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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한바탕 우여곡절 끝에 예우림은 엄진우를 다시 보게 되었다.

“우림아,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하수희의 따뜻한 걱정에 싸늘했던 예우림의 얼굴에 처음으로 당혹감이 잔뜩 서렸다.

그녀는 종래로 고부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아주머니...... 어머님. 제가 오늘 너무 급하게 나오다 보니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어요. 여기 5천만 원 들어있으니 차라도 사드세요.”

분위기를 풀기 위해 예우림은 카드 한 장을 꺼내 하수희에게 내밀며 진지하게 말했다.

“부족하시면 말씀하세요. 제가 계좌로 이체해 드릴게요.”

하수희는 다급히 예우림의 손을 밀며 말했다.

“내가 네 돈을 어떻게 받아. 우림아, 넌 아무 걱정하지 마. 나 혼자 돈 벌어도 충분해. 중요한 건 두 사람의 행복이야. 그리고 빨리 떡두꺼비 같은 아들 낳아서 나 할머니 만들어 줘.”

예우림은 흠칫했다.

“할머니요?”

“그럼. 너 이제 내 며느리가 되었으니 당연히 나 할머니 만들어 줘야지. 경험 없어서 그래? 괜찮아. 처음엔 다 그래. 때가 되면 내가 다 가르쳐줄게.”

하수희는 인자하게 웃었다.

그러자 예우림의 아름다운 얼굴에 홍조가 뜨겁게 떠올랐다.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이 나이 먹도록 처음 겪어보는 난감한 상황이다.

“켁켁! 엄마, 늦었으니 일단 집에 데려다줄게.”

상황이 심상치 않자 엄진우가 급히 끼어들었다.

“우림아, 너 오늘 회사 급한 일 있다고 하지 않았어?”

예우림은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머리를 끄덕였다.

“아아! 맞다! 내 정신 좀 봐. 내가 회의 있다고 그랬지?”

말을 마친 그녀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나갔다.

하수희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좋은 애야. 일도 참 성실하게 하나 보네.”

엄진우는 너무 웃겨 입이 다 삐뚤어질 뻔했다.

“나 저 여자가 저렇게 당황한 모습 처음 봐.”

빙산녀도 이럴 때가 있다니. 너무 희한해서 보면 볼 수록 웃음이 나온다.

이내 엄진우도 하수희를 데리고 오션 아파트로 향했다.

절반쯤이나 갔을까? 인행도로를 건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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