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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마이클 천은 바로 나갔다.

마이클이 자리를 비우자, 이상언은 지체하지 않고 곧 지환에게 말했다.

“지환아, 잘 들어. 너 지금 선택해야 해. 이서 씨가 고통받도록 두던가, 아니면... 널 잊게 하던가.”

임하나는 숨을 죽이고 긴장한 모습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그녀도 지환이 어떤 선택을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이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던 그에게는 고통이 따를 것이기다.

한 세기가 같은 몇 분이 지나고, 지환의 고통에 휩싸인 목소리가 들렸다.

“날 잊게 해.”

말을 마친 지환은 육안으로 볼 수 있듯이 초췌해졌다.

옆에서 지켜보던 임하나도 마음이 아플 정도로.

계속 입을 꼭 다물고 있던 임하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방법은 없어요?”

이상언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결정했으면 나가자.”

임하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이서를 애처롭게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진료실을 나섰다.

막 몸을 돌려 다시 한번 이서를 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문이 닫혀버렸다.

임하나가 긴장한 듯 말했다.

“대체 지금 뭐하는 거예요?”

유리 창문을 통해 안쪽을 보던 이상언이 지환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긴장하지 마. 단지 이서와 제대로 작별하고 싶었을 거예요.”

임하나의 마음도 칼로 에이듯이 아팠다.

진료실 안.

지환은 이서의 손을 잡고 그녀의 손을 아주 천천히 쓰다듬었다.

시간이 1초, 1초 흘러갈 때마다 그는 심장이 한 올 한 올 도려지는 것 같았다.

“자기야, 날 꼭 기억해줄 거지? 난 자기 믿어.”

그는 이서의 손을 자신의 볼에 대고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서의 피부에서 느껴지는 향긋한 냄새를 맡으며.

꿈속의 이서는 무언가를 느끼기라도 한 듯 미간을 다시 한번 깊게 찌푸렸다.

5분 시간은 금방 흘러갔다. 치료실에 들어온 마이클 천은 지환의 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대표님, 나가 주셔야 합니다.”

지환은 이서를 그윽한 눈으로 보고, 또 보았다. 빨개진 눈동자를 숨기고서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마이클 천을 바라보았다.

“잘 부탁해요, 다만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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