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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덩달아 민씨 집안도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가 오늘 온 것은 바로 민씨 집안의 체면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하경철은 불쾌해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맞선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긴 하지만, 지환이 이미 결혼한 걸 어쩌겠나? 그리고, 내가 맞선을 얘기한 거지, 둘의 혼약을 약속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결혼 얘기까지 나왔는지, 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네.”

민호일은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잠자코 당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도 보상은 해주셔야죠.”

민호일은 하지환을 힐끗 쳐다보고는 말을 이었다.

“큰 집 도련님은 이미 결혼했다고는 하나, 현재 주요 사업이 국내에 있으니…… 남자는 혼자 있으면 외롭기 쉽습니다. 차라리 한국에서…… 새 장가 한 번 더 드는 건 어떨까요?”

말하면서 민예지를 하지환 곁으로 밀어붙였다.

민예지는 수줍어하며 고개를 숙이고 하지환의 품속에 쓰러지려고 했다.

하지환은 가볍게 옆으로 피했다.

헛발 디딘 민예지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가까스로 똑바로 서자, 하지환의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우리 집사람이 원치 않아서, 저는 새 장가 못 갑니다.”

‘집사람’이라는 세 글자는 하지환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자상함과 온화함이 묻어났다.

민예지는 갑자기 일면식도 없는 하지환의 아내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질투를 느꼈다.

그녀는 어색한 억지웃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삼촌을 모실 수 있는 건 제 영광입니다. 혼인 신고 안 해도 상관없어요. 당신 곁에서 말 잘 듣고 있을게요.”

하경철의 눈살이 더욱 찌푸려졌다.

하지환은 오히려 흥이 나서 입꼬리를 올렸다.

“정말?”

민예지는 눈동자가 밝아지자 황급히 말을 이어갔다.

“네, 시키는 일이면 뭐든지 할게요.”

“그럼, 바닥에 엎드려 개 짖는 소리나 두 번 해보던가.”

무심코 뱉은 말이었다. 눈가에 있는 점이 불빛 아래에 사악한 기운을 더해주었다.

민호일과 민예지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도련님…… 사람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이건 너무하네요.”

민호일은 하마터면 화가 나서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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