란의 위기를 몰고 왔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 대장로가 깨어났다. 몇 년 전, 대장로는 북강 명왕을 해임한 후 깊은 잠에 빠졌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깨어난 것이다. 혼란스러운 제경과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두 파벌을 본 그는 상황이 되돌릴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반쪽짜리 명왕령을 당장 엄진우에게 가져가고 제경으로 불러들여라! 그때의 일은 내가 친히 설명할 것이다.” 대장로는 수십 년을 함께한 심복을 불러 명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진우는 반쪽짜리 명왕령을 손에 쥐게 되었다. 수년 전 그날, 엄진우는 명왕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이 반쪽 명왕령을 회수당했다. 이 순간, 명왕령은 드디어 온전한 하나가 되었고 이는 명왕이 다시 자리에 올랐음을 알리는 것이다. 제경에서 벌어진 모든 일을 알게 된 엄진우는 아무 말 없이 갑옷을 입고 무장했다. 전투의 기운은 살벌하게 하늘을 찔러댔다. 그는 급히 북강으로 향했다. 북강 잠룡곡. 그곳에는 50만 북강 군대가 수년간 매복해 있었다. “북강군이여, 명령을 받들라!” 긴 외침과 함께 전쟁의 신, 북강 명왕의 모습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50만 북강군은 흥분에 휩싸여 피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시암은 용국의 동남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인데 용국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암의 많은 재벌은 지난 100~200년 동안 용국에서 이민으로 건너간 사람들이다. 현재 시암의 갑부 역시 그중 하나였다. “아버지 성이 서씨야?” 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뭐 좀 아는구나? 얼마면 되겠어? 가격부터 말해.” 남자는 손을 휘저으며 수표를 꺼냈고 엄진우의 얼굴은 순간 싸늘해졌다. “네 아버지 그까짓 재산으론 내 엉덩이를 닦기도 부족해. 그런데 어디서 감히 큰소리야? 당장 꺼져!” 엄진우는 이 재벌 2세가 그저 방탕한 자식일 뿐, 실지 가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인간이란 걸 바로 알아챘다. 단지 남을 괴롭히고 돈으로 해결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저렴한 사람이니 더는 상대할 필요도 없었다.남자는 멍하니 엄진우를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신 미쳤어? 우리 아버지 시암 갑부라고! 그런데 그까짓 재산이라고?”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맞아! 네 아버지 말이야! 서씨 가문 자산을 합쳐도 200조를 넘지 못해!” 엄진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아, 이 새끼 허세 장난 아니네? 너 200조가 어떤 개념인 줄 알기나 해? 현금으로 바꾸면 너 같은 건 몇천 번도 깔아 죽일 수 있어.”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됐고... 애송이, 당장 여기서 꺼지지 않는다면 시암에 있는 네 아버지가 당장 날아와 널 혼내줄 거야.” 엄진우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남자를 쫓아냈다. “이 새끼 봐라? 감히 누구 앞에서 잘난 척이야? 너 돈에 깔려 죽고 싶어?” “말귀 못 알아듣는 놈이군, 당장 네 아버지를 불러줄게.” 엄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서관림 알죠?” 엄진우가 물었다. “선생님, 서관림은 무슨 일로 찾으시는지요? 당장 연락드리라 알리겠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서관림의 아들이
그녀는 아들이 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했길래 이런 원수를 사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고 아들이 정말 수많은 사람을 죽였는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아들이 그 수단들을 어디서 배웠는지, 긴 세월 동안 이렇게 숨 막히는 날들을 보냈는지 너무 걱정되었다. “집에 가서 얘기하자.” 엄진우는 하수희를 번쩍 안아 들고 회사를 떠났다. 가는 길에 엄진우는 가볍게 하수희의 머리를 쳤고, 곧 하수희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엄진우는 그녀의 일부 기억을 지워버렸다. 집에 돌아와 한참이 지나자 하수희도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 “진우야, 어쩐 일로 갑자기 돌아왔어?” 엄진우를 본 하수희는 반가움에 어쩔 줄 몰랐다. “나 일 때문에 먼 길 떠나기 전에 집에 좀 들러보려고. 근데 엄마는 왜 소파에서 자? 방에서 편히 자지.” 하수희는 몸을 일으켰다. 이상하다? 몸이 왜 이렇게 뻐근하지? “네 동생이랑 전화하다가 잠들었나 봐. 참 이상하네. 어떻게 말하다 말고 잠들었지?” 하수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손강호에게 납치된 기억은 전부 엄진우에 의해 지워졌다. 하수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젠 예전 같지가 않아. 좀 쉬고 있어. 엄마가 곧 밥 해줄게.” 말을 마친 하수희는 바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엄진우는 바로 회사로 돌아갔다. 소지안은 아주 신속하고 깔끔하게 회사를 정리했다. 엄진우가 부순 벽은 이미 수리되었고 회사 로비도 완벽하게 청소가 끝나 있었다. “손강호는 창고에 가뒀어. 어떻게 처리할지는 진우 씨가 결정해.” 엄진우가 오자 소지안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손강호가 창고에서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회사에 영향이 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요양원으로 보내. 쉽게 죽으면 안 되지.” 엄진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손강호가 제대로 남은 삶을 ‘즐길’ 수 있게, 엄진우는 돈을 들여서라도 그를 요양원에 보내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 바로 연락해
“그래, 빠져나간 쥐새끼가 없다면 지금쯤 손씨 가문은 16세 이하의 어린애와 70세 이상의 노인을 빼고 다 시체가 되었을걸.”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무자비한 수단을 쓰지 않으면 어느 날인가 상대도 같은 방식으로 그를 해치려고 할 것이다. 손강호의 안색은 그대로 굳어져 버렸고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때 엄진우의 휴대폰이 울렸다. 남궁민희였다. 엄진우는 전화를 연결하고 스피커폰을 켰다. “상황은 어때? 여기 손씨 가문의 장손이 들을 수 있게 상세하게 말해줘.” “손씨 가문 혈통 총 173명, 노인과 아이 52명을 제외한 나머지 100여 명은 이미 처단한 상탭니다.” 남궁민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풉! 손강호는 분노와 공포가 치솟아 피를 토해냈다. “말도 안 돼! 그럴 수 없어! 제경 손씨 가문이 어떻게!” 손강호는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허겁지겁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지옥에서 확인해.” 엄진우가 싸늘하게 웃었다. “미친놈! 미친 새끼야!” 손강호는 넋을 잃고 절규했다. “난 단지 네 엄마를 납치했을 뿐 해치지 않았어. 하지만 넌 우리 가문 전부를 죽여버렸어. 넌 악마야! 이 개새끼야!!” “너 같은 쓰레기를 낳은 손씨 가문도 도긴개긴이야. 손씨 가문 사람이 천 명이든 만 명이든 우리 엄마의 땀 한 방울보다 하찮다는 걸 기억해. 그리고 이건 너한테 대한 내 보복일 뿐이야. 감히 내 가족을 건드렸으면 이만한 각오는 했었어야지.” 엄진우는 손강호의 욕설도 무시하고 차갑게 말했다. 미리 후과를 생각하지 못한 손강호의 어리석음 때문에 손씨 가문은 이대로 전멸했다. “그렇다면 다 같이 죽어!” 손강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기폭 장치를 눌렀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 하나같이 두려움에 빠져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때, 불타는 기운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지만 엄진우는 태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용진 말이야... 끌려가기 직전까지 왜 나랑 정면으로 맞
“그 손 놔!” 이때,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강호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두 눈을 의심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름답다! 너무 아름답다! 심지어 소지안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를 가졌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존재하다니! “나경 씨, 여긴 왜 내려왔어!” 소지안은 너무 놀라 두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 내려오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했건만. “제가 어떻게 마음 놓고 숨어있어요.” 공나경의 몸은 가늘게 떨렸다.비록 마음속엔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그녀는 용감하게 나서기로 했다. 절대 소지안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좋아, 아주 좋아. 엄진우 아주 복이 많은 놈이군. 하지만 이젠 다 내 여자들이야. 용국을 떠나기 전에 이런 행운이 생기다니.” 손강호는 저도 몰래 침을 흘렸다. 그는 소지안을 놓고 다급히 공나경에게로 다가갔다. 공나경은 뒷걸음질 쳤지만 곧 코너에 몰리게 되었다. “하하, 아주 곱군!” 손강호는 두 팔을 벌리고 공나경에게로 달려들었다. 곧 공나경을 품에 안으려는데...쿵!회사 건물 외벽이 갑자기 무너지더니 무너진 틈 사이로 엄진우가 빠르게 다가와 손강호를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 손강호는 저만치 날아가며 빨간 피를 뿜어댔다. “네가 어떻게?” 엄진우를 본 손강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긴, 엄진우가 이용진을 무너뜨린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상대는 무려 용국 궁정의 장로인 이용진으로 엄진우의 가장 강력한 적수였다. 금방 승리를 거뒀으니 제경에서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어야 하는데... “널 빨리 죽이고 싶어서 말이야.” 엄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 여태 손강호를 살려둔 이유는 손강호가 창해시에 있는 한 이용진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지 계속 고민하느라 손을 대지 못할 것이고 그 사이에 엄진우는 이용진을 무너뜨릴 준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용진이 무너졌으니 더는 손강호를 남겨둘 이유가 없기에 그는 빠르게 비행기를 타고 창해시로 돌아왔다. “아쉽지만 늦었어
엄진우가 탄 비행기는 곧 착륙했고 휴대폰을 켜자마자 엄혜우에게서 온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를 발견했다. 순간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큰일이 아니면 엄혜우가 이렇게 많은 전화를 할 리 없었다. 엄혜우에게 전화를 걸려던 찰나, 엄혜우의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엄진우는 다급히 전화를 받았는데 입을 떼기도 전에 엄혜우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엄마가 납치당했어!” 순간 엄진우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고 주변의 공기마저 살기로 가득 찼다. “알았어. 걱정하지 마. 엄마는 무사할 거야.” 엄진우는 바로 전화를 끊고 남궁민희에게 연락했다. 남궁민희는 아직 제경에 있었는데 아직도 침대에 나른하게 누워있었다. “제경 손씨 가문 정보 가진 거 있어?” 엄진우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 그는 하수희를 납치한 사람이 손강호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창해시에 그와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용의자는 단 한 사람, 바로 손강호였다. 더군다나 이용진이 방금 체포된 상황에서 그의 어머니가 납치되었다면 손강호 이외에는 범인이 따로 없다. “있어요!” 화가 난 엄진우의 목소리에 남궁민희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손씨 가문은 이씨 가문 라인이죠. 우리가 날려 보낸 몇천 명의 사람 중에는 손씨 가문 사람도 있었어요.” “16세 이하의 애들과 70세 이상의 노인을 제외하고 전부 처형해.” 엄진우의 얼굴은 사나운 기색으로 가득 찼다. 이것이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 엄진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북강의 지배자였고 천 리를 피로 물들인 적이 있었다. 그의 행동은 항상 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었으며 손강호 같은 패륜아를 길러낸 가문에 무고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노인과 어린아이를 살려둔 것만 해도 큰 자비였다. 만약 그가 여전히 북강을 통치하던 때였다면 손씨 가문의 개조차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네, 주인님.” 남궁민희는 굳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손씨 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소지안이 걸어 나왔다. 손강호는 소지안의 미모에 놀라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전에 사진으로 본 적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욱 아름다워 감탄한 것이다. “소 대표, 참 오래 걸리네.” 손강호는 소총을 들고 소지안에게 다가갔다. “날 찾은 이유가 뭐죠?” 소지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싸늘하게 물었다. 그녀는 이런 무법자들에게 겁에 질린 모습을 보여주면 그들이 더욱 날뛸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소 대표가 한 번 맞춰보지, 그래?” 손강호는 소지안의 턱에 총구를 대고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소지안은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그와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 “돈이 필요해요? 회사에 현금 20억이 있으니 당장 가져가도 좋아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고 신고도 안 할 테니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회사 계좌의 돈은 내가 당신에게 이체하려고 해도 그 돈을 가져갈 수 없어요.” 소지안이 침착하게 말했다. “소 대표 아주 대단하네.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침착할 수 있다니. 아쉽지만 내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야.” 손강호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뭘 원하죠?” 소지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원하는 건 바로 당신이야.” 말을 끝낸 손강호는 바로 손을 뻗어 소지안의 얼굴을 어루만지려고 했다. 하지만 소지안은 그의 손을 거칠게 밀어내며 두 눈을 부릅떴다. “내 몸에 손댄다면 당신은 이 창해시를 살아 나갈 수 없어요.” “소 대표 아주 강단 있네. 근데 그 우월함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설마 엄진우?” 손강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 진우 씨를 노리고 왔네요.” 소지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물었다. “역시 소 대표 정말 똑똑해. 어쩔 수 없어. 그 자식이 날 궁지로 몰았으니 나도 이럴 수밖에.” 손강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엄진우가 그를 궁지로 몬 건 사실이다. 창해시에서 그가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엄진우는 그를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쾅!굉음과 함께 문이 강제로 열리더니 손강호가 부하들을 데리고 집으로 쳐들어왔다. “당신들... 당신들 누구야?” 하수희는 깜짝 놀라 크게 소리쳤다. “누구냐고? 아줌마 납치하려고.” 손강호는 앞으로 세 걸음 다가와 하수희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단숨에 부숴버렸다. “잘 묶어서 끌고 가!” 손강호는 바람처럼 나타나 바람처럼 사라졌다. 엄혜우는 깜짝 놀랐다. 방금 그 사람들 도대체 누구지? 다행히 엄혜우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떨리는 손으로 바로 엄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엄진우는 비행기에 탑승 중이라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 “그쪽은 잘 진행되고 있어?” 손강호가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비담 컴퍼니 외벽에 이미 폭약을 설치했습니다. 터트리는 동시 건물 전체는 완전히 잿더미가 될 겁니다.” 손강호의 부하가 보고했다. “좋아, 곧 갈게.” 손강호는 그제야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빠르게 비담 컴퍼니에 도착해 손에 배낭을 든 채 당당히 걸어 들어갔다. “소 대표 만나러 왔어.” 예우림은 지금 제경에 있지만 손강호는 비담 컴퍼니의 부대표인 소지안도 엄진우의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예약은 하셨을까요?”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손강호는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예약하지 않으셨다면 먼저 예약부터 하셔야 합니다. 일단 부대표님에게 보고드린 후 전화로 시간 알려드리겠습니다.” 말을 끝낸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예약 표를 손강호에게 내밀었다. 손강호는 직원의 손을 내치며 들고 있던 배낭을 프런트 데스크에 던지며 지퍼를 확 열었다. “이걸로 예약할 수 있을까?” 배낭 안의 물건을 확인한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배낭 안에는 뇌관이 가득했다. 손강호는 배낭에서 소총을 꺼내 들더니 천장에 무차별로 사격을 퍼부었다. “다들 쪼그리고 앉아! 소리 지르는 것들은 바로 죽여버릴 거야!” 사람들이 비명을 지
이용진은 공허하고 멍한 눈빛으로 뒤로 한 걸음 휘청거리며 물러섰다. “데려가!” 검찰청 고위 책임자가 명령을 내렸다. 곧 용국 궁정의 원로였던 이용진은 증인과 증거물과 함께 경찰정으로 연행되었다. “오늘이 지나면 이씨 가문은 더는 존재하지 않아. 당신도 이젠 자유야.” 엄진우는 쓴웃음을 지은 채 한숨을 내쉬며 오동방에게 말했다. 오동방은 멍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했다. 갑작스러운 자유에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왜? 인생의 목표를 못 찾겠어?” 엄진우가 장난스럽게 묻자 오동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3년 넘는 시간 동안 모든 포부와 열정이 사라져서 앞길이 막막하네요.” “그럼 내가 일자리 구해줘?” 엄진우가 가볍게 말했다.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죠!” 오동방은 눈빛을 반짝이며 재빨리 대답했다. “내 손에 제약회사가 하나 있는데, 원한다면 수석 연구원의 자리를 주지.” 엄진우는 단지 농담으로 던진 말인데 오동방은 진심으로 그와 함께하길 바랐다. 비록 오동방의 의술은 엄진우의 지도하에 발전한 것이지만 그가 이를 완벽히 소화하고 응용하는 것을 보면 그의 의학적 재능과 능력은 충분히 입증된 것이다. 이런 인재가 합류한다면 회사는 반드시 더욱 강해질 것임이 분명했다. “좋아요! 전 무조건 선생님을 따를게요!” 오동방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엄진우의 말을 수락했다. “예우림이 지금 안강제약 인수 절차 때문에 제경으로 갔으니 오늘 바로 가서 합류하면 돼. 절차가 끝나면 함께 창해시로 돌아와 바로 취임해도 좋아.” 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오동방이 합류한 건 생각지 못한 수확이었다. “선생님은 같이 하지 않는 건가요?” 오동방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난 마무리해야 할 일이 좀 있으니 먼저 가 있어야겠어.” 엄진우는 살짝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창해시. 손강호의 부하들은 완전히 당황한 기색이다. “도련님, 이용진은 이미 몰락했습니다! 듣자니 엄진우라는 그놈이 한 짓이랍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