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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진우야, 얼마라고?”

호가연은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10조라고.”

엄진우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순간 자리에 있던 동창들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

“뭐야, 엄진우? 너 대가리에 빵꾸났어? 뭐? 10조? 너 10조가 얼마나 큰 수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야?”

“창해시 1년 GDP를 합쳐도 10조가 안 돼! 창해시 갑부 소대호에게 그 돈을 내놓으라고 하면 그 사람 하루아침에 파산당하는 수도 있어!”

하위성은 담배를 힘껏 빨고 말했다.

“엄진우. 사람은 거지라도 괜찮아. 하지만 그런 허세를 부린다면 우린 널 사람 취급도 안 해. 10조? 너 지금 소설 써?”

한사나도 입이 찢어지게 웃어댔다.

“엄진우, 너 그동안 밑바닥에서만 살다 보니 입 재주만 늘었나 보다?”

김명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사나야, 너 고등학교 때 저런 새끼 때문에 날 거절했다니.”

“그건 내가 너무 어려서 철없어서 그랬던 거야.”

한사나는 김명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애교를 부렸다.

호가연은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결국 낙담했다.

그녀는 엄진우가 잠시 힘들게 생활하는 것뿐이지 여전히 예전처럼 강인하고 정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엄진우도...... 이 비겁한 사회에 물들어버렸다.

“진우야, 고마워.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실질적인 도움이야.”

호가연은 엄진우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차마 독하게 말할 수 없었다.

엄진우가 대답했다.

“10조가 실질적인 도움이 안 돼?”

“10조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하위성은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음침하게 웃었다.

“지랄 육갑 떨지 마. 정체 모를 카드를 내밀고 10조가 들어있다고? 야, 더 대담하게 말하지 그랬어. 100조, 1000조 좋겠다!”

“저 카드 진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생각났어.”

이때 기발한 생각이 떠오른 이명휘는 바로 종업원을 불렀고 종업원은 재빨리 달려왔다.

“손님, 뭘 도와드릴까요?”

“여기 제일 비싼 술이 얼마지?”

“로마네 콩티 1985년 산은 라피트보다 더 귀한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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