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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하지만 이서는 그걸 원하지 않았다. 본인이 모든 고통을 감내할지언정 지환을 잊고 살아갈 자신은 없었다.

그녀의 문자를 본 마이클은 잠깐 침묵했다.

왠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의사의 관점에서 그는 당연히 첫 번째 방식을 추천할 것이다.

최면요법은 머릿속 지우개처럼 과거의 기억을 지우면서 고통을 더는 치료법이다.

즉 깨끗한 도화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거다.

반면, 전기 충격 요법은 가장 비추하는 치료법이다.

다른 방법이 있었더라면 심지어 언급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치료과정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서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서 씨, 전기 충격 치료법으로 치료한 환자들의 인터뷰 자료를 먼저 보내 드리겠습니다. 보시고 괜찮다고 생각된다면 그 때 다시 생각해 봅시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이서는 재빨리 답장을 보냈다.

[저도 전기 충격 요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저 이미 결정했습니다.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부탁컨데 제 남편한테는 절대 비밀로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이서의 확고한 태도에 마이클 천은 설득을 포기했다.

“누구랑 그렇게 문자질이야?”

운전 중이던 임하나가 고개를 돌려 이서를 한 번 보았다.

이서는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었다.

“아니야.”

지환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혼자 조용히 그 고통을 감내할 생각이었다.

“보나마나 남편이겠지.”

임하나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오늘 지환 씨가 소중한 아내를 내게 양보한 걸 봐서, 내가 네 남편 뒷담화는 하지 않겠어.”

이서는 굳이 반박하지 않고 웃어넘겼다.

“우리 어느 호텔로 가?”

출발한지 벌써 한 시간이나 훌쩍 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듯했다.

“다 왔어. 여기 온천 호텔인데, 내 고객의 말을 빌리자면 현지에서 꽤 유명하대. 타지 사람에게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서는 이를 듣고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

“아주 외진 곳은 아니겠지? 그 고객, 남자야, 여자야?”

임하나는 순간 마음이 덜컹했다.

“남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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