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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하지환이 하씨 집안의 하프 마운틴 별장에 도착했을 때, 하은철은 하경철과 이야기를 마치고 서재에서 나오는 길이었다.

보아하니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삼촌 오셨어요?”

하지환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할아버지가 뭔 일로 부르셨어?”

하은철은 별로 탐탁지 않은 듯 얘기했다.

“저더러 윤이서 남편을 그만 찾으라네요.”

하지환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하은철의 다음 얘기를 기다렸다.

“그러면, 내가 이서의 마음을 되돌리는데 차질이 생긴단 말이에요.”

“…….”

“큰 집 도련님, 어르신께서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집사 주경모가 때마침 나타났다.

하지환은 가볍게 ‘응’하고 서재로 걸음을 옮겼다. 얼굴에는 그 어떤 표정도 읽을 수 없었다.

서재에 들어서서 의자에 앉아 있는 하경철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작은 아빠.”

하경철이 웃으며 말했다.

“왔어? 자, 앉아.”

하지환은 별 내색없이 하경철 맞은편에 앉았다.

“모레 이서 남편을 만날 예정이다.”

하경철은 지팡이를 짚고 일어섰다.

“너희 쪽에 혹시 그 사람에 대한 정보 같은 게 있나?”

하지환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흠, 너도 못 찾아낸다면, 그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인데…….”

하경철은 하지환을 다시 한번 쳐다보고는 말을 이었다.

“지환아, 너 혹시 모레 시간 되니?”

하지환은 몸을 일으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작은 아빠는 제가 그 자리에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하경철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곧 입을 열었다.

“그래, 너도 알아내지 못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은 아닌가 보다.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아. 넌 외국에서 오래 살았으니, 어쩌면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네.”

하지환은 입꼬리를 보기 좋게 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그럴 수도요. 하지만 그날 정말 시간을 내기 힘들 거 같아요. 작은 아빠, 죄송해요. 도움을 못 드려서…….”

하경철도 굳이 강요하지 않았다.

“그럼, 내가 만나보고 와서, 다시 너랑 상의하마.”

“네. 그러시죠.”

……

이틀 뒤.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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