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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사진을 확인한 남궁민희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 이건!”

사진 속 엄진우는 자색 교룡왕포를 두르고 있었는데 옆에는 흰머리의 노인이 즐겁게 그의 발을 씻겨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노인이 바로 용국 10대 명의로 불리는 귀곡의존이다!

존경하고 아끼는 사부님!

“그럴 리가 없어! 이건 분명 가짜예요!”

남궁민희는 이 사실을 절대 믿을 수 없었다.

천하의 귀곡의존이 비굴하게 엄진우 같은 애송이의 발이나 씻겨주다니.

그녀 마음속에 우뚝 서있던 귀곡의존의 엄숙하고 단정한 이미지가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엄진우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못 믿겠어? 마침 번호도 있는데, 전화해 봐?”

그러더니 바로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고, 이내 전화기 저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명왕님이 어쩐 일로! 오늘 천운이 열린다더니 이런 영광스러운 일이 생겼군요.”

귀곡의존은 더없이 아첨했다.

엄진우가 말했다.

“제자 중에 남궁민희라고 있죠?”

“그렇다만, 얼굴도 예쁘장하고 아주 괜찮은 아입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만약 그렇다면 제가 당장 명왕님에게 보내드리겠습니다.”

귀곡의존은 마치 황제를 모시는 내시처럼 자세를 잔뜩 낮추고 말했다.

“아, 저번에 저한테 노트 하나 주셨잖습니까? 그걸 습득하는데 장장 반년이나 걸렸지만 의술이 몰라보게 향상되었더군요, 혹시 버릴 것 더 없습니까?”

엄진우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조금 있긴 해요. 저번에 버리려다가 못 버린 거. 다음에 가지러 오세요.”

“아이고~ 고맙습니다.”

귀곡의존은 너무 좋아 아이처럼 퐁퐁 뛰며 대답했다.

“명왕님, 사실 남궁민희 외에도 괜찮은 여제자들이 수두룩합니다. 원하신다면 제가 얼마든지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적당히 하세요.”

엄진우는 귀찮다는 듯 전화기를 꺼버렸다.

남궁민희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귀곡일문에 대한 자부심이 산산조각나는 순간이었다.

“당신이 그 전설의 명왕이라고요? 용국의 수호신?”

몇 초간의 침묵이 흐른 후, 남궁민희는 잠시 엄진우를 노려보더니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었다.

“남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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