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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언니, 엄마.

왜 나만 남았어.

허지선은 얼굴이 완전히 망가졌고 재판이 열렸을 때 사람들은 그 두꺼운 거즈 밑에 몇 개의 흉터가 있는지 추측만 하고 있었다.

정확히 몇 개의 구멍이 있고 얼마나 큰지 아는 사람은 나뿐이었지만 허지선은 감히 나를 고소하지 못했다.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의 목숨이 나와 육정우의 손에 달려 있었으니까.

“너에겐 가족이 하나밖에 없다는 걸 알아. 아버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 싫으면 자수하고 감옥에 가서 남은 인생을 속죄하면서 살아.”

그녀는 감옥행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법원에서 자기 얼굴은 자해로 인한 상처라고 우겼다.

그리고 그녀가 지키려고 거짓말까지 한 아버지는 한 달 후 집에서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

언니를 괴롭힌 짐승은 육정우가 감옥에 가기 전에 직접 처리했는데 앞으로 남자구실은 못 하게 되었고 나도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인생도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언니를 괴롭힌 사람들은 나나 육정우나 절대 가만두지 않았다.

모든 일을 마치고 나니 온몸에 기운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사람은 살아가야 할 사명감과 책임감이 없으면 사는 게 의미가 없게 된다.

어느 날 밤 엄마가 언니와 함께 날 찾아왔고 함께 새아빠를 찾으러 가자고 했다.

그렇게 집안을 가득 채운 꽃향기와 함께 나는 그들의 손을 잡고 함께 먼 곳으로 갔다...

...

[번외]

내 이름은 육정우, 어렸을 때부터 집안의 후계자로 꼭두각시처럼 자랐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단지 훗날 아버지로부터 거대한 육상그룹을 물려받는 것뿐이었다.

참, 나에게는 강희망이라는 약혼녀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들이 맺어준 혼약인데 난 그녀가 싫었다.

그녀도 나처럼 엄격한 집안에서 틀에 박힌 교육을 받은 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곱 살이 되던 해, 암울하고 무채색이었던 내 삶에 한 줄기 빛이 비쳤다.

안개꽃을 좋아하던 소녀, 잘 웃던 소녀, 나에게 재밌는 농담을 건네던 소녀...

그런 약혼녀를 만난 것은 행운처럼 느껴졌다.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처럼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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