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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무수히 많은 밤을 지새우며 엄마가 드디어 벗어난 거라고 필사적으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지만 잔혹한 운명에 유일한 언니마저 이렇게 빨리 나를 떠날 줄은 몰랐다.

한때 내가 원했던 열정적이고 활기찬 삶은 사라지고 나 홀로 쓸쓸히 남겨지고 말았다.

...

“엄마가 정신병에 걸렸다니 무슨 말이야?”

옆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던 아버지는 이쯤에서야 살짝 반응을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네가 어떻게 엄마의 상태에 대해 알아? 몇 년 동안 나조차도 전혀 소식을 알 수가 없었는데.”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엄마와 함께 찍은 사진을 꺼냈다.

“나는 아빠 없이 엄마와 자란 강소원이니까요.”

10년 넘게 엄마와 함께 창문도 없는 화물칸에서 비좁은 차별과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살아야 했던 당신 딸이야.

밑바닥에 사는 사람들은 죽으면 묻어줄 곳도 없는데 우리에 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을 리가.

그때 아빠가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수없이 했다.

언니와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살며 다정하게 지내지 않았을까?

함께 학창 시절을 보내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때도 옆에 있어 주지 않았을까?

우리 엄마도 내가 본 부잣집 사모님들처럼 매일 쇼핑하고 자신을 가꾸기 바쁜 사람이 되진 않았을까?

기름과 연기가 가득한 주방에서 쌓이고 쌓인 설거지를 하지 않아도 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찬바람을 맞으며 우유를 배달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잘못했어. 내가 이 집안의 죄인이야.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어...”

내 생물학적 아버지는 지금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치고 있었다.

하룻밤 사이 하얗게 물든 머리는 그에 대한 내 동정을 불러오지 못했고 오히려 이런 고통은 내 지난 인생과 엄마가 나중에 겪었던 것에 비하면 너무 가볍다고 생각했다.

육정우는 나를 위해 최고의 변호사를 고용했다.

“적어도 10년형은 받게 하세요.”

육정우가 한 말이었다.

...

내연녀가 연행되기 전, 그녀는 자발적으로 나를 찾아와 모든 과정을 자백했다.

법정에서 형량을 몇 년이라도 줄일 수 있기를 바라서겠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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