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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지난번에 물어보긴 했는데 아직 확답을 못 받았어.”

“설마 어르신한테 꼬리라도 밟힐까 봐 그런 건 아니겠지?”

“밟힐 게 뭐 있어?”

이서는 임하나가 너무 앞섰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이 정말 명문가 귀공자라면…… 윤씨 집안 사람들이 못 알아볼 리 있겠어?”

임하나는 턱을 매만졌다.

“그건 그렇네. 어르신이 보고 싶어 하시니까 걍 데리고 가서 어르신께 보여드려. 어르신이 아마 알아서 잘 봐주실 거야.”

“됐어…….”

윤이서는 고개를 숙였다.

“하은철이 지금 전 북성시를 이 잡듯이 뒤지고 있어. 괜히 지환 씨를 할아버지께 데려갔다가 독 안에 든 쥐 만들 필요 없잖아.”

“그건 쉽지. 어르신이 널 그렇게 예뻐하시는데 뭐가 걱정이야? 하은철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어르신께 부탁하면 되지. 그리고…….”

임하나는 이서 가까이 가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 어르신의 인정을 받고 싶은 거 아니었어?”

역시 베프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서의 마음속을 꿰뚫어 보고 있다.

대답보다는 침묵을 선택한 이서를 화장실에서 끌고나온 임하나는 침대 옆자리에 서 있는 지환을 불렀다.

“지환 씨.”

지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숙인 채 수줍게 얼굴을 붉힌 윤이서를 바라보았다.

임하나는 이서를 지환 앞으로 밀며 이서의 어깨를 툭툭두드렸다.

“얘기해, 밖에서 기다릴게.”

말을 마치고 병실을 나섰다.

방에는 이서와 지환만 남았다.

“할 얘기가……?”

고개를 숙이자, 헐렁한 환자복 속으로 가려진 소녀의 탄력 있는 몸매가 언뜻 보였다. 지환은 부자연스럽게 헛기침하며 애써 시선을 돌렸다.

“그게…… 지난번에 할아버지를 뵈러 가자고 했던 일이요…….”

이서는 숨도 돌리지 않고 단숨에 말을 뱉었다. 예쁜 눈동자는 긴장한 듯 지환을 쳐다보았다.

지환의 눈동자가 약간 굳었다.

“내가 이미 그러자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가요? 언제?”

“내가 갔으면 좋겠냐고 물었을 때.”

이서는 눈을 깜빡이며, 빨간 입술을 살짝 벌린 채 믿기 어려운 듯 재차 확인했다.

“그래서, 내가 가자고 하면 간다는 얘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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