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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같은 시각.

이 도시의 다른 한쪽에서는 이서의 앞에 앉은 나나가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서 언니, 정말이지 일부러 장희령을 해치려던 건 아니었어요. 그 여자의 대기실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들었는데... 인터넷상에 퍼진 언니에 대한 그 터무니없는 소문을 낸 사람이 장희령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만...”

지금의 나나는 희령에게 조금의 호감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오늘의 일은 그야말로 그녀가 영화계의 선두 주자라는 나나의 환상을 완전히 깨버린 것이었다.

이서는 줄곧 침묵을 지키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이를 본 은아는 더욱 마음을 졸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서가 기억을 잃은 것도, 그녀가 다시 윤씨 그룹을 되찾은 것도 아는 사람이었다.

‘윤 대표님은 기억을 잃었잖아. 분명히 나나를 기억하지 못하실 텐데... 하필 대표님께서 윤씨 그룹을 되찾자마자 이런 큰 일이 일어나다니...’

은아는 이 일로 인해 이서가 나나를 향한 지지를 철회할까 봐 걱정되었다.

왜냐하면 일이 꽤 크게 벌어졌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이서가 나나를 망가뜨린 것이라 여기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서야...”

하나가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듣고 있어...?”

이서가 마침내 시선을 옮기며 입을 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은아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으며, 심지어는 황홀함을 느끼기도 했다.

‘저 모습이 정말 기억을 잃은 사람의 모습이라고?’

“일이 이렇게까지 커진 걸 보면, 배후에 누군가가 있는 게 분명해. 상황을 보니까 두 가지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는 게 우선일 것 같네. 첫째는 내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거고, 두 번째는 나나가 사람을 때린 이유가 있다는 거지. 이 두 가지를 증명해 줄 증거나 증인만 찾으면 될 일이야.”

“심가은 씨는 총에 맞아 죽었으니까 이에 대한 증거는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나나가 사람을 때린 이유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CCTV 녹화본이 꼭 필요한데... 이미 이를 예상한 장희령이 틀림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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