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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배현수가 성남에서 산성 별장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저녁 10시였다.

별장에는 작은 무드등만 켜져 있었다. 갑자기 작은 그림자가 튀어나와 그의 허벅지를 꼭 껴안았다.

“선유?”

그는 손을 뻗어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선유가 시무룩해서 입을 열었다.

“아빠, 아빠도 안 돌아오는 줄 알았어요.”

“그럴 리가, 아빠는 널 버리지 않을 거야.”

“엄마도 그렇게 말했는데 날 버렸잖아요. 아빠, 아빠는 엄마처럼 안 좋은 생각하면 안돼요.”

아이는 작은 얼굴을 들어 그를 애타게 바라봤다.

배현수의 심장이 격렬하게 요동쳤다.

그는 억지웃음을 지었다.

“아빠... 안 좋은 생각 한 적 없어.”

“거짓말, 엄마가 떠난 후 매일 밤 엄마가 꼈던 반지를 보며 멍때렸잖아요. 가끔 거실 소파에서 밤새 말 한마디 없이 앉아있기도 하고. 아빠, 엄마랑 같이 가지 마요. 무서워요.”

아이의 작은 두 손은 그의 정장 바지를 꼭 잡고 있었다. 마치 손을 놓으면 아빠가 떠날 것처럼.

배현수가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줬다.

“아빠가 약속할게. 언제가 곁에 있을 거야.”

이것은 조유진의 유언이었다.

아무리 죽을 만큼 고통스러워도 선유를 잘 키울 것이다.

“엄마는 떠났고 다시는 안 돌아오는 거 맞죠?”

선유의 머루알 같은 눈동자가 배현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아이가 비록 어리지만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매번 초윤이 이모가 올 때마다 눈빛이 비통했다.

예전에 이모한테 엄마에게 연락해달라고 하면 바로 전화했었는데 지금은 화제전환만 할 뿐이다.

배현우는 몸을 숙여 아이와 눈을 맞췄다.

투박하고 따뜻한 큰 손이 말랑한 작은 손을 꼭 움켜쥐었다.

그는 손을 뻗어 아이를 안고 작은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낮은 목소리로 타일렀다.

“선유야 무서워하지 마. 아빠는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

“아빠, 앞으로 우리 둘밖에 없잖아요. 꼭 잘 있어야 해요. 아빠한텐 내가 있잖아요.”

배현수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대답했다.

“응, 알았어.”

그날 밤, 배현수는 선유를 안고 아기방으로 갔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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