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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이에 윤이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둘째 삼촌이란 분은 정말 결혼하셨어요?”

하경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녀석이 귀국하자마자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깜짝 결혼을 해버렸지 뭐야? 지금 보니 현명한 결정이었네.”

‘깜짝 결혼?’

‘둘째 삼촌도 깜짝 결혼?’

“참…….”

하경철이 불쑥 질문을 해왔다.

“남편한테 식사 얘기해봤나?”

화제가 갑자기 지환으로 바뀌자, 윤이서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천해 호텔에서 식사 자리 마련해 놓을게.”

“할아버지, 제가 정해서 말씀드릴게요. 요 며칠 은철 씨가 그 사람을 찾아다닌다고 혈안이 되어 있어요. 그래서 말인데, 은철 씨한테 저희 식사…… 비밀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어?”

하경철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은철이가 네 남편을 왜 찾아다녀?”

윤이서는 입술을 오므렸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할아버지, 부탁드려요.”

하경철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알겠다. 입 꾹 다물고 있을 거구먼. 하지만, 이서야, 한 번 지나친 인연, 억지로 이어가라고는 강요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런데 말이다, 때로는 익숙한 게 최고일 때도 있단다.”

윤이서는 뒷목을 꾹꾹 누르며 하경철의 의중이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그녀는 곧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경철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윤이서를 바라보았다.

어쨌든 하경철은 이서가 하씨 집안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

골드리버파크 아파트.

바 옆에 기대어 있던 이상언은 지환의 이마에 난 상처를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잠깐 망설이다가 지환이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는 틈을 타서 일부러 음료수 한 병을 던져주었다.

지환은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병을 잡았다.

이상언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

“역시 반사신경은 죽여 주는군. 이 이마에 있는 영광의 상처는 윤이서 씨 작품인가?”

지환은 음료수 뚜껑을 따서 한 모금 마셨다. 이상언의 말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이런 성질머리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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