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목숨이 장난이야? 정말 구해주러 온 거면 진지하게 행동해!”조연설은 엄진우를 향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아무리 의술이 뛰어나면 뭐 해? 마음이 삐뚤었는데.”남궁민희도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담배를 약으로 쓸 수 있다는 말은 사부님께서 한 번도 들은 적 없어.”의학적인 소견으로 보았을 때, 담배에는 확실히 진정제가 들어있다. 하지만 허혜인의 상황에 진정제는 어울리지 않는다.허성호는 큰 소리로 웃었다.“알겠네. 엄 신의가 우리에게 장난을 쳤던 거군. 담배가 피우고 싶은 거였어. 여봐라, 당장 담배 열 보루를 가져오라!”허씨 가문에게 이 정도의 돈은 돈도 아니다.이때 소대호가 담배 열 보루를 엄진우에게 넘겨주었다.하지만 엄진우는 담배를 넘겨받지 않고 오히려 정색하며 말했다.“흡연자들에게 담배 나눠주세요. 그리고 여러분들은 목숨 걸고 피우세요.아, 연기가 도망가지 못하게 창문과 문도 모두 닫아요. 손녀딸을 살리려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하셔야 합니다.”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지한 건가?”“황당하네, 담배가 어떻게 사람을 구해? 민간요법이라도 되는 거야? 완전 돌팔이잖아.”조연설이 먼저 의문을 제기했다.남궁민희도 복잡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건 그녀가 예상한 상황과 완전히 다르다.분명 엄진우의 뛰어난 침술을 목격했는데 왜 이번에는 이런 황당한 치료법을 제안하는 걸까?“믿거나 말거나, 어차피 이 환자 이렇게 두면 죽음밖에 없어요. 그러니 알아서 하세요.”엄진우는 눈을 감고 말했다.“난 기껏해야 여기에 5분만 머무르다가 떠날 겁니다.”그러자 허성호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엄 신의의 말을 믿겠네. 여봐라, 다들 피우거라!”조연설을 아연실색하며 말했다.“아저씨, 이런 황당한 요구를 왜 들어줘요? 혜인이 생명이 달린 일이에요.”허성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어쨌든 죽음이야. 그럴 바엔 시도라도 해보는 게 좋지 않겠어?”사람들은 담배를 물고 열심히 피우기 시작했고 이내 방 전체가 담배 연기로 가득 찼다.
“그래서 헛소리하고 행동이 이상해졌던 거죠.”엄진우는 재빨리 고충이 든 약병을 주머니에 넣었다.천잔고충은 악독한 살인 무기로 무도 강자도 쉽게 죽일 수 있다.“켁켁!”허혜인은 격렬하게 기침하더니 막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저 왜 여기 있어요? 무슨 일 생겼어요?”허성호는 한달음에 달려가 허혜인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렸다.“혜인아? 괜찮아? 괜찮은 거지?”너무 흥분해서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지나친 감정변화는 심장과 폐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조연설이 너무 놀라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정말 이렇게도 사람을 치료한다고?이것은 완전히 그녀의 이해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다.엄진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어이, 앞으로는 당신이 모르는 일에 함부로 말하지 마. 얼마나 창피하겠어.”조연설은 순간 얼굴빛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그녀는 콧방귀를 뀌더니 돌아서서 말했다.“이번에는 내가 빚진 거 맞으니 다음에 갚는 거로 하지.”그러더니 곧장 자리를 떠나버렸다.엄진우는 고개를 저었다.“성깔하고는, 예우림보다 더 젬병이야. 예우림은 적어도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데 이 여자는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아.”소대호는 다급히 엄진우의 손을 부둥켜 잡고 말했다.“신의님! 정말 감사합니다. 어르신은 너무 흥분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오셔서 먼저 방으로 모셨습니다.어르신이 특별히 당부하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강남성에 허씨 가문이 발붙일 자리가 있는 한 신의님이 가장 귀한 손님이시니 그 어떤 공직이라도 다 내어드릴 거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이 소대호 산하의 모든 산업도 마음대로 움직이셔도 좋습니다.”파격적인 보답에도 엄진우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그만하세요. 필요하면 얘기할 테니 일단 집에 가서 푹 자야겠어요. 더는 귀찮게 굴지 마세요.”“네!”엄진우의 시큰둥한 태도에 소대호는 허리를 더 굽혔다.그들에게서 그 어떤 보답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이로써 상대는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
“아니, 의술은 그렇게 대단하면서 봄청에 넣은 실혼산은 왜 몰랐지? 앞으로 적어도 12시간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겠네?”남궁민희는 만족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그러니까 의술은 내가 당신보다 한 수 위라는 걸 의미하지.”체면이고 뭐고,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그녀는 의술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대가도 두려워하지 않는 독실한 의술광이다. 설사 그 대가가 자기 육체일지라도.“이젠 나랑 좀 자야겠어. 그래야 내가 당신 완전히 컨트롤할 수 있으니까.”남궁민희는 넋이 나간 엄진우를 이끌고 예약한 근처 호텔로 향했다.핑크색 커튼에 웜 샹들리에, 분위기는 아주 야릇하고 애매했다.“자기야, 옷 벗어야지?”그녀는 오직 흰색 레이스 브래지어와 청바지만 입은 채 침대에 누워 곧고 부드러운 긴 다리를 교차시켰다.머리를 질끈 묶고 아름다운 얼굴로 매혹적인 표정을 짓는 그녀는 마치 슈퍼모델 같았다.동공이 풀려버린 엄진우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리자 엄진우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옷을 벗기 시작했다.달랑 팬티만 남은 그때, 남궁민희가 말했다.“그만, 자기야. 일단은 여기까지. 우리 천천히 진행하는 거야. 그래야 신날 테니까.”하지만 엄진우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여자의 손목을 잡아 침대에 세게 눌렀다.남궁민희는 너무 좋아 간드러지게 웃었다.“봄청 효과가 아주 장난 아니네? 아직 부르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움직이다니.엄진우, 근데 너 의술은 어디서 배웠어?”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엄진우가 대답했다.“맞춰봐.”순간 남궁민희는 충격에 휩싸인 듯 안색이 창백해졌다.“어떻게......”엄진우는 재빨리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한 손으로 청바지를 벗겼는데 곧 매혹적인 살색이 드러났다.“술에 약을 타?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당신이 무슨 생각인지 궁금해서 여기까지 따라온 것뿐이야.요술을 부려서 내 의술의 비밀을 알아내고 싶었던 거네.”엄진우는 사악하게 웃었다.“아쉽네, 상상은 좋았지만 현실은 참담하지?”남궁민희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말했다
사진을 확인한 남궁민희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이, 이건!”사진 속 엄진우는 자색 교룡왕포를 두르고 있었는데 옆에는 흰머리의 노인이 즐겁게 그의 발을 씻겨주고 있었다.그리고 그 노인이 바로 용국 10대 명의로 불리는 귀곡의존이다!존경하고 아끼는 사부님!“그럴 리가 없어! 이건 분명 가짜예요!”남궁민희는 이 사실을 절대 믿을 수 없었다.천하의 귀곡의존이 비굴하게 엄진우 같은 애송이의 발이나 씻겨주다니.그녀 마음속에 우뚝 서있던 귀곡의존의 엄숙하고 단정한 이미지가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엄진우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못 믿겠어? 마침 번호도 있는데, 전화해 봐?”그러더니 바로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고, 이내 전화기 저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명왕님이 어쩐 일로! 오늘 천운이 열린다더니 이런 영광스러운 일이 생겼군요.”귀곡의존은 더없이 아첨했다.엄진우가 말했다.“제자 중에 남궁민희라고 있죠?”“그렇다만, 얼굴도 예쁘장하고 아주 괜찮은 아입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만약 그렇다면 제가 당장 명왕님에게 보내드리겠습니다.”귀곡의존은 마치 황제를 모시는 내시처럼 자세를 잔뜩 낮추고 말했다.“아, 저번에 저한테 노트 하나 주셨잖습니까? 그걸 습득하는데 장장 반년이나 걸렸지만 의술이 몰라보게 향상되었더군요, 혹시 버릴 것 더 없습니까?”엄진우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긴 해요. 저번에 버리려다가 못 버린 거. 다음에 가지러 오세요.”“아이고~ 고맙습니다.”귀곡의존은 너무 좋아 아이처럼 퐁퐁 뛰며 대답했다.“명왕님, 사실 남궁민희 외에도 괜찮은 여제자들이 수두룩합니다. 원하신다면 제가 얼마든지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적당히 하세요.”엄진우는 귀찮다는 듯 전화기를 꺼버렸다.남궁민희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귀곡일문에 대한 자부심이 산산조각나는 순간이었다.“당신이 그 전설의 명왕이라고요? 용국의 수호신?”몇 초간의 침묵이 흐른 후, 남궁민희는 잠시 엄진우를 노려보더니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었다.“남궁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두 남자는 그제야 엄진우가 얼마나 강한지 알게 되었다.진천무는 분명 그들에게 병신 하나를 처리하라고 했다.그런데 병신은 개뿔, 상대는 분명 살신이다! 부처님이 이 남자를 보아도 바지에 오줌을 쌀 것이 분명하다.“말하겠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그 중 한 사람이 손을 들었다.엄진우는 눈꺼풀을 치켜들며 입을 열었다.“그래?”그러더니 손바닥으로 상대의 머리통을 깨버렸고 순간 뇌와 피가 사방으로 튀어 나왔다.“감히 나한테 조건을 걸어? 내 다리털보다 비천한 주제에 어디서 딜이야?”엄진우는 차갑게 웃었다.마지막으로 남은 남자의 얼굴에는 이미 세 사람의 피가 튀어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그는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어댔다.“할게요! 다 얘기하겠습니다! 조건은 없으니 살려만 주십시오!”“좋아.”엄진우가 말했다.상대는 긴장감에 여러 번 침을 삼키고 말했다.“사실 소주의 진짜 목표는 대종사님이 아닌 예우림입니다. 대종사님을 잡아 오라고 한 건 단지 대종사님의 의술에 흥취를 느끼고 연구실에서 노예처럼 부려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지성그룹의 예우림에게도 타격이 될 것 같아서요.”“예우림은 왜? 아무리 그래도 진스제약은 상업성 성질의 기업인데 굳이 예우림과 다툴 필요 있어?”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그건......”상대는 잠시 머뭇거렸다.“그건 뭐?”엄진우는 짜증 난다는 듯 되물었다.“그건 너도 죽고 그년도 죽어야 할 테니까!”상대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더니 금병을 던졌다.순간 아가리가 폭발하며 거대한 물건이 튀어나왔다.“하하하! 다행히 내 몸에 비밀병기를 숨겼지 뭐야? 정 선생님이 그랬어. 이것만 있으면 넌 반드시 죽는다고!”상대는 입을 크게 벌리고 흉악하게 웃었다.이때 거대한 물체가 바닥에 있는 세 구의 시체를 뜯어먹자 순간 수많은 촉수와 세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남궁민희는 깜짝 놀라 식은땀을 흘렸다.“지잔고충! 지잔고충이 왜 여기 있어?”고충 속에 있는 패주가 가장 즐기는 것이 바로
“정 선생이라고 하지 않았어? 나 다 들었는데?”그러더니 손을 휘둘러 상대의 목숨을 끊어버렸다.역시 뷔젠트의 사람이야. 거머리처럼 떨어지지 않네. 한가할 때 정남선부터 처리해야겠어.남궁민희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온몸을 떨었다.하지만 이내 그녀의 눈동자에 강렬한 연모가 싹트기 시작했다.강하다! 전설 속의 명왕이 이렇게 강한 인물이었다니!“명왕님, 이 남궁민희를 구해줬으니 전 영원히 명왕님의 사람으로 살 거예요. 그러니 마음껏 부리셔도 좋아요.”남궁민희는 요염한 몸을 비틀며 끈적한 눈빛을 보냈다.엄진우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확실히 네 도움이 필요한 일이 하나 있어. 진씨 가문에 대해 전부 알아봐. 사흘 줄게.”“네! 맡겨만 주세요.”그녀는 아리따운 엉덩이를 흔들며 흔쾌히 명을 받았다.엄진우는 곧 적당한 장소를 찾아 고충을 연화하려고 했다.천잔고충과 지잔고충은 같은 맥락으로 만약 양자를 동시에 융합한다면 더욱 높은 레벨의 음양쌍생고충을 탄생시킬 수 있다.그렇게 되면 음양오행을 통해 기상을 바꾸고 위력도 10배는 증가하게 될 것이다.같은 시각, 정남선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제기랄! 내가 지잔고충을 어떻게 얻어왔는데! 지잔고충마저 엄진우 그 자식의 상대가 되지 못하다니! 엄진우 대체 정체가 뭐야?하지만 괜찮아. 4대 고대 무가의 세력을 빌리면 예우림을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 수 있어.이렇게 5일이 지났다.엄진우는 물조차 마시지 않고 음양쌍생고충을 만들어냈다.만족스러운 듯 출관하려는 그때, 그는 급히 허벅지를 쳤다.“큰일났다. 내일 엄씨 가문 연회가 있는 날이잖아. 하마터면 까먹을 뻔했네.”게다가 예우림과 약속한 세 개의 테스트 중 이제 하나를 완성했다.여기까지 생각한 엄진우는 지체없이 예우림의 별장으로 향했다.마침 주말이라 예우림은 집에 있었다.그녀는 캐릭터 곰이 그려진 흰색 티셔츠를 입었는데 곰의 눈은 유난히 크고 튀어나온 것이...... 하나도 귀엽지 않았다. 게다가
“그날 술집이 바로 두 번째 테스트였어.”예우림은 입꼬리를 올렸다.“만약 그날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다음 날 넌 바로 회사에서 쫓겨났을 거야.”예우림은 쉬운 여자가 아니다. 호랑이의 엉덩이를 만지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그리고 세 번째 테스트는 네가 진스제약의 자작극 사건을 해결했으니 그걸로 퉁이야.”며칠 동안 예우림은 엄진우에 대한 온갖 좋은 말을 다 들었다.소지안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엄진우의 활약을 지켜보았던 홍보팀 직원들도 그녀에게 사건의 전말을 보고했기 때문이다.“그러면 내일 나와 같이 가는 거죠?”예상 밖의 경사다!예우림은 몸을 돌리고 엄진우에게 등진 채 덤덤하게 말했다.“그래...... 신세 갚는 셈 치지 뭐. 하지만 미리 말해두는 데, 너나 네 어머니가 나한테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난 절대 하지 않을 거야.그만 나가 봐.”예우림의 말은 엄진우에게 찬물을 끼얹었다.이 여상사, 정말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다.내일 아무 소란도 일어나지 않기를......엄진우는 예우림의 별장에서 나와 곧장 오션 아파트로 돌아갔다.다음 날.“진우야, 일어나야지! 오늘 어르신 팔순 잔치라 늦으면 안 돼.”하수희는 아침 일찍 엄진우를 깨우고 화장을 한 후 오랫동안 간직해 온 커피색의 개량한복을 꺼내 입었다.그러고 보니 가정주부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엄진우는 깜짝 놀라며 웃었다.“엄마, 나 엄마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처음 봐. 하긴 이렇게 아름다웠으니 우리 아버지가 반한 거 아니겠어?”엄씨 가문 소주의 마음을 빼앗고 심지어 소주의 신분까지 버린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하수희는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네 엄마 왕년에는 무대 위의 에이스였어. 그러다 자유분방한 네 아빠와 마주치는 순간 서로 첫눈에 반한 거지.”지나간 세월을 떠올리니 여전히 달콤했다.하지만 하수희는 반쯤 말하다가 말머리를 돌렸다.“그 얘긴 그만하자. 우림이 착한 여자니까 너 꼭 소중히 여겨야 해.”엄진우는 난처하게 웃으며
일이 이 지경으로 되자 엄진우는 하는 수 없이 하수희와 함께 엄씨 저택으로 향했다.스쿠터는 한 시간을 넘게 달려 겨우 4대 고대 무가 중 하나인 엄씨 저택에 도착했다.엄씨 저택은 풍수적 배치에 맞춰 각각 동서남북에 마당을 배치했다.입구에는 현대식 고급 차들이 가득 있었고 눈에 보이는 엄씨 가문 사람들은 하나같이 오기가 가득해 보였다.“엄휘성 님 맞죠? 듣자 하니 무관을 차렸는데 초대박이 났다면서요?”“엄이영 님! 오랜만이에요! 용국미인대회 강남 전 3위 축하합니다!”“엄조한 님! 하하하, 외경대만원에 도달하셨다면서요? 참 대단해요!”입구에서 초대장을 체크하는 집사는 늙은 여우처럼 간사하게 웃으며 엄씨 가문 사람들에게 친숙한 표정을 지었다.“초대장 여기 있습니다.”드디어 엄진우와 하수희의 차례가 되었다. 하지만 상대는 두 사람의 초대장과 스쿠터를 훑어보더니 시큰둥하게 초대장을 던져버렸다.“꺼져!”순간 엄진우는 화가 솟구쳤다.“뭐야? 초대장 들고 왔는데 꺼지라고?”“진우야, 여기 엄씨 가문이야. 함부로 그러면 못 써!”하수희는 다급히 엄진우를 말리고 겸손하게 말했다.“죄송해요. 우리 아들이 성격이 워낙 급해요. 선생님, 우리 초대장에 무슨 문제라도 있을까요?”“다 문제야.”집사는 싸늘하게 말했다.“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두 사람의 신분이지. 스쿠터를 타고 와서 감히 엄씨 가문 어르신의 팔순 생신에 참석하려고?여기가 동네 시장인 줄 알아? 여긴 당신 같은 사람들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그러니까 그 초대장은 볼 필요도 없어. 분명 가짜야.”오늘 이 장소에 찾아온 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어려서부터 금의옥식 하며 자란 사람들이며 하나같이 마이바흐 같은 외제 고급 차를 타고 다닌다.게다가 심지어 엄씨 가문의 하인들과 집사도 BMW를 끌고 다녔다.아무리 그래도 두 바퀴짜리는 너무 심각하다.스쿠터라니......당신이 엄씨 가문 사람이라고? 지나가던 개가 다 웃겠네.“왜? 스쿠터는 당신 엄씨 가문에 출입할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