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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지환은 방 안으로 들어가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뒤로 물러나 이서의 목에 있는 스카프를 가볍게 풀어 헤치며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

“그럼 이건 누가 이런 거야?”

이서가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피했다.

‘돌아오자마자 목이 졸린 자국을 알아차리시다니...’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이서야!”

지환은 이를 악문 채 사나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서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사실은... 하은철이 왔었는데...”

‘하은철의 말투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서로 아는 사이인 것 같았는데...’

이서의 말을 들은 지환의 안색은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곧바로 몸을 돌려 입구로 걸어가려 했다. 하지만 이를 예상한 이서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사람한테 가려고요?”

지환은 이서를 바라보고 있었으나, 어떠한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두 눈은 이미 그녀에게 대답한 셈이었다.

“안 돼요!”

이서는 지환의 손을 잡고 거실로 가려고 했다. 그녀는 당최 그의 힘을 이길 수 없었으나, 젖 먹던 힘까지 짜낸 결과, 두 번째 시도 만에 지환을 거실로 끌고 갈 수 있었다.

“절대 가지 마세요.”

이서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은철은 H국 제 1대 가문의 후계자예요. 선생님께서 그 사람을 찾아가는 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요!”

“나는...”

이서의 맑은 눈빛을 본 지환이 꽉 쥔 주먹을 천천히 놓았다.

“그래, 알겠어.”

“가지 않을게.”

“정말요?”

이서는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이렇게 말씀하실 분이 아니신데...’

‘설마 나 몰래 하은철을 찾아갈 생각이신 건가?’

“응.”

지환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말이야.”

사실, 그는 이미 은철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

그가 오늘 이천을 만나러 나갔던 것은 하씨 가문을 망치기 위한 첫 번째 준비를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환의 대답에서 확신을 느낀 이서는 그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곧이어 그녀는 그를 위로하기 위해 괜찮은 척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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