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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갑작스러운 목소리의 등장에 모두 웃음을 멈추고 정지화면을 연출했다.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하경철이 경호원에게 둘러싸여 병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모두 하나같이 멍해졌다.

“어르신, 여기는 어떻게 오셨어요?”

민예지는 얼른 앞으로 나가 하경철을 부축하려고 했다.

하경철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바로 이서 앞으로 다가갔다.

“이서야, 발을 접질려서 입원까지 했다고 들었다. 이런 일이 있으면 이 할애비한테 알려야지…….”

이서는 감동한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할아버지, 저 괜찮아요. 곧 퇴원해요.”

하경철은 고개를 숙이고 이서의 발목을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 괜찮아?”

“그럼요!”

이서는 제자리에서 두어 걸음 걸었다.

“사실 입원할 필요도 없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괜한 걱정을…….”

말하면서 그녀는 얼굴이 발그스름해졌다.

이서의 모습을 지켜본 하경철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그런 거였어? 이 할애비 깜짝 놀랐자녀.”

그러고는 곧 몸을 돌려 민예지 등 일행을 바라보았다.

“너희들, 여기서 웬 소란이야? 저 멀리까지 시끄럽더라…….”

민예지는 입술을 깨물고 울며 겨자 먹기로 말했다.

“어르신, 다름이 아니라 어르신 생신 때 이서가 선물한 그 도자기…… 글쎄, 그게 이서 물건이 아닌 둘째 삼촌 거를, 자기 거 인양 선물로 드렸다지 뭐예요…….”

방금 이서 앞에서의 자상함이 완전히 사라지고, 눈썹을 찌푸린 하경철의 안색은 어둡다 못해 무서웠다.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뭐냐?”

초조해진 민예지는 다급히 말을 이었다.

“할아버지, 남의 물건으로 생색내는 거, 이런 뻔뻔한 사기꾼을 까발려야 다른 사람한테 사기 못 치죠.”

하경철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는 뒷짐을 지고 이서의 부축을 받아 소파에 앉았다.

그러고는 지팡이를 바닥에 ‘탁’치며 큰 소리로 호통쳤다.

“이는 은철이 둘째 삼촌, 내 조카의 뜻이다. 내 생일날 네가 이서를 서슬 퍼렇게 몰아붙이니 보다 못한 내 조카가 절충 방안을 생각해 낸 게다. 근데 넌 오늘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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