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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이서야, 신경 쓰지 마. 하은철 입에서 뭔 좋은 소리 들으려고? 가자!”

이서는 잠시 망설이다가 임하나의 손을 지긋이 눌렀다.

“말해봐.”

그녀는 하은철을 보며 말했다. 드디어 제대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시선에 하은철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막 입을 열려다 임하나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

“우리 둘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 사람 참...”

이서는 짜증 난 임하나를 다독였다.

“알았어, 다만 밀폐된 공간이 아닌 공공장소여야 해.”

하은철은 기쁜 기색이 역력했지만, 곧 사그라들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호텔 부근의 분수대를 가리켰다.

“저기 가서 이야기할까?”

이서도 별다른 의견이 없었다. 그녀는 임하나더러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는 하은철과 분수대 쪽으로 걸어갔다.

분수대에 도착하자, 이서는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바로 물었다.

“우리 남편이 왜? 뭐가 어쨌는데?”

하은철은 마음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작은아빠 얘기를 꺼내야만 이서의 신경을 건드릴 수 있구나.’

“네 남편이 누군지 알아냈어.”

그의 얘기에 바로 경각심이 생긴 이서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그래서? 어쩌려고?”

수호자의 신분으로 나서는 이서의 모습에 하은철은 어처구니없었다.

그가 뭘 어쩌려는 게 아니라, 작은아빠가 그의 약혼녀를 빼앗은 셈이니.

“너 아직도 모르지?”

“뭘?”

이서의 눈에 비친 경계심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네 남편이, 바로 내 작은아빠야.”

하은철은 한 글자 한 글자씩 뱉고는 눈도 깜빡하지 않고 이서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역시나 이서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그의 마음속에서 순식간에 희망이 되살아났다.

“몰랐었구나...”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냥꾼이 인내심을 갖고 작은 동물이 함정에 빠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이서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은철을 바라보았다.

입을 열자, 쉰 목소리가 나왔다.

“거짓말!”

하은철은 조급해했다.

“정말이야, 네 남편이 정말 내 작은아빠이라니까!”

“안 믿어!”

이서는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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