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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이서는 진료실 입구에 서서 길게 뻗은 복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임하나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눈물을 겨우 참아냈다.

“아니야, 인제 그만 가자.”

하나가 이서의 손을 잡았다.

의심스럽다는 듯 하나를 바라보던 이서가 그녀를 따라 차에 올랐다.

보이지 않는 두 눈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고 느낀 이서가 조심스레 하나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하나야, 누군가 암암리에 우리를 훔쳐보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설마, 형부는 아니겠지?’

‘하긴, 그냥 이대로 포기할 사람은 아니잖아.’

‘마이클 천 선생님의 말씀대로 이서를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분명히 다른 방법을 마련하고 말 거야.’

“아니, 네가 너무 예민한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아, 우선 우리 집으로 가자.”

“어? 왜 너희 집으로 가자는 거야?”

이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집을 너무 오래 비워서, 우리 부모님이 걱정하실 텐데?”

하나는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으나, 그런 자신을 자제하려 노력했다.

“내가 이미 너희 부모님께 네가 한동안 우리 집에서 머물 거라고 말씀드렸어. 너희 부모님께서는 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사실도 모르시는데,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면 틀림없이 의심하시지 않을까?”

이서는 하나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네, 그러면 신세 좀 질게, 하나야.”

“우리 사이에 무슨 그런 말을 해.”

쑥스럽다는 듯 이서를 바라본 임하나는 천천히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비록 하나가 천천히 차를 몰기는 했으나, 차량의 속도는 여전히 빨라서 금세 지환을 따돌릴 수 있었다.

하나 차량의 후미등을 바라보던 이상언이 지환에게 물었다.

“따라갈까?”

미간을 찌푸리던 지환이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야, 됐어.”

상언은 즉시 하려던 동작을 멈추었다.

‘따라갔다가 들킬까 봐 두려워서 저러는 게 분명해.’

‘아이고.’

‘코 앞에 있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은... 정말이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거야.’

...

진료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이야기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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