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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새 신랑

Author: 유리설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이옥란은 하서관의 계모다. 젊었을 적 그녀는 영화계를 풍미하던 잘나가는 배우였다. 딸을 둘이나 낳은 지금에도 그녀는 여전히 우아했다. 관리를 잘해서 그런지 젊은 아가씨와도 같았다.

이옥란은 세컨드였다. 그녀는 팔방미인인데다 수단이 높았다. 세컨드에서 안주인이 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처세술로 상류층에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오늘 결혼식도 이옥란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꾸며놓았다. 하서관이 입은 웨딩드레스도 밀라노에서 특별제작한 것이었다. 모두 이옥란을 입이 마르게 칭찬하고 있었다.

하서관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수줍어하며 말했다. 그녀는 기대감이 가득 찬 눈빛으로 문을 바라보았다. “시간이 다 됐다면서요… 근데… 신랑은 왜 아직이에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 이옥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모두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설마 자신의 신랑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건가?

그녀는 액땜하러 시집을 가는 것이다. 이 결혼식에는 신랑이 없다.

하진국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의 눈빛에 죄책감이 가득 찼다. “서관아, 오늘 신랑이… 신랑이 몸이 좀 아프다네. 그래서 못 올 것 같아. 그냥 올라가.”

하서관이 얼어버렸다. 하지만 이내 얌전한 미소를 띠었다. “알겠어요. 그럼 먼저 가 있을게요.”

하서관은 혼자 차에 올라탔다.

손님들은 멀어져가는 하서관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시골에서 왔다는 소리에 모두 그녀를 시골뜨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몸매는 무척이나 가녀리고 섬세했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청순한 분위기가 흘러넘쳤다.

아무것도 모르는 듯 순진하고 고분고분한 그녀의 모습이 사람들의 동정을 샀다. 모두 이옥란에게 손가락질하며 수군대기 시작했다.

‘보기에만 번지르르하지, 그래도 새엄마는 새엄마네. 남의 딸을 자기 딸 대신 액땜으로 시집이나 보내고.’

이옥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의 손바닥 안에 있어야 할 결혼식이었는데, 하서관의 이간질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다. 그녀의 상황이 난처해졌다. 하서관을 너무 얕봤다.

상관없다. 시간은 많으니까. 그녀를 처리할 방법은 많다!

하서관은 유란원에 도착했다. 그녀는 신혼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다. 방안에는 칠흑 같은 어둠이 깔려있었다. 분위기가 음슴했다.

하서관의 검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밝고도 위험한 빛을 쏟아냈다. 그녀는 침대로 다가갔다. 폭신한 침대 위에 누워있는 남자가 어렴풋이 눈에 보였다.

그 사람이 그녀의 신랑이었다.

하서관은 손을 뻗었다. 그의 맥을 짚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그녀의 얇은 손목이 수려한 손가락에 잡혀버렸다. 하늘이 한 바퀴 돌더니 그녀의 몸이 그의 몸 아래로 눌렸다.

그 행동이 하서관을 놀라게 했다. 분명히 불치병에 걸려 누워만 있다고 했는데… 그녀의 손목을 감싸고 있는 손가락에는 힘이 다분했다. 건강한 남자임이 분명했다.

누구지?

하서관이 빠르게 무릎을 굽혔다.

하지만 남자의 반응속도는 무척이나 빨랐다. 그는 손쉽게 하서관의 공격을 피하고는 그대로 그녀의 무릎을 눌러버렸다.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동작이 빠르고, 정확하고, 단호했다.

“당신은 누구예요? 이거 놔요!”

하서관은 있는 힘을 다해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빠르게 그녀의 귓가에 중저음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새 신부님, 진도가 빼고 싶은가봐요?”

“…”

저질!

그녀는 이 방 안에 있는 남자가 자신의 신랑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신랑은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건장한 젊은 남자였다.

남자의 기다란 손가락은 이미 그녀의 턱을 타고 옷자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녀의 단추가 하나씩 풀리고 있었다.

하서관은 재빨리 그의 커다란 손을 잡았다. “지금 가만히 있잖아요.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소리 지를 줄 알죠?”

그때 신혼방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메이드가 육노인을 붙잡았다. “어르신, 이러시면 안 돼요.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쉿.” 노인은 화를 내며 그녀에게 조용히 하라고 손짓했다. “그냥 귀로 듣기만 할게. 안 본다니까!”

육노인은 창문에 딱 붙어 방 안의 소리를 훔쳐 듣고 있었다.

하서관은 무슨 일인지 몸을 일으켜 확인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육한정이 하서관의 어깨를 누르며 그녀의 행동을 막았다. “빨리.”

하서관도 눈채챘다. 밖에 있는 노인을 위해 연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녀의 협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할 줄 몰라요.”

어둠 속에서 육한정의 깊은 눈동자는 무척이나 예리했다. 매와도 같았다. 그는 자신의 아래에 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 스무 살 남짓한 나이의 그녀는 눈썹을 찌푸리며 조심스럽고도 분한 눈빛을 품고 있었다.

육한정의 큰 손이 그녀의 옷자락에 다가왔다. 그는 손에 힘을 주었다.

아.

하서관은 피부가 서늘해짐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의 얇은 팔로 가슴을 막았다. 그래도 여자였다. 하서관이 놀랐는지 소리를 질렀다.

육한정이 입꼬리를 올렸다. “이젠 좀 알겠어요?”

“…”

하서관이 눈을 치켜떴다. 염치도 없지!

육한정의 손은 바로 그녀의 양옆에 있었다. 그는 그녀를 자신의 품속에 가둔 채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하서관도 여자였다. 그것도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남자랑 단둘이 있다니… 그녀의 새하얀 귓불이 빨개졌다.

“계속해. 아니면 진짜로 해버릴 거니까.” 그가 낮은 목소리로 협박했다.

하서관의 속눈썹이 떨렸다. 그녀는 그가 한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눈을 감고 그에게 협조했다.

밖에 있던 육노인이 손을 모으더니 아미타불을 외쳤다. “정말 다행이다! 하늘이 날 도와주네! 나한테도 드디어 증손주가!”

육노인은 기쁨에 덩실덩실 춤을 추고는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육노인은 조상에게 향을 꽂으러 사당으로 갔다.

하서관은 신속하게 손을 뻗어 남자를 밀쳐버렸다. 육한정도 이번에는 협조적으로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는 탁- 소리를 내며 불을 켰다.

노을과도 같은 노란색의 불빛이 쏟아져 내렸다. 하서관은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신속하게 단추를 닫음으로 우유처럼 뽀얀 자신의 어깨를 가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이미 침대에서 내려간 지 오래였다. 드러난 그의 얼굴은 무척이나 준수했다. 칼로 조각해낸 듯한 이목구비, 일거수일투족에서는 타고난 듯한 차가움과 고귀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하서관에게는 그의 얼굴을 감상할 정신이 없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멍해졌다.

이 남자…

“당신!”

기차에서 만났던 그 남자다! 그 남자가 그녀의 신랑이었다!

하서관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불치병에 걸린 남자에게 시집가게 될 것이라는 걸. 많을 걸 준비했는데, 그 남자 이 남자 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날 기차에서 큰소리로 그를 나무라기까지 했는데… 당당하게 자신을 유란원으로 시집갈 여자라고 소개하면서. 분명히 속으로 비웃었을 것이다.

육한정의 입가에 웃을듯 말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날 알아보네요? 말했죠? 우리 곧 만나게 될 거라고.”

그는 흥미롭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하씨 집안에서 시골뜨기를 시집보낸다고 집사한테 들었는데…

액땜이면 뭐 어때. 할머니가 기뻐하기만 한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하물며 그 시골뜨기가 그녀인데.

근데, 시골뜨기가 다 얘처럼 이런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날 기차에서 그녀가 그 남자를 어떻게 바닥에 쓰러지게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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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서관은 아홉 살 때 시골에 버려졌다. 아버지인 하진국에게 아무런 기대도 가지지 말았어야 했는데… 역시나 이번 전화에도 예외는 없었다. 하진국은 여전했다. 하서관이 알고 있던 그 하진국이었다. 의학에 빠져 살고, 허영심 넘치고, 본인 체면 차리는 그런 사람. 하씨 의료를 더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 지금 그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딸은 하연연이다. 시골에서 돌아온 이 딸은 대타로 시집이나 가는데… "알겠어요, 아빠. 내일 갈게요." 고분고분한 그녀의 태도에 그의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서관아, 넌 그냥 액땜으로 시집간 거야. 불치병에 걸린 네 남편도 곧 죽을 테니까 일단 왕대표 일부터 해결하자. 때 되면 아빠가 다시 좋은 남자로 찾아줄게." "고마워요 아빠." 하서관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핸드폰을 끈 후, 하서관은 육한정의 품에서 눈을 감았다. 솔직히 너무 속상했다. 그녀의 처지는 고아와 다름이 없었다. 그녀도 다른 평범한 애들처럼 엄마 아빠한테 사랑받으면서 평온하게 살고 싶었다. 그녀에게는 너무 과분한 삶이었다. 그녀는 집이 없다. 그녀에게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었다. 조금 추윘는지 하서관이 육한정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그의 품은 단단하고 따뜻했다. 어떤 여자라도 그의 품속에서만큼은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그의 가슴을 베개 삼아 베고 누웠다. 쿵- 쿵- 쿵- 쿵-. 한번 또 한 번의 힘 있는 심장박동 소리가 그녀에게 안전감을 안겨주었다. 불면의 밤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해가 뜰 때까지 그의 품 안에서 잠을 잤다. 그것도 아주 잘. … 육한정은 서서히 눈을 떴다. 다음 날 아침이 다 된 시간이었다. 눈 부신 햇살이 커튼을 넘어 방안으로 비쳐 들었다. 육한정은 잠이 덜 깬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는 정신이 멍했다. 오랜 세월이다. 오랜 세월 동안 아침까지 자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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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제1831화 최종회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제1830화 질투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제1829화 결백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제1828화 발차기를 하다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제1827화 헤어지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제1826화 여보!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제1825화 잊지 못하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제1824화 사랑해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제1823화 너는 나를 사랑해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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