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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그날 술집이 바로 두 번째 테스트였어.”

예우림은 입꼬리를 올렸다.

“만약 그날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다음 날 넌 바로 회사에서 쫓겨났을 거야.”

예우림은 쉬운 여자가 아니다. 호랑이의 엉덩이를 만지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세 번째 테스트는 네가 진스제약의 자작극 사건을 해결했으니 그걸로 퉁이야.”

며칠 동안 예우림은 엄진우에 대한 온갖 좋은 말을 다 들었다.

소지안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엄진우의 활약을 지켜보았던 홍보팀 직원들도 그녀에게 사건의 전말을 보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내일 나와 같이 가는 거죠?”

예상 밖의 경사다!

예우림은 몸을 돌리고 엄진우에게 등진 채 덤덤하게 말했다.

“그래...... 신세 갚는 셈 치지 뭐. 하지만 미리 말해두는 데, 너나 네 어머니가 나한테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난 절대 하지 않을 거야.

그만 나가 봐.”

예우림의 말은 엄진우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이 여상사, 정말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다.

내일 아무 소란도 일어나지 않기를......

엄진우는 예우림의 별장에서 나와 곧장 오션 아파트로 돌아갔다.

다음 날.

“진우야, 일어나야지! 오늘 어르신 팔순 잔치라 늦으면 안 돼.”

하수희는 아침 일찍 엄진우를 깨우고 화장을 한 후 오랫동안 간직해 온 커피색의 개량한복을 꺼내 입었다.

그러고 보니 가정주부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엄진우는 깜짝 놀라며 웃었다.

“엄마, 나 엄마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처음 봐. 하긴 이렇게 아름다웠으니 우리 아버지가 반한 거 아니겠어?”

엄씨 가문 소주의 마음을 빼앗고 심지어 소주의 신분까지 버린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하수희는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네 엄마 왕년에는 무대 위의 에이스였어. 그러다 자유분방한 네 아빠와 마주치는 순간 서로 첫눈에 반한 거지.”

지나간 세월을 떠올리니 여전히 달콤했다.

하지만 하수희는 반쯤 말하다가 말머리를 돌렸다.

“그 얘긴 그만하자. 우림이 착한 여자니까 너 꼭 소중히 여겨야 해.”

엄진우는 난처하게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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